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 TV 배우들의 해외 여행기를 다룬 '꽃보다 할배'라는 케이블 방송 프로그램이 인기를 얻으면서 60~75세 사이의 연령대를 '노년층'이 아닌 '신중년층'으로 봐야 한다는 주장이 동의를 얻고 있다. 새로운 정보기술 문화에 쉽게 적응하는 장년, 노년층이 늘어나고 있다는 얘기다.

특히 젊은 세대의 전유물이라 여겼던 스마트폰의 활용 연령대가 중장년, 노년층으로 확산되면서 앱시장에서도 시니어층이 신주류로 급부상하고 있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앱 개발사들도 이러한 추세에 맞춰 50~ 70대 연령대의 사용자들이 스마트폰을 사용할 때 겪는 불편함을 없애기 위해 복잡한 기능을 단순화하거나 작은 글자 크기를 확대해 편의를 높인 앱을 선보이며 시니어 시장 잡기에 나서고 있다.

◆ 영어사용 최소화, 한글 메뉴로 이름 표기한 가족전용 앱 '패밀리'

가족만의 이야기와 추억을 공유할 수 있는 앱은 시니어층의 향수를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하다. '패밀리'는 가족끼리 쌓은 추억을 공유하고 열람할 수 있는 가족전용 앱으로 가족만 사용하기 때문에 사생활이 외부로 유출될 염려가 없고 어린 손주들까지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사용자 편의를 최대한 배려했다.

영어 사용을 최소화하고 아이콘보다는 한글 메뉴로 이름을 표기하는 것은 물론, 한국 사람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화면을 구성해 사용하는데 어려움을 느끼지 않도록 했다. 가족사진, 기념일, 대화 등 모두 공유하고 보관할 수 있으며 여러 개의 가족을 생성해 처가, 본가 등 그룹별로 이용할 수 있다.

◆ 바쁜 자녀들의 도움은 필요 없다, '마이닥터'

시니어층의 최대 관심사는 바로 건강관리다. 바쁜 자녀들에게 의존하기 보다는 앱 하나로 간단한 자가 진단을 하고 응급시에 현재 위치에서 가장 가까운 병원도 쉽게 검색할 수 있게 돼 스스로 건강을 관리하려는 이들에게 각광받고 있다.

'마이닥터'는 병원찾기, 자가진단, 의학백과 등 의료에 관련한 다양한 정보를 모아 놓은 앱으로, 자녀의 도움없이 직접 자가 진단을 통해 자신의 상태를 체크할 수 있다. 전문가 상담 기능이 있어 현재 몸 상태에 대해 전문가에게 설명하고 전문가의 의견을 들을 수 있다. 병원찾기 기능을 통해 현재 위치에서 가까이 있는 병원을 손쉽게 검색할 수 있고, 추천병원도 볼 수 있다. 이 외에도 메모리게임, 숫자 맞추기, 순발력테스트 등 다양한 두뇌게임이 있어 치매를 예방하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 시니어들도 간편하게 전화 걸 수 있도록 도와주는 '효도다이얼'

스마트폰의 작은 화면과 다이얼이 익숙지 않은데다 노안으로 작은 글씨를 보기 힘든 시니어층은 전화를 한번 거는 것도 쉽지 않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커다란 글씨와 간편한 단축번호로 손쉽게 전화를 걸 수 있는 앱이 출시돼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효도 다이얼'은 단축다이얼 기능을 더욱 쉽고 간단하게 바꾼 시니어들을 위한 앱이다. 단축 다이얼을 큼지막한 버튼에 배정하고, 글씨도 크게 지정해 전화 걸기 쉽고 간편하다. 앱을 실행하면 '+' 아이콘이 있는 빈 공간이 보이는데, 이 공간을 길게 터치하면 등록 메뉴가 나타나고 등록을 누르면 연락처에서 전화번호를 선택할 수 있다. 이때 자주 이용하는 전화번호를 선택하면 된다. 단축다이얼은 최대 40개까지 지정 가능하며 버튼의 크기에 따라 숫자가 달라진다.

◆ 잠금해제만 하면 앱도 쓰고, 돈도 벌고…'라떼스크린'

스마트폰 잠금해제만으로도 용돈벌이를 할 수 있는 앱이 시니어층에게도 신선하게 다가가고 있다. '라떼스크린'은 스마트폰의 첫 화면 광고를 보고 잠금해제 하듯이 화면을 밀어내기만 해도 적립금이 쌓이는 리워드 앱이다.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하고 실행만 해두면, 알아서 스마트폰 화면에 광고가 나와 적립금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시니어층이 사용하기에도 간단하다. 간단한 사용을 통해 적립된 포인트는 라떼스토어에서 통신비 지원을 포함, 다양한 카페, 푸드, 라이프, 뮤직 등에 해당하는 상품으로 교환 가능하다. 3만원 이상이 되면 현금 환급도 가능하다.

정수환 앱디스코 대표는 "장년 및 노년층이 더욱 젊어지고 사회적 활동성 역시 커지면서 IT 트렌드에도 거부감 없이 빠르게 적응하고 있다"며 "앱디스코도 이런 추세를 고려해 더 나은 기능과 디자인의 앱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개발, 보강함으로써 모든 연령과 세대를 아우르는 사용자 중심적 앱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