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자용 '자동차·암 보험' 쏟아진다
고령자를 위한 보험상품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정해진 안전교육을 이수하면 보험료를 약 5% 깎아주는 ‘고령자 할인 자동차보험’ 상품이 이달에만 5개 손해보험사에서 출시된다. 생명보험사들은 고혈압과 당뇨병이 있어도 가입할 수 있는 고령자 전용 보험상품을 내놓기 시작했다. 저성장 시대를 맞은 보험사들이 ‘100세 시대’를 겨냥한 상품으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는 분석이다. 금융당국도 고령자 관련 상품 개발을 독려하고 있다.

○고령자 할인 차보험 판매 경쟁

1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메리츠화재 동부화재 LIG손해보험 하이카 등은 이달 중 고령자에 보험료를 약 5% 할인해주는 자동차보험 상품을 잇따라 내놓는다. 이들 보험사는 ‘고령자 교통안전교육 이수 우대 특약’을 개발해 최근 금융감독원에서 판매인가를 받았다. 삼성화재현대해상은 각각 8월과 9월부터 비슷한 상품을 판매 중이다.

만 65세 이상 운전자가 이 상품에 할인 가입하려면 도로교통공단이 실시하는 교통안전교육(3시간)을 이수하면 된다. 박미영 경찰청 교통기획과 경감은 “8~9월 두 달 동안 불합격 처리된 고령자는 280명 중 1명밖에 없다”고 전했다.

보험료 할인은 개인용 차량과 개인 소유 업무용 차량에 적용되며 한 번 교육을 이수하면 2년간 보험료가 할인된다. 할인금액은 연 3만~5만원 수준이다. 고령자 할인 자동차보험은 금감원과 경찰청이 업무협약을 체결해 추진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교육 장소가 한정된 데다 초기 홍보가 부족해 아직 가입자가 많지 않지만 점차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병 있어도 가입, 상품구조 단순화

고령자 전용 보험이 ‘효자 상품’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 생보사들이 앞다퉈 내놓은 상품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고혈압과 당뇨병이 있어도 가입할 수 있는 데다 상품 구조를 최대한 단순화한 전략이 주효했다. NH농협생명이 지난달 2일 내놓은 ‘NH 실버 암보험’은 이후 4주 동안 가입자가 3만명을 넘어섰다. 만 61세부터 75세까지 가입이 가능하며 고혈압과 당뇨병을 앓고 있더라도 가입할 수 있다. 월 보험료는 만 65세 남자 기준으로 5만7400원 수준이다.

AIA생명도 지난달 고령자 전용 암보험인 ‘꼭 필요한 100세 암보험’을 내놨다. 병력이 있는 고령자를 중심으로 하루 800건 안팎의 판매가 이어지고 있다. 고령자에 많은 고혈압과 당뇨병은 보험계약 심사 과정에서 제외시킨 게 특징이다. 라이나생명이 판매 중인 ‘실버 암보험’은 가입 연령을 만 80세까지로 확대했다. 80세까지 가입 가능한 암보험은 이 상품이 유일하다.

류시훈/김은정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