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활성화 외치면서 규제벽은 왜 쌓나"…쓴소리 쏟아낸 재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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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장관-30대 그룹 사장단 간담회
삼성 "반도체공장 입지규제 비효율적"
현대차 "고용 유연성 이렇게 없어서야…"
尹 장관 "올 투자·고용계획 이행해 달라"
삼성 "반도체공장 입지규제 비효율적"
현대차 "고용 유연성 이렇게 없어서야…"
尹 장관 "올 투자·고용계획 이행해 달라"
“반도체 공장을 짓는데 입지 규제가 너무 비효율적이다” “고용 유연성이 이렇게 없는 나라가 어디 있느냐”….
29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정부와 30대 그룹 사장단 간담회. 경제 활성화를 위한 기업 투자 확대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지난 4월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린 정·재계 연석회의다.
배상근 전국경제인연합회 경제본부장은 간담회 직후 브리핑에서 “분위기가 화기애애했다”고 전했지만 회의장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한국경제신문이 단독 입수한 회의록에 따르면 기업들은 각종 규제·법규에 대한 불만과 함께 경직된 노동시장, 전기요금 인상 등에 대한 ‘쓴소리’를 쏟아냈다.
이날 간담회에는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기획재정부 국토교통부 환경부 고용노동부 공정거래위원회 차관급 고위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재계에선 이상훈 삼성전자 사장, 정진행 현대자동차 사장, 조석제 LG화학 사장 등 30대 그룹 사장들이 나왔다. 윤 장관과 경제단체 부회장단의 모두 발언에 이어 30대 그룹 사장들이 돌아가면서 마이크를 잡았다.
○노동 규제 등 불만 쏟아져
첫 번째로 이상훈 삼성전자 사장이 나섰다. 그는 “반도체가 공급 부족이어서 내년 투자를 앞당겨 추진하고 있다”며 “그런데 화성사업장에 신규 반도체 라인을 지으려는데 건설부지가 산업단지와 택지지구에 겹쳐 있어 건축허가를 따로 받아야 한다”고 했다. 같은 반도체 라인인데 입지부지에 따라 허가 절차가 서로 다른 비효율성을 지적한 것. 이어 “정부는 환경보전시설, 에너지절약시설, 연구개발 등의 투자세액 공제율을 올해 10%에서 내년 3%로 낮춘다고 하는데, 정부가 이전에 밝힌 정책 우선순위와 안 맞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조석제 LG화학 사장은 지주사 규제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그는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에 지주사의 브랜드 사용료까지 포함된다고 해서 걱정이 많다”며 “공정위원장이 브랜드 사용료는 대상이 아니라고 해 다행이지만, 혹시라도 다시 규제할 경우 지주사 입장에선 애로사항이 많다”고 말했다.
정진행 현대차 사장은 노조 문제 해결을 촉구했다. 그는 “우리의 가장 큰 현안은 노사 분규”라며 “고용 유연성이 이렇게 없고, 고용 형태를 규제하는 나라가 어디 있느냐”고 했다. 이어 “(정부 노동정책은) 기업이 망하는데 해고를 못 하게 막는 것”이라며 “산업경쟁력 제고 측면에서 노동 규제·입법을 고민해달라”고 호소했다.
차화엽 SK종합화학 사장도 노조 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울산에 폴리에틸렌 공장을 짓고 있는데, 플랜트건설노조의 집단 행동으로 인해 하루 건설 목표치의 50%도 못 채우는 실정”이라고 하소연했다.
최인범 한국GM 부사장은 통상임금 논란을 지적했다. 그는 “통상임금에 상여금이 포함되면 기업의 노동비용이 급증한다”며 “기업의 경쟁력을 고려해 규제를 도입하는 데 완급을 조절해달라”고 했다.
○전기요금 인상 등 해결 촉구
조선·항공업계에선 ‘기업 하기 좋은 환경’에 더 신경 써달라는 건의가 많았다. 서용원 대한항공 수석부사장과 서재환 금호아시아나 사장은 “항공산업이 고용 창출 여력이 큰데, 고용창출세액공제 대상에서 빠져 있다”고 지적했다. 고영렬 대우조선해양 부사장은 “조선경기가 조금씩 살아나고 있는데 은행권에서 선박금융 대출을 잘 안 해준다”고 했다.
전기요금 인상에 대한 불만도 쏟아졌다. 남윤영 동국제강 사장, 방한홍 한화케미칼 사장, 이우현 OCI 사장 등이 “생산원가에서 전기요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큰데, 요금을 인상하면 공장을 돌릴 수 없다”고 지적했다.
