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9월 수출쇼크…경기 불안 다시 '고개'
중국의 지난달 수출액이 예상과 달리 전년 동기에 비해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나 중국 경제에 대한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미국의 양적완화 철회 움직임에 따른 신흥국 수요 감소로 인한 것이어서 앞으로 중국의 수출 성장세도 낙관하기 어렵게 됐다.

중국 관세청은 중국의 9월 수출이 1856억달러로 전년 동기에 비해 0.3% 줄었다고 지난 12일 발표했다. 이는 시장 예측치인 5.5% 증가에 크게 못 미치는 것이어서 시장에서는 쇼크로 받아들이고 있다. 반면 수입은 예상대로 7.4% 증가한 1704억달러를 기록했다. 수출 부진으로 지난달 무역흑자액은 당초 예상치인 277억달러에 비해 크게 줄어든 152억달러에 그쳤다.

중국의 수출은 지난 7월 이후 회복세를 보여왔다. 8월에도 전년 동기보다 7.2%나 늘었다. 또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9월에 3개월 연속 상승세를 기록하는 등 거시지표들도 호조를 보여 9월 수출은 안정적인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중국 정부는 예기치 않은 수출 감소에 대해 계절적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정위에성 관세청 대변인은 “추석 연휴 등으로 근로일 수가 줄어드는 등 계절적 요인으로 인해 수출이 감소세를 보였다”며 “그러나 앞으로 2~3개월 동안은 안정적인 성장세를 회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아시아 국가와 유럽의 수요 감소를 가장 큰 요인으로 지적했다. 지난달 중국의 동남아에 대한 수출액은 17개월 만에 가장 적었다. 대만(-8.6%) 홍콩(-4.1%) 유럽(-1.1%)은 물론 한국 호주에 대한 수출도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루이크 쿠이지스 RBS애널리스트는 “미국의 양적완화 철회 논의가 나오면서 일부 신흥국은 금융위기와 경제적 혼란을 함께 겪었다”며 “미국의 양적완화가 본격화되면 중국의 수출은 더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위안화 가치 상승도 수출 부진의 원인으로 꼽힌다. 중국 인민은행에 따르면 위안화 가치는 지난해 말 달러당 6.2855위안에서 지난 11일 6.1458위안으로 올랐다. 올 들어 2.2%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위안화 가치는 연말까지 완만한 상승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이 오는 18일 발표할 3분기 국내총생산(GDP)에 대한 관심이 더 커지고 있다. 중국은 올해 1분기에 7.7% 성장했지만 2분기에는 7.5% 성장에 그쳤다. 리커창 총리는 최근 “중국은 올해 성장률 목표치 7.5%를 무난히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전문가들은 3분기 성장률이 7.7%로 회복될 것으로 보고 있지만 이보다 둔화될 경우 중국 경제에 대한 우려가 불거질 전망이다.

일부에서는 9월의 수출 감소를 중국의 수출 통계에서 거품이 빠지는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해석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해 3월까지 중국에서는 주로 홍콩으로의 수출 실적을 조작해 외국 자본을 끌어들이는 위장 수출이 성행했다. 이로 인해 지난해 수출 실적이 실제보다 부풀려졌다는 것이다.

쿠이지스 이코노미스트는 “지난해 9월 수출에서 위장 수출을 제외하면 올해 9월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약 1.7%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베이징=김태완 특파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