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가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KMD)’ 구축을 위해 미국에 개량형 패트리엇 미사일을 대량 구매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26일 워싱턴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미국 군수 물자의 해외 판매를 총괄하는 국방부 국방안보협력국(DSCA)은 최근 의회에 보낸 보고서에서 “한국 정부가 패트리엇 대전술 미사일(ATM) 112기와 관련 장비 및 부품, 훈련, 군수지원을 구매할 수 있는지를 타진해왔다”고 설명했다.

DSCA는 보고서에서 계약이 성사되면 ATM 미사일은 유도 개량형 전술 미사일(GEM-T)로 성능이 개량된다고 설명했다. 미 의회가 승인하고 거래가 최종 성사되면 거래금액은 4억400만달러로 추정된다.

한국의 주력 요격미사일 방어망인 PAC-2 미사일의 개량형으로 개발된 GEM-T 모델은 레이더의 성능과 소프트웨어를 개선해 탄도 미사일, 항공기, 순항 미사일 등을 격추시킬 수 있어 한국의 방어 능력을 크게 높여줄 것이라고 보고서는 강조했다.

정부가 미국에 계량형 패트리엇 미사일의 대량 구매 의사를 밝힌 것은 미국의 미사일방어(MD) 체계에 편입되지 않고 독자적인 KAMD 구축에 나서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워싱턴을 방문한 정부 고위 당국자는 특파원단과의 간담회에서 한국의 미국 MD망 참여 논란과 관련해 “KAMD와 미국 MD 체계는 차이가 있다. 공유할 것은 공유하고 연동할 것은 연동해 시너지를 높이도록 하겠다”며 “정보 교환, 조기 감시 및 지휘 체계를 연동하는 것을 MD에 참여하는 것으로 보면 곤란하다”고 지적했다.

국방부는 지난 7월 국회에 보고한 ‘2014~2018년 국방 중기 계획’에서 북한의 탄도 미사일이 발사되기 전에 이를 탐지해 원점을 타격하는 ‘킬 체인(Kill Chain)’과 미사일이 킬 체인을 피해 날아올 때 지상에 도달하기 전에 요격하는 KAMD 구축에 본격 나서겠다고 밝혔다. KAMD의 핵심수단인 미사일 요격 체계인 PAC-2형 미사일을 추가 구매해 내년부터 실전 배치하기로 한 것이다.

워싱턴=장진모 특파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