SK와 GS, 효성은 산업부지 부족 문제를 해결해줄 것을 촉구했다. 김병열 GS칼텍스 사장은 “GS칼텍스는 전남 여수 부지가 포화상태여서 설비 투자를 못 하고 있다”며 “인근에 산이 있는데 산업단지로 지정이 안 돼 개발을 못 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장형옥 효성 부사장은 “울산에 프로판 탈수소 공장을 증설하려는데, 원료를 공급받을 항만이 부족하다”고 했다.
김대훈/이태명 기자 daepun@hankyung.com
29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정부와 30대 그룹 사장단 간담회. 경제 활성화를 위한 기업 투자 확대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지난 4월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린 정·재계 연석회의다.
배상근 전국경제인연합회 경제본부장은 간담회 직후 브리핑에서 “분위기가 화기애애했다”고 전했지만 회의장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한국경제신문이 단독 입수한 회의록에 따르면 기업들은 각종 규제·법규에 대한 불만과 함께 경직된 노동시장, 전기요금 인상 등에 대한 ‘쓴소리’를 쏟아냈다.
이날 간담회에는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기획재정부 국토교통부 환경부 고용노동부 공정거래위원회 차관급 고위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재계에선 이상훈 삼성전자 사장, 정진행 현대자동차 사장, 조석제 LG화학 사장 등 30대 그룹 사장들이 나왔다. 윤 장관과 경제단체 부회장단의 모두 발언에 이어 30대 그룹 사장들이 돌아가면서 마이크를 잡았다.
○노동 규제 등 불만 쏟아져
첫 번째로 이상훈 삼성전자 사장이 나섰다. 그는 “반도체가 공급 부족이어서 내년 투자를 앞당겨 추진하고 있다”며 “그런데 화성사업장에 신규 반도체 라인을 지으려는데 건설부지가 산업단지와 택지지구에 겹쳐 있어 건축허가를 따로 받아야 한다”고 했다. 같은 반도체 라인인데 입지부지에 따라 허가 절차가 서로 다른 비효율성을 지적한 것. 이어 “정부는 환경보전시설, 에너지절약시설, 연구개발 등의 투자세액 공제율을 올해 10%에서 내년 3%로 낮춘다고 하는데, 정부가 이전에 밝힌 정책 우선순위와 안 맞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조석제 LG화학 사장은 지주사 규제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그는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에 지주사의 브랜드 사용료까지 포함된다고 해서 걱정이 많다”며 “공정위원장이 브랜드 사용료는 대상이 아니라고 해 다행이지만, 혹시라도 다시 규제할 경우 지주사 입장에선 애로사항이 많다”고 말했다.
정진행 현대차 사장은 노조 문제 해결을 촉구했다. 그는 “우리의 가장 큰 현안은 노사 분규”라며 “고용 유연성이 이렇게 없고, 고용 형태를 규제하는 나라가 어디 있느냐”고 했다. 이어 “(정부 노동정책은) 기업이 망하는데 해고를 못 하게 막는 것”이라며 “산업경쟁력 제고 측면에서 노동 규제·입법을 고민해달라”고 호소했다.
차화엽 SK종합화학 사장도 노조 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울산에 폴리에틸렌 공장을 짓고 있는데, 플랜트건설노조의 집단 행동으로 인해 하루 건설 목표치의 50%도 못 채우는 실정”이라고 하소연했다.
최인범 한국GM 부사장은 통상임금 논란을 지적했다. 그는 “통상임금에 상여금이 포함되면 기업의 노동비용이 급증한다”며 “기업의 경쟁력을 고려해 규제를 도입하는 데 완급을 조절해달라”고 했다.
○전기요금 인상 등 해결 촉구
조선·항공업계에선 ‘기업 하기 좋은 환경’에 더 신경 써달라는 건의가 많았다. 서용원 대한항공 수석부사장과 서재환 금호아시아나 사장은 “항공산업이 고용 창출 여력이 큰데, 고용창출세액공제 대상에서 빠져 있다”고 지적했다. 고영렬 대우조선해양 부사장은 “조선경기가 조금씩 살아나고 있는데 은행권에서 선박금융 대출을 잘 안 해준다”고 했다.
전기요금 인상에 대한 불만도 쏟아졌다. 남윤영 동국제강 사장, 방한홍 한화케미칼 사장, 이우현 OCI 사장 등이 “생산원가에서 전기요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큰데, 요금을 인상하면 공장을 돌릴 수 없다”고 지적했다.
SK와 GS, 효성은 산업부지 부족 문제를 해결해줄 것을 촉구했다. 김병열 GS칼텍스 사장은 “GS칼텍스는 전남 여수 부지가 포화상태여서 설비 투자를 못 하고 있다”며 “인근에 산이 있는데 산업단지로 지정이 안 돼 개발을 못 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장형옥 효성 부사장은 “울산에 프로판 탈수소 공장을 증설하려는데, 원료를 공급받을 항만이 부족하다”고 했다.
김대훈/이태명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