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에 던진 英 이코노미스트의 '충고'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고령화시대 '성과별 임금' 받아들여야
창조경제 지원서 제조업 외면은 잘못"
여성 사회적 압박 너무 커…직업 수, 美의 38% 불과
실패 용납하지 않는 사회
창조경제 지원서 제조업 외면은 잘못"
여성 사회적 압박 너무 커…직업 수, 美의 38% 불과
실패 용납하지 않는 사회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한국 경제에 던진 충고다. 이코노미스트는 최신호에서 14쪽을 한국 경제 분석에 할애, “한국은 고령화와 폐쇄적인 사회 문화, 세대 간 갈등 증폭 등의 문제에 직면해 있다”고 지적했다.
이코노미스트는 먼저 한국의 고령화를 지적했다. 지난해 전체 인구의 12%를 차지한 65세 이상 인구가 2030년엔 두 배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될 정도로 고령화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이다. 동시에 지난 5년간 18~35세 인구가 약 12만명 감소하면서 근로 가능 인구가 점점 줄고 있는 점도 거론했다.
한국 정부도 이 점을 알고 최근 정년을 60세로 늘렸고, 임금피크제도 시행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코노미스트는 2011년 성과별 임금제를 도입하려던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이 한국 은행 역사상 가장 긴 파업을 겪었음을 지적하며 “한국 사회에서 생산성이 낮은 선임자가 유능한 후임자보다 돈을 적게 받는 건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임금피크제 또한 정착되기 쉽지 않을 것임을 시사한 것이다. 또 “정년이 늘어나면서 젊은이들은 자신들의 일자리가 줄어들고 있다고 불평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 같은 사회현상은 일하는 사람 수가 늘어나면 경제 규모 자체가 커지면서 일자리도 늘어난다는 것을 모르기 때문에 생겨난다는 지적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실업률이 낮은 국가에서는 젊은 세대, 늙은 세대를 막론하고 일자리가 고르게 분포했다.
○“영화, 게임만 창조경제 아니다”
일자리를 늘리는 방법으로 ‘대기업의 서비스업 진출’을 제시한 이코노미스트는 “노동집약적인 서비스업종에 좋은 인재가 몰려 있는 대기업의 진출을 막아 산업이 커지지도 않고 경쟁력도 약해진다”고 지적했다. 한국생산성본부에 따르면 대기업이 집중돼 있는 제조업의 생산성은 중소기업이 대부분인 서비스업의 두 배 수준이었다. 리처드 돕스 맥킨지글로벌인스티튜트 소장은 “세계적으로 서비스업은 대부분 대기업이 장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한국의 경제적 성공이 일부 업종에만 제한돼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직업 수를 놓고 보면 일본의 3분의 2, 미국의 38%밖에 안 된다는 것이다.
‘K팝’으로 대표되는 한국의 문화산업도 “이제는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어야 할 때”라고 했다. SM엔터테인먼트 등 일부 덩치 큰 기획사만이 ‘K팝 왕국’을 독점하고 있는 것이 문제점이라는 지적이다. 소수의 기획사에서 비슷비슷한 춤과 멜로디, 콘셉트의 아이돌그룹을 대량 생산하기 때문에 그만큼 수명이 짧다는 것이다.
남윤선/김보라 기자 inkling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