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매·결제 버튼 하나로…편의점 무인시스템 떴다
편의점의 밤샘 영업이 새로운 규제대상으로 부상한 가운데 종업원 없이 24시간 편의점을 운영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개발돼 주목을 끌고 있다.

11일 무선데이터 업체인 웨이브링크 김태홍 사장(사진)은 “종업원의 도움 없이도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을 구매하고 결제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무인편의점 시스템은 최소 40종에서 최대 640종의 제품을 진열할 수 있는 판매기에서 제품을 선택한 뒤 무인계산대에서 결제하면 제품이 출고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셀프주유소처럼 카드와 현금 결제 모두 가능하며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언제 어디서든 재고를 확인하고 작동 상태를 점검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김 사장은 “일반 자동판매기와 달리 표준화된 용기를 이용해 모양과 크기에 상관없이 다양한 제품을 손쉽게 배출하고 냉장 온장 기능도 제공한다”며 “편의점 안에 ‘숍인숍’ 형태로 설치할 수도 있고 작은 규모의 단독 매장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가 무인편의점 시스템을 개발한 것은 ‘편의점 24시간 의무 영업’이 사회적 논란이 되고 있어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달 가맹본부가 편의점주에게 심야영업을 강제할 수 없도록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시행령을 개정했다. “적자를 내며 심야영업을 지속할 수 없다”는 편의점주의 의견을 받아들인 것이지만 “24시간 영업을 하지 않는다면 편의점 본질이 훼손될 것”이라며 가맹본부들은 반발하고 있다.

김 사장은 “무인편의점을 설치하면 인건비를 줄일 수 있을 뿐 아니라 심야시간대 종종 발생하는 강도 사건에 대한 우려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초기 투자 비용은 판매대 3대와 무인계산대를 포함해 약 3600만원인데 렌털 서비스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웨이브링크는 지난 15년 동안 무선데이터 솔루션 사업에 집중해온 기업이다. 인천공항 전자태그(RFID) 화물추적 키오스크(무인단말기), 이마트 무인계산대 등을 공급해 왔으며 작년 약 4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