동양 회사채 투자로 '대박'을 노렸던 투자자들이 '쪽박' 신세로 전락하게 됐다. 동양그룹이 동양에 대해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함에 따라 투자금의 손실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30일 만기를 맞은 동양256회 채권은 이날 동양의 법정관리 신청에 따라 만기상환을 받지 못하게 됐다. 연체된 256회 채권을 보유한 채권자는 향후 회생계획이 인가되면 회생계획안에 담긴 채무조정안에 따라 투자금을 돌려받게 됐다. 그러나 회생 진행시에는 기업 살리기에 초점을 맞추는 만큼 채권자의 손해는 불가피하다.

동양256회 채권은 동양그룹의 유동성 위기가 불거지면서 장내 채권시장에서 지난 24일 5120원까지 떨어졌다. 액면가 1만원 대비 절반 가까이 추락한 것이다. 그러나 이날 상환까지는 무난하지 않겠느냐는 기대감이 생기면서 반등을 시작해 전거래일인 27일에는 9085원까지 급등했다. 가격 급락을 이용해 '대박'을 노린 투자자들이 뛰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동양256회가 이날 정상적으로 상환됐다면 투자자는 액면가 100%에 해당하는 1만원의 채권액에 8.5%의 이자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날 동양의 법정관리 신청으로 이같은 꿈은 무위로 돌아갔다.

256회 뿐 아니라 이후 발행된 동양 회사채들도 날벼락을 맞았다. 동양 257회 258회 260회 263회 265회 등의 가격은 이날 오후 2시40분 현재 30% 가까이 급락했고, 나머지 채권들은 호가만 나올 뿐 거래가 안 되고 있다.

박정호 동부증권 연구원은 "256회의 만기상환 연체로 257회 이후의 채권들도 기한이익상실로 인해 채권자가 만기전 상환을 요구할 수 있게 됐다"며 "이번 법정관리로 모든 동양 채권이 부실화됐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기한이익상실은 채무자의 신용 위험이 커졌다고 판단될 때, 채권자가 만기 이전에라도 채무를 회수할 수 있는 권리다.

한경닷컴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