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49 글로벌 산업대전] 기름 한방울 안나지만…석유제품, 수출 2위 '효자'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셰일가스 도입 확산과 중동기업들의 석유화학 설비 증설로 세계 에너지 시장의 패권 구도가 달라지고 있다. 글로벌 경제 위기에 따른 수요 침체가 길어지면서 제품 가격이 떨어져 업계의 고민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한국 수출 품목 중 석유제품은 선박, 자동차, 반도체를 제치고 2011년 4분기부터 6분기 연속 1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올해 2분기에는 반도체가 1위를 탈환하면서 석유제품은 2위로 밀렸다. 석유화학업계도 중국 등 아시아 시장의 수요 감소와 제품 가격 하락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정유업계는 세계 에너지 지도의 변화를 주시하고 있다. 석유화학업계는 특화제품 확대에 전념하고 있다.
한국 정유업계는 지난 20여년간 안정적인 영업이익을 누렸다. 꾸준한 설비 투자와 정제 능력 향상으로 국내 소비를 넘어 수출 기여도를 높였다. 하지만 안정적인 내수산업에서 경기연동형 수출산업으로 바뀌면서 이런 추세가 달라졌다. 변동성이 높은 국제 유가가 정유사의 매출과 수익성, 재무구조에 미치는 영향이 커진 것이다. 셰일가스 등 새로운 에너지원의 등장도 정유업계를 긴장하게 하고 있다.
당분간은 석유의 에너지원 1위 자리는 계속될 전망이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셰일가스를 포함한 가스 비중이 2010년 21%에서 2023년 25%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석유는 32%에서 27%로 떨어지지만 여전히 선두권을 지킬 것으로 내다봤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세계경기 부진으로 인한 석유제품 수요 둔화로 국제 정제마진 악화는 상당 기간 이어질 것”이라며 “이에 대비해 고도화 시설을 확충하고 윤활유 부문을 강화하며 석유화학사업 등 비정유 사업을 분리하거나 정리하는 작업이 활발하다”고 설명했다. 실제 현대오일뱅크도 최근 윤활유 사업에 뛰어들면서 SK, GS칼텍스, 에쓰오일에 이어 국내 정유업계가 모두 윤활유 시장에 진출했다.
석유화학업계도 합성수지, 합성섬유 등 범용 제품의 수익성이 악화돼 고전하고 있다. 여기에 중국과 중동 지역 석유화학기업들이 대규모 투자로 설비를 늘리면서 점차 범용제품의 주도권이 넘어가고 있는 추세다. 석유화학기업들은 후발기업들이 따라올 수 없는 특화제품 생산을 늘리고 있다. 한화케미칼은 태양광모듈 등에 사용되는 고함량 EVA(에틸렌비닐아세테이트)로 차별화에 나섰다. LG화학도 EVA 증설에 나섰다. EVA는 태양전지, 전선, 접착제 등에 다용도로 사용되는 석유화학 제품으로 투명성과 접착력, 내구성이 뛰어나 기존 합성수지를 대체할 신소재로 꼽힌다. 고함량 EVA는 대규모 투자와 높은 기술력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시장 진입장벽이 높다. 범용 제품에 비해 영업이익률이 크게 차이가 날 만큼 부가가치가 높다.
LG화학은 친환경 타이어의 핵심소재인 솔루션스타이렌부타디엔 고무(SSBR)뿐 아니라 고흡수성 수지, 섬유, 도료, 접착제, 충격보강재 등 다양한 제품의 원료로 사용되는 아크릴레이트로 수익성 개선에 나섰다. 석유화학 업계는 중국에 의존하던 시장을 인도와 브라질 등 다른 신흥시장과 미국, 유럽 등 다양한 선진시장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생산설비도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등에서 합작이나 투자를 통해 넓혀간다는 전략이다.
배석준 기자 eulius@hankyung.com
한국 수출 품목 중 석유제품은 선박, 자동차, 반도체를 제치고 2011년 4분기부터 6분기 연속 1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올해 2분기에는 반도체가 1위를 탈환하면서 석유제품은 2위로 밀렸다. 석유화학업계도 중국 등 아시아 시장의 수요 감소와 제품 가격 하락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정유업계는 세계 에너지 지도의 변화를 주시하고 있다. 석유화학업계는 특화제품 확대에 전념하고 있다.
한국 정유업계는 지난 20여년간 안정적인 영업이익을 누렸다. 꾸준한 설비 투자와 정제 능력 향상으로 국내 소비를 넘어 수출 기여도를 높였다. 하지만 안정적인 내수산업에서 경기연동형 수출산업으로 바뀌면서 이런 추세가 달라졌다. 변동성이 높은 국제 유가가 정유사의 매출과 수익성, 재무구조에 미치는 영향이 커진 것이다. 셰일가스 등 새로운 에너지원의 등장도 정유업계를 긴장하게 하고 있다.
당분간은 석유의 에너지원 1위 자리는 계속될 전망이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셰일가스를 포함한 가스 비중이 2010년 21%에서 2023년 25%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석유는 32%에서 27%로 떨어지지만 여전히 선두권을 지킬 것으로 내다봤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세계경기 부진으로 인한 석유제품 수요 둔화로 국제 정제마진 악화는 상당 기간 이어질 것”이라며 “이에 대비해 고도화 시설을 확충하고 윤활유 부문을 강화하며 석유화학사업 등 비정유 사업을 분리하거나 정리하는 작업이 활발하다”고 설명했다. 실제 현대오일뱅크도 최근 윤활유 사업에 뛰어들면서 SK, GS칼텍스, 에쓰오일에 이어 국내 정유업계가 모두 윤활유 시장에 진출했다.
석유화학업계도 합성수지, 합성섬유 등 범용 제품의 수익성이 악화돼 고전하고 있다. 여기에 중국과 중동 지역 석유화학기업들이 대규모 투자로 설비를 늘리면서 점차 범용제품의 주도권이 넘어가고 있는 추세다. 석유화학기업들은 후발기업들이 따라올 수 없는 특화제품 생산을 늘리고 있다. 한화케미칼은 태양광모듈 등에 사용되는 고함량 EVA(에틸렌비닐아세테이트)로 차별화에 나섰다. LG화학도 EVA 증설에 나섰다. EVA는 태양전지, 전선, 접착제 등에 다용도로 사용되는 석유화학 제품으로 투명성과 접착력, 내구성이 뛰어나 기존 합성수지를 대체할 신소재로 꼽힌다. 고함량 EVA는 대규모 투자와 높은 기술력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시장 진입장벽이 높다. 범용 제품에 비해 영업이익률이 크게 차이가 날 만큼 부가가치가 높다.
LG화학은 친환경 타이어의 핵심소재인 솔루션스타이렌부타디엔 고무(SSBR)뿐 아니라 고흡수성 수지, 섬유, 도료, 접착제, 충격보강재 등 다양한 제품의 원료로 사용되는 아크릴레이트로 수익성 개선에 나섰다. 석유화학 업계는 중국에 의존하던 시장을 인도와 브라질 등 다른 신흥시장과 미국, 유럽 등 다양한 선진시장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생산설비도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등에서 합작이나 투자를 통해 넓혀간다는 전략이다.
배석준 기자 eul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