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기업, 재일동포 투자유치…한민족 끈 이어가야"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신한금융 회장추천위원 권태은 나고야외대 명예교수
“46년 전 대한해협을 건넜을 때와 비교하면 한국 경제가 눈부시게 성장했지만 재일동포 사회의 고국에 대한 애국심이 갈수록 약해지는 거 같아 아쉽습니다.”
14일 가동에 들어가는 신한금융지주 회장추천위원회 참석차 최근 방한한 권태은 일본 나고야외국어대 명예교수(사진)가 13일 서울 고려대 안암캠퍼스에서 강연했다. 일본에서 학자 겸 기업가로 활동하며 겪은 재일동포로서의 경험담을 전했다. 신한금융지주 사외이사인 권 명예교수는 일본 남부상회 대표이사도 맡고 있다.
그는 “오랫동안 고국을 떠나있다 보니 한국말이 서툴어졌다”는 양해의 말로 강의를 시작했다. 그가 1941년 태어난 곳은 일본 아이치현이었다. 그러나 1945년 해방 직전 아버지 고향인 경남 합천으로 돌아왔다. 아버지가 해방 이듬해 사업차 다시 일본으로 떠난 뒤 어머니와 단둘이 생활하며 고학으로 고려대 경영학과에 진학했다. 4학년 때인 1962년 공인회계사 시험에 합격한 뒤 기업경영연구소 연구원으로 일하며 대학원을 마친 그는 1967년 박사 학위를 따기 위해 일본 유학길에 올랐다.
권 교수는 메이지대와 와세대대에서 박사과정을 밟던 시절을 회고하며 “당시 한국인에게는 집을 빌려주지 않을 정도로 차별이 심했다”고 말했다. 다행히 1978년 아이치공대 교수직을 얻어 학문적 터전을 잡게 됐고 1970년대 중반부터는 부친이 세운 남부상회 경영에 참여하며 사업가의 길도 걸었다.
1980년대 중반 교수 생활을 하며 한국과 일본에서 남부햄 등 4개 업체를 운영했던 그는 “조국에 도움이 돼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기에 일본 사회에서 성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88서울올림픽을 준비하면서 올림픽조직위원회가 거둔 560여억원의 모금액 중 90%가량을 재일동포의 성금으로 충당한 것처럼 조국에 대한 사랑과 자부심이 일본에서 차별을 견뎌낼 수 있게 해 준 버팀목이었다고 강조했다.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 등과 함께 재일동포를 대표하는 기업인 10인에 선정되기도 했던 권 교수는 “재일동포들이 한국 우량기업에 투자해 한국 경제 발전에 일익을 하고 주식배당을 통해 이익을 공유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며 강연을 마쳤다.
홍선표 기자 rickey@hankyung.com
14일 가동에 들어가는 신한금융지주 회장추천위원회 참석차 최근 방한한 권태은 일본 나고야외국어대 명예교수(사진)가 13일 서울 고려대 안암캠퍼스에서 강연했다. 일본에서 학자 겸 기업가로 활동하며 겪은 재일동포로서의 경험담을 전했다. 신한금융지주 사외이사인 권 명예교수는 일본 남부상회 대표이사도 맡고 있다.
그는 “오랫동안 고국을 떠나있다 보니 한국말이 서툴어졌다”는 양해의 말로 강의를 시작했다. 그가 1941년 태어난 곳은 일본 아이치현이었다. 그러나 1945년 해방 직전 아버지 고향인 경남 합천으로 돌아왔다. 아버지가 해방 이듬해 사업차 다시 일본으로 떠난 뒤 어머니와 단둘이 생활하며 고학으로 고려대 경영학과에 진학했다. 4학년 때인 1962년 공인회계사 시험에 합격한 뒤 기업경영연구소 연구원으로 일하며 대학원을 마친 그는 1967년 박사 학위를 따기 위해 일본 유학길에 올랐다.
권 교수는 메이지대와 와세대대에서 박사과정을 밟던 시절을 회고하며 “당시 한국인에게는 집을 빌려주지 않을 정도로 차별이 심했다”고 말했다. 다행히 1978년 아이치공대 교수직을 얻어 학문적 터전을 잡게 됐고 1970년대 중반부터는 부친이 세운 남부상회 경영에 참여하며 사업가의 길도 걸었다.
1980년대 중반 교수 생활을 하며 한국과 일본에서 남부햄 등 4개 업체를 운영했던 그는 “조국에 도움이 돼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기에 일본 사회에서 성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88서울올림픽을 준비하면서 올림픽조직위원회가 거둔 560여억원의 모금액 중 90%가량을 재일동포의 성금으로 충당한 것처럼 조국에 대한 사랑과 자부심이 일본에서 차별을 견뎌낼 수 있게 해 준 버팀목이었다고 강조했다.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 등과 함께 재일동포를 대표하는 기업인 10인에 선정되기도 했던 권 교수는 “재일동포들이 한국 우량기업에 투자해 한국 경제 발전에 일익을 하고 주식배당을 통해 이익을 공유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며 강연을 마쳤다.
홍선표 기자 rick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