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새누리당이 취득세 영구 인하 조치를 소급 적용하기로 결정했다는 발표에도 불구하고 주택거래와 집값은 큰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다. 가을 이사철이 끝난 데다 취득세 소급 적용 발표로 오히려 주택 매수 심리가 여유롭게 풀리면서 관망세로 돌아서는 수요자가 늘어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0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지난 4일 취득세 영구 인하 조치를 8월28일 이후 주택거래부터 소급 적용하겠다는 결정이 나왔지만, 주택거래와 집값은 큰 변동이 없었다.

서울시 부동산거래정보 사이트인 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에서 거래된 주택은 총 7552건으로 하루 평균 244건이었던 반면 이달에는 190건으로 줄어들었다. 이달 10일까지 총 1901건이 거래됐다.

서울 돈암동의 A공인 관계자는 “지난달까지는 급매물 거래가 이뤄졌는데, 이달에는 뜸해졌다”며 “취득세 영구 인하 소급 적용 조치도 매수자들에게는 오히려 당장 집을 사지 않아도 된다는 심리적 여유를 갖게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집값도 보합세가 이어졌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 아파트의 매매가 변동률은 보합세(0.00%)를 나타냈다. 신도시와 수도권 지역도 역시 변동이 없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취득세가 영구적으로 인하된다는 것은 취득세 때문에 당장 연내에 집을 살 필요가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이로 인해 실수요자들이 매수시기를 늦추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가을 이사철이 막바지인 데다 취득세 인하로 거래될 만한 ‘소형 저가 아파트 매물’을 찾아보기 힘든 것도 한 가지 이유”라고 지적했다.

향후 주택시장에 대한 전망도 엇갈리고 있다. 안명숙 우리은행 부동산팀장은 “양도소득세 중과 폐지와 같은 정부 정책이 국회를 통과할지 시장이 반신반의하고 있다”며 “이 때문에 내년 초까지 거래 부진이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면 김선덕 건설산업전략연구소 소장은 “11월이 계절적인 거래 비수기여서 나타난 일시적 현상”이라며 “하지만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 계속 오르고 생애최초 주택구입자는 연내 취득세가 아예 없기 때문에 내달에는 거래가 다시 늘어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