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연극판에 블록버스터 '三國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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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호프 '바냐 아저씨' 26일 명동예술극장서 개막
'단테의 신곡' '당통의 죽음'도 무대에…'빅 매치'
'단테의 신곡' '당통의 죽음'도 무대에…'빅 매치'
국내 연극계에 보기 드문 ‘빅 매치’가 성사됐다. 영화로 치면 ‘블록버스터’급 작품 세 편이 나란히 가을 연극 무대에 오른다. 서울 명동예술극장이 안톤 체호프(1860~1904)의 ‘바냐 아저씨’를 이성열 연출로 오는 26일부터 내달 24일까지 공연하고, 국립극장은 한태숙 연출의 ‘단테의 신곡’을 내달 2~10일 해오름극장 무대에 올린다. 예술의전당은 루마니아 연출가 가보 톰파와 손잡고 게오르크 뷔히너(1813~1837)의 ‘당통의 죽음’을 내달 3~17일 CJ토월극장에서 공연한다.
정부 산하 단체가 운영하는 공연장 세 곳이 자체 기획으로 ‘국가대표’급 연출가를 초빙하고 한국에서 연기를 가장 잘한다는 배우들을 캐스팅해 제작한 야심작이다.
‘단테의 신곡’은 이탈리아 시인이자 정치가 알리기에리 단테(1265~1321)가 망명 시절 집필한 서사시 ‘신곡’을 국내 최초로 무대화한다. ‘지옥’ ‘연옥’ ‘천국’ 각 33편 등 총 100편의 시로 이뤄진 방대한 원작을 고연옥 작가가 원고지 250장 분량의 2막 희곡으로 재창작했다.
독창적이고 강렬한 미장센(연출가가 무대의 모든 시각적 요소를 배열하는 행위)으로 고전을 재해석 온 한태숙 연출가는 이 작품을 연극에 창극 마임 오페라 등 다양한 공연 양식을 결합한 총체극으로 구체화한다. 그는 “다양한 미적, 음악적 표현이 맞물려 완성될 때 ‘신곡’의 부피감이 커질 것”이라며 “우리 삶의 단면이 보이는 진정성을 가진 작품으로 관객의 심판을 받겠다”고 말했다.
지현준이 주인공 단테, 정동환이 길잡이 베르길리우스, 박정자가 애욕의 화신 프란체스카로 나온다. 정은혜(베아트리체 역) 등 국립창극단원 10여명이 출연한다. 2만~7만원.
‘당통의 죽음’은 독일 사실주의 작가 뷔히너의 대표작이다. 프랑스 혁명 지도자인 로베스피에르와 당통의 인간적 고민과 갈등, 대립을 통해 혁명의 본질과 사명을 묻는다.
혁신적이고 실험적인 연출로 이름 높은 톰파는 이 작품을 원작의 원형은 살리되 현대적이고 한국적인 무대로 꾸민다. 원작에는 없는 극 중 해설자이자 광대 역에 소리꾼 이자람을 투입해 거대한 혁명의 물결을 거리극으로 표현한다. 원작을 각색한 안드라스 비스키는 “거리가 표상하는 거대한 벽화의 인상을 한 명의 거리 광대가 표현할 것”이라며 “원작의 정치적 논쟁과 토론보다는 인물의 관계에 주의를 기울였다”고 설명했다. 로베스피에르 역의 윤상화과 당통 역의 박지일이 펼칠 연기 대결도 주목할 만하다.
‘바냐 아저씨’는 체호프 4대 장막극 중 하나로 국내서도 자주 올려지는 작품이다. 바냐와 소냐 등 주요 인물들의 열망과 상실, 좌절을 통해 절망을 인내로 승화하는 인생의 한 단면을 절실하고도 아름답게 드러낸다. 이성열 연출가는 원작에 충실한 배우 중심의 정통 연극을 보여줄 계획이다.
그는 “자잘한 기교나 테크닉 없이 단순하고 명료하게 정면 승부할 것”이라며 “출중한 배우들과 함께 원작이 주는 깊이와 가슴 떨리는 감동을 이 시대 관객이 느낄 수 있는 무대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원로 배우 백성희(마리야)를 비롯해 이상직(바냐) 한명구(세레브랴코프) 박윤희(아스트로프) 정재은(엘레나) 이지하(소냐) 등이 출연한다. 2만~5만원.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
정부 산하 단체가 운영하는 공연장 세 곳이 자체 기획으로 ‘국가대표’급 연출가를 초빙하고 한국에서 연기를 가장 잘한다는 배우들을 캐스팅해 제작한 야심작이다.
‘단테의 신곡’은 이탈리아 시인이자 정치가 알리기에리 단테(1265~1321)가 망명 시절 집필한 서사시 ‘신곡’을 국내 최초로 무대화한다. ‘지옥’ ‘연옥’ ‘천국’ 각 33편 등 총 100편의 시로 이뤄진 방대한 원작을 고연옥 작가가 원고지 250장 분량의 2막 희곡으로 재창작했다.
독창적이고 강렬한 미장센(연출가가 무대의 모든 시각적 요소를 배열하는 행위)으로 고전을 재해석 온 한태숙 연출가는 이 작품을 연극에 창극 마임 오페라 등 다양한 공연 양식을 결합한 총체극으로 구체화한다. 그는 “다양한 미적, 음악적 표현이 맞물려 완성될 때 ‘신곡’의 부피감이 커질 것”이라며 “우리 삶의 단면이 보이는 진정성을 가진 작품으로 관객의 심판을 받겠다”고 말했다.
지현준이 주인공 단테, 정동환이 길잡이 베르길리우스, 박정자가 애욕의 화신 프란체스카로 나온다. 정은혜(베아트리체 역) 등 국립창극단원 10여명이 출연한다. 2만~7만원.
‘당통의 죽음’은 독일 사실주의 작가 뷔히너의 대표작이다. 프랑스 혁명 지도자인 로베스피에르와 당통의 인간적 고민과 갈등, 대립을 통해 혁명의 본질과 사명을 묻는다.
혁신적이고 실험적인 연출로 이름 높은 톰파는 이 작품을 원작의 원형은 살리되 현대적이고 한국적인 무대로 꾸민다. 원작에는 없는 극 중 해설자이자 광대 역에 소리꾼 이자람을 투입해 거대한 혁명의 물결을 거리극으로 표현한다. 원작을 각색한 안드라스 비스키는 “거리가 표상하는 거대한 벽화의 인상을 한 명의 거리 광대가 표현할 것”이라며 “원작의 정치적 논쟁과 토론보다는 인물의 관계에 주의를 기울였다”고 설명했다. 로베스피에르 역의 윤상화과 당통 역의 박지일이 펼칠 연기 대결도 주목할 만하다.
‘바냐 아저씨’는 체호프 4대 장막극 중 하나로 국내서도 자주 올려지는 작품이다. 바냐와 소냐 등 주요 인물들의 열망과 상실, 좌절을 통해 절망을 인내로 승화하는 인생의 한 단면을 절실하고도 아름답게 드러낸다. 이성열 연출가는 원작에 충실한 배우 중심의 정통 연극을 보여줄 계획이다.
그는 “자잘한 기교나 테크닉 없이 단순하고 명료하게 정면 승부할 것”이라며 “출중한 배우들과 함께 원작이 주는 깊이와 가슴 떨리는 감동을 이 시대 관객이 느낄 수 있는 무대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원로 배우 백성희(마리야)를 비롯해 이상직(바냐) 한명구(세레브랴코프) 박윤희(아스트로프) 정재은(엘레나) 이지하(소냐) 등이 출연한다. 2만~5만원.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