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훈 오션스피이플 대표(맨 오른쪽)와 직원들이 모바일 마케팅 플랫폼 ‘오픈프라이즈’가 설치된 스마트폰과 태블릿을 들어보이고 있다. 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김상훈 오션스피이플 대표(맨 오른쪽)와 직원들이 모바일 마케팅 플랫폼 ‘오픈프라이즈’가 설치된 스마트폰과 태블릿을 들어보이고 있다. 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일본에서 ‘슈퍼마리오 토스트팬’을 50개 정도 들여온 한주통상은 국내 판매에 애를 먹고 있었다. 마땅한 판로를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다 모바일에서 응모를 받아 경품을 주는 ‘오픈프라이즈’라는 서비스를 알게 됐다. 재고 처리라도 할 겸 한주통상은 빵에 슈퍼마리오 캐릭터가 찍혀 구워지는 이 제품을 경품으로 5개 올려봤다.

뜻밖에도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수백개의 응모 댓글이 달렸다. 추첨에서 떨어진 사람들은 어디서 살 수 있느냐고 물어왔다. 이 제품을 팔고 싶다는 바이어도 나타났다. 한주통상은 현재 이 토스트팬을 5000개 더 가져와 온라인에서 팔고 있다. 지난 8월30일 오픈프라이즈에 제품을 올린 후 두 달 사이에 일어난 일이다.

오픈프라이즈를 개발한 스타트업 오션스피이플의 김상훈 대표를 지난 17일 서울 서초동 사무실에서 만났다. 그는 “모바일 시대가 열렸지만 어떻게 제품을 알릴지 기업들의 고민은 여전히 깊다”며 “오픈프라이즈를 소비자는 좋은 제품을 만날 수 있고, 기업은 제품 홍보의 초석이 되는 곳으로 만들고 싶다”고 했다.

◆시장조사부터 홍보·사용 후기까지

누구나 스마트폰을 쓰는 시대가 되면서 모바일 광고 활동이 중요해졌다. 하지만 그동안은 제품을 알릴 효과적인 방법이 없었다는 게 김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다른 모바일 플랫폼을 통해 마케팅을 하려면 월 6000만원에서 많게는 2억~3억원이 들지만 효과는 크지 않았다”며 “기업 마케팅 담당자들은 대안이 없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한다”고 상황을 전했다.

제품을 알리기 위해 이를 경품으로 주는 것은 오래된 마케팅 수단이지만 오픈프라이즈의 강점은 모바일과 결합했다는 점에 있다. 그는 “새로 나온 음료수를 길에서 수천개씩 뿌려도 반응이 어떤지는 알기 어렵다”며 “오픈프라이즈에선 시장조사부터 홍보, 마케팅, 판매, 사용 후기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우선 응모를 위해 달리는 댓글로 제품의 선호도를 짐작할 수 있다. 당첨된 후에는 블로그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사용 후기를 남기도록 유도한다. 그는 “응모하려면 포인트인 ‘큐브’를 모아야 하는데 후기를 남기면 큐브를 30개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큐브는 설문에도 이용된다. 주로 전동 드릴로 알려진 보쉬는 청소기를 내놓기 전 보쉬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의 생각을 묻는 설문조사를 오픈프라이즈에서 진행했다. 그는 “큐브를 10개 주면서 하루 만에 1500명이 설문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해외에서도 관심

김 대표는 1997년 삼성물산 신입사원으로 들어가 이듬해 전자상거래의 효시인 ‘삼성몰’을 만드는 데 참여했다. 2000년에는 회사를 나와 디지털대성을 삼성물산 동기와 함께 세웠다. 2004년 디지털대성을 코스닥에 상장시킨 후 2006년 말부터는 벤처 투자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삼성전자에서 기획과 마케팅 일을 하던 젊은 친구들을 만나게 됐다. 그는 “처음에는 멘토와 멘티 관계로 만났지만 이들에게 배울 점이 많다는 것을 느끼고 동업자 관계로 발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오픈프라이즈의 목표는 모바일 마케팅 플랫폼으로 국내 최강자가 되는 것이다. 그는 “새로운 제품을 내놓았을 때 오픈프라이즈에서 마케팅을 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인식을 사람들의 머릿속에 심고 싶다”고 목표를 밝혔다.

해외에서도 오픈프라이즈의 사업 모델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그는 “해외 업체에서 이 모델을 가져가 쓰고 싶다는 제안을 했다”며 “미국과 일본 등에 현지 합작사를 세우는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