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칼텍스 허동수 회장(왼쪽 두 번째)과 허진수 부회장(세 번째)이 12일 진주 복합수지 공장 준공식에 참석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GS칼텍스 허동수 회장(왼쪽 두 번째)과 허진수 부회장(세 번째)이 12일 진주 복합수지 공장 준공식에 참석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GS가 그룹의 출발지인 경남 진주에 복합수지 공장을 완공했다. 대기업으로는 처음 진주에 대규모 산업시설을 지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GS칼텍스는 12일 진주시 지수면 일반산업단지에서 연산 4만t 규모의 복합수지공장 준공식을 가졌다. 행사에는 허동수 회장과 허진수 부회장을 비롯한 회사 관계자, 이창희 진주시장 등 지역 주요인사 600여명이 참석했다. 복합수지는 자동차와 전자기기 부품 소재로 주로 쓰이는 기능성 플라스틱으로 국내 정유사 가운데 GS칼텍스만 생산하고 있다.

허진수 부회장은 준공식에서 “지난해 8월 착공 후 단기간 집중적인 공사에도 불구하고 재해없이 세계적 수준의 설비를 완공했다”며 “진주공장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진주가 남부권 중심도시로 발전하도록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회사 측은 진주공장 준공으로 100여명의 고용창출 효과와 연 1000억원대의 매출증대를 예상했다.

GS칼텍스는 국내에서 생산된 복합수지를 현대·기아자동차, 한국GM, 도요타 등 국내외 자동차 회사와 삼성전자, LG전자 등에 공급하고 있다. 진주공장 가동으로 이 회사는 국내에 총 8만t의 복합수지 생산능력을 보유하게 됐다. 국내 복합수지 총 생산량의 약 20%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GS칼텍스는 수요부진과 수익성 악화 등으로 정유사업이 부진을 겪고 있어 복합수지를 비롯한 석유화학 사업을 강화할 방침이다.

GS칼텍스는 중국의 랑팡과 쑤저우, 지난달 준공한 체코공장 등을 포함해 총 19만t 규모의 복합수지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다. 2016년까지 연산 24만t 규모로 생산능력을 늘려 아시아와 유럽의 복합수지 시장에서 경쟁력을 키울 계획이다.

GS칼텍스는 이 시장을 비롯한 진주지역 주요인사들이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투자를 요청하자 흔쾌히 받아들여 공장 건립을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공장 인근의 지수면 승산리는 LG그룹의 능성 구씨 일가와 GS그룹의 김해 허씨 일가가 대를 이어 살고 있는 집성촌이다.

허동수 회장과 허진수 부회장의 할아버지인 고(故) 허만정 회장은 진주에서 사업을 시작한 LG그룹 창업주 고 구인회 회장과 동업자로 나섰다. 만석꾼이었던 허 회장의 생가 마당에는 지금도 ‘금강산’이라는 별칭이 붙은 돌무더기가 산처럼 쌓여 있다. 그는 일제시대부터 해방 직후까지 인근 마을의 소작농이나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이 찾아오면 쌀을 나눠줬다. 단 조건이 있었다. 마을 앞산인 방어산에 가서 돌을 가져오는 사람에게만 쌀을 준 것이다. 이렇게 모은 돌은 담장을 쌓거나 길을 내는 데에 쓰였다.

GS칼텍스 관계자는 “GS의 뿌리가 있는 진주에 최첨단 산업설비가 들어서 허동수 회장 등 임직원들의 감회가 남다르다”며 “지속적인 투자로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