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춘의 '국제경제 읽기'] 헉! 위기때 10조원 벌어…'버핏의 명품 포트폴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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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후 체리 피킹용 주식 매입
각국 정책과 산업 트렌드 중시
한상춘 객원논설위원 schan@hankyung.com
각국 정책과 산업 트렌드 중시
한상춘 객원논설위원 schan@hankyung.com
![[한상춘의 '국제경제 읽기'] 헉! 위기때 10조원 벌어…'버핏의 명품 포트폴리오'](https://img.hankyung.com/photo/201310/02.6912457.1.jpg)
워런 버핏 벅셔해서웨이 회장과 같은 슈퍼 리치들은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 같은 위기 때 돈을 버는 투자 기법으로 ‘체리 피킹(cherry picking)’을 즐겨 쓴다. 마케팅 용어인 체리 피킹은 요즘엔 금융권에서 더 많이 사용하는 표현으로, 경제 여건이나 기업 가치에 비해 과도하게 떨어진 국가에 속한 주식만을 골라 투자하는 행위를 말한다. 5년전 위기 직후에는 금융주와 주택관련주를 많이 사들였다.
![[한상춘의 '국제경제 읽기'] 헉! 위기때 10조원 벌어…'버핏의 명품 포트폴리오'](https://img.hankyung.com/photo/201310/AA.7979985.1.jpg)
한 가지 주목해야 할 것은 버핏이 체리 피킹을 한다고 하더라도, 주식을 사들일 때는 철저하게 ‘피라미딩(pyramiding)’ 원칙을 지킨다는 점이다. 피라미딩은 주식을 살 때마다 투자금액을 동일하게 유지해 주가가 올라갈수록 피라미드처럼 매입 주식 수를 적게 가져가는 방법을 말한다.
IT산업은 네트워크를 깔면 깔수록 생산성이 증가하는 ‘수확체증의 법칙’이 적용된다. 이 때문에 이 산업이 주도가 돼 경기가 회복되더라도 일자리(특히 청년층)는 늘어나지 않는다. 이른바 ‘고용창출 없는 경기회복’으로 지표와 체감경기 간 괴리가 발생하고, 양극화도 심해진다.
하지만 전통적인 제조업은 생산을 하면 할수록 생산성이 떨어지는 ‘수확체감의 법칙’이 적용된다. 이 때문에 IT산업이 주도할 때와 같은 성장률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노동을 더 투입해야 한다. 제조업이 주도가 돼 경기가 회복될 때는 그만큼 일자리가 늘어나 지표와 체감경기 간 괴리가 발생하지 않고, 양극화도 심하게 발생하지 않는다.
또 빈곤층을 대상으로 한 비즈니스, 즉 BOP(Base Of Pyramid) 관련 업종도 주목했다. BOP 계층은 세계 인구의 72%인 40억명에 이르며 그 규모도 5조달러에 달하는 거대 시장으로 성장했다. BOP 계층은 빠른 시일 안에 중간소득 계층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아 ‘넥스트 볼륨 존’ ‘넥스트 마켓’으로 불리고 있으며 글로벌 기업들도 이 시장에 경쟁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체리 피킹과 트렌드에 따라 선정된 종목과 함께 그때그때 경기와 증시 전망에 따른 인기주, 주도주와 관계없이 안정된 수익을 낼 수 있는 ‘시겔형 업종’을 일정 비중 이상 고수한 점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시겔형 업종이란 석유 등 천연자원, 제약과 필수소비재와 같은 사람 냄새가 물씬 풍기는 주식을 말한다.
우량 대상만을 골라 투자하는 파레토 전략처럼 돈을 벌 수 있는 확실한 투자 수단을 선택하되 일단 선택하면 루비콘 강을 건너면 되돌아올 수 없듯이 어떤 위험이 닥친다고 하더라도 초지일관 밀어붙인다. 이 원칙은 이번 금융위기에도 흔들리지 않았다.
한상춘 객원논설위원 sc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