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수 신임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임기 내 공공기관 해제 등 당면 과제 해결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취임 100일까지 거래소 선진화 방안 등 글로벌 거래소 도약을 위한 청사진을 제시할 계획이다.

최 이사장은 2일 거래소 서울 사옥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한국거래소의 선진화를 위한 5개년 계획을 취임 100일 되는 시점까지 마련해 발표하겠다"라며 "재임 기간 중에는 세계 유수의 거래소들과 경쟁할 수 있는 기반을 다지는 데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취임 이틀째를 맞는 최 이사장은 거래소의 최우선 과제로 공공기관 지정해제를 꼽았다. 그는 "거래소가 발전하고 앞으로 세계적인 선진 거래소와 경쟁을 위해서 민영화(공공기관 지정해제)는 필수적인 과제"라며 "조속한 시일 내에 해결될 수 있도록 협의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거래소 선진화 방안에는 ▲장외파생상품 중앙청산소(CCP) 사업 집중 육성 ▲해외 CCP와의 글로벌 연계청산 추진 ▲개별주식 선물·옵션시장 활성화 ▲변동성지수 선물시장 및 일반상품 선물시장 도입 ▲경영수지 개선을 위한 긴축경영체제 돌입 등의 방안이 포함될 예정이다.

최 이사장은 "현재 거래소의 수익 중 75%가량이 회원사 수수료에 편중돼 있다"며 "증권업계에 몸담았던 경험을 살려 수익 구조를 다변화 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연말부터 시행되는 중앙청산소 서비스나 다음해부터 시작되는 '금 거래소', 향후 구상 중인 '탄소배출권 거래소' 등 현재 거래소가 취약한 상품 거래소 강화에도 관심을 기울일 것"이라고 언급했다.

거래소는 자본시장법 개정안에 따라 올해 12월2일부터 장외파생상품거래 중앙청산소로 원화이자율스와프(IRS)에 대한 자율청산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원화IRS 거래청산은 다음해 6월30일부터 의무화된다.

향후 거래소는 일본, 홍콩, 호주 등 해외 청산기관들과 장외 파생상품에 대한 연계청산을 추진할 계획이다. 지난 2월27일에는 싱가포르거래소와 장외파생상품 연계청산 추진을 위한 양해각서(MOU) 체결했다.

증권시장의 가장 기본적인 업무 중 하나인 자본조달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서 관련 부처와 협의해 육성책을 내놓겠다는 구상이다.

거래소는 지난 7월1일 중소·벤처기업의 자금조달을 위해 코넥스 시장을 신규 개설, 연내 상장기업을 50개사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현재는 그러나 거래실적 부진 등으로 본래 취지를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최 이사장은 중장기적인 성장 비전과 더불어 비용 절감을 위한 긴축경영에 대한 계획도 빠트리지 않았다. 그는 긴축경영에 대한 질문에 "구체적인 업무 진행 사항을 파악해야겠지만 통상경비는 20% 정도 절감하고 사업성 예산의 경우 우선순위를 따져 30%가량 줄이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고 답했다.

거래소 노조와의 불협화음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대처하겠다는 입장이다. 최 이사장은 "노조는 회사 경영진을 견제해 투명성을 확보하게 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며 "충분한 대화를 통해 서로간의 신뢰 관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한편 거래소 노조는 서울 사옥 1층 로비에 천막을 치고 최 이사장 선임에 대한 반대 투쟁을 벌이고 있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