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사위에게 열쇠 3개 옛말…피해야 하는 병원 입지는?
'의사 사위 얻으려면 열쇠 3개씩은 줘야한다'는 때가 있었다. 그만큼 초기에는 투자금이 들어가지만 꾸준하고 높은 수입이 보장되는 직업이 의사였다.

하지만 최근에는 병원들의 경영난이 심각해지면서 폐업도 속출하고 있다. 이달들어 전남 광주와 충남 천안에서 개인병원 원장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선택을 한 이유도 병원의 경영난 때문이었다.

27일 개원 컨설팅 전문회사 MI컨설팅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공개한 ‘2012년 전국 요양기관 개폐업 현황’을 분석한 결과 2012년 기준 하루에 4곳의 동네의원이 문을 닫았다. 지난해 의원은 1821곳이 개원을 했고 1625곳이 폐업을 해 하루 445개가 문을 닫은 셈이다. 서울만도 지난해 병원 폐업율이 98.1%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공급은 늘어나고 수요는 줄어들어 경영상 어려움에 봉착한 개원의가 증가한 것이 문제"라며 "사정이 이렇다보니 병의원 개원에 대한 예비 병의원장들의 고민은 이만저만이 아니다"라고 분석했다.

병의원들이 경영난을 겪는 것은 대형병원의 선호도가 높아진데다, 지속된 경기침체에 따른 환자 감소가 한몫을 했다. 환자유치를 위해 고가의료 장비에 과잉투자한 것도 경영난의 요인으로 꼽힌다. 더불어 상가로서 병원은 입지선정에 문제를 겪고 있다. 기존 상권을 고수하자니 출혈경쟁이 걱정이고 신규상권을 가자니 수익성을 찾는데 오랜 시간이 필요해서다.

상가정보연구소와 MI컨설팅은 이와 관련 개원 예정의들이 주의해야 할 상가 유형 3가지를 소개했다.

우선 대표적으로 피해야 할 입지는 수요층 이전이 확정돼 있는 재개발, 재건축 개발지다. 이 곳은 건물 노후도가 심해 쾌적함을 유지해야 하는 병의원의 기본 상태와도 맞지 않아 경쟁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두 번째도는걸어서 접근하기 얼운 상가다. 병의원을 이용하는 차량 소비층이 증가하고 있지만 대부분 거주 지역과 인접해 있어 도보 접근성이 좋아야 한다. 만약 차량 접근성을 고려한 입지라면 주차장 진출입이 용이한 건물이 유리하다. 그러나 어정쩡한 중간에 위치한 상가는 접근성면이나 광고면에서 불리할 수 있어 피하는 것이 좋다.

세 번째 소비자의 접근성은 좋으나 이미 선점되어 있고 임대료가 지나치게 높은 초역세권내 상가 개원도 주의해야 한다. 대형으로 개원시 임대료가 부담되고, 소형으로 개원시 진료 콘셉트의 축소로 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

박대원 상가정보연구소장은 "대개 폐업을 하는 의원들의 공통점은 개원하려는 시장의 수요 예측을 통해 적정 규모와 효과적 개원 시점에 대한 계획 없이 어디가 ‘잘 된다더라’ 라는 카더라 통신에 현혹되어 개원 했다가 시장 진입에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병의원 개원도 부동산의 특성을 피해갈 수 없고 경영적 측면도 간과할 수 없다”며 “경쟁관계와 의료 서비스질을 고려한 종합적 입지분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경닷컴 김하나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