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계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가 해외 금융상품을 한국 투자자에게 파는 과정에서 법을 위반한 혐의를 금융당국이 확인했다. 금융당국은 검찰에 관련 혐의를 수사 의뢰하고 홍콩 금융당국에 협조를 요청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본지 9월8일자 A1면 참조

금융감독원 고위 관계자는 15일 “골드만삭스 등 외국계 은행에 대한 부문 검사(특별조사)를 통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입증할 증거를 확보했다”며 “관련 절차에 따라 법 위반 여부를 가릴 것”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은 골드만삭스가 국내 연기금과 보험사 등 투자자에게 해외 채권을 판매할 때 홍콩 지점에서 직접 투자를 권유한 증거를 다수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은 해외 금융상품을 국내 투자자에게 권유하거나 판매할 때 사전 허가(라이선스)를 받은 한국 지점을 통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위험성을 설명하지 않은 불완전 판매나 금융상품 사기 판매 때 책임을 묻기 위한 취지다.

골드만삭스가 판매한 금융상품은 말레이시아 국영 투자회사(1MDB) 채권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서 작년 10월부터 올해 6월까지 총 11억2400만달러(약 1조2300억원)어치가 팔렸다.

금감원은 골드만삭스 홍콩 지점과 관련 직원을 수사 의뢰할 예정이다. 금융당국은 검사를 통해 법 위반 혐의를 확인한 경우 검찰에 고발 조치를, 검사 권한이 없어 조사가 어려울 때는 수사 의뢰 조치를 한다. 국내 지점 징계 여부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좌동욱/정영효 기자 leftk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