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창조경제 'K포털'로 시작하자
요즘 시중에 떠도는 말 가운데 불가사의 중 하나가 창조경제라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창조경제가 무엇인지 누구도 아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이는 그냥 농담으로 지나쳐버리기에는 한국의 미래와 관련된 국가정책의 성패가 달린 심각한 문제다. 창조경제는 영국의 경영전략가인 존 호킨스가 2001년 펴낸 책 ‘The Creative Economy’에서 처음 사용한 말로, 그는 ‘창조경제란 새로운 아이디어, 즉 창의력으로 제조업과 서비스업, 유통업, 엔터테인먼트산업 등에 활력을 불어넣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2013년 2월 출범한 박근혜 정부가 최우선 국정운영 전략으로 창조경제를 강조하면서, 이 용어가 큰 주목을 받았다. 창조경제 구현을 위해서는 그 비전과 가치를 실현시킬 수 있는 방법들을 구체화해야 한다. 디지털 강국인 한국이 창조경제를 구현하기 위한 방법으로 구글이나 유튜브를 능가하는 국가적인 ‘Korean 포털’(이하 K포털)을 제안하고자 한다.

K포털은 작은 내수 시장에서 발생하고 있는 사업자들의 과당 경쟁의 힘을 해외로 돌려 블루오션을 개척하기 위한 방법이다. K포털은 때마침 세계에서 거세게 불고 있는 K팝이 주도하는 한류를 후기 한류로 이어지게 할 수 있는 방법이 될 수 있다. 먼저 정부는 신도시를 기획하듯이 K포털을 구축할 수 있겠다. 이 포털은 한국 산업의 국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한류와 연관된 모든 산업들을 포함할 수 있다. 미디어, 음악, 영화, 게임, 패션, 음식, 한국어, 관광, 교육, 의료 등을 총망라한다. 이용자들이 이 포털을 통해 한 번에 한류와 관련된 모든 서비스를 제공받는 것이 가능하도록 최대한 편의성을 도모하는 것이 핵심이다.

K포털을 구체적으로 미디어 분야에 적용해 보자. 각 방송사들은 포털 사이트의 일부를 할당받아 독자적으로 운영한다. 외주제작사나 지역방송 연합이 별도 채널을 운용할 수 있다. 현행 지상파 방송사의 푹(pooq)이나 CJ헬로비전의 티빙이 국내용이라면, K포털은 해외 이용자들까지 확대한다는 점에서 큰 차이가 있다.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검색 기능을 대폭 강화할 필요가 있다. 등장 인물이나 촬영 장소 등 핵심어로 쉽게 내용들을 검색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외국어 자막 서비스나 음성 번역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이용자들의 언어 장벽을 낮추도록 한다. 저작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K포털에 저작권 전문가들을 배치한다. 국가 인증품 외의 불법 유통을 단속한다. 불법 제품에 대한 신고제를 도입할 수도 있겠다.

창조경제의 효과는 어떻게 나타날까. K포털의 미디어 사이트에서 아랍어로 겨울연가를 시청하고, K포털 관광 사이트에서 춘천에 대한 관광 정보를 확인한 후, K포털 음식 사이트에서 춘천 닭갈비 음식 정보를 구하는 것이 모두 가능하다. 이용자들은 강원정보문화진흥원에서 개발한 게임과 캐릭터도 K포털을 통해 온라인으로 접근 가능하다. K포털 교육 사이트에서 춘천에 있는 대학교의 유학 관련 정보를 얻게 된다. K포털 내 시너지 효과를 통해 창조경제를 구현하는 것이다. 민간 기업은 물론 지방자치단체들의 적극적 참여를 기대할 수 있어 지역 경제에 활력도 불어 넣을 수 있다. 이미 각 단체별로 운영하고 있는 홈페이지나 클라우드 서비스들을 K포털 속에 체계적으로 엮는 작업이 필요하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속담을 유비쿼터스 시대에 창조경제로 실현하는 것이다. K포털사를 반드시 수도권에 둘 필요도 없다. K포털 사업을 통해 올해 제정된 ‘정보통신 진흥 및 융합 활성화 등에 관한 특별법’의 효력을 기대해본다.

이상식 < 계명대 언론영상학과 교수·객원논설위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