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기업만 따로 육성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다.”(이재광 광명전기 회장)

“중소기업처럼 보호만 해 달라는 게 아니다.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 데 걸림돌을 제거해 달라는 것이다.”(정구용 인지컨트롤스 회장)

‘중견기업법’ 제정을 앞두고 중소기업계와 중견기업계가 정면으로 충돌했다. 새누리당 이강후·이현재 의원과 민주당 이원욱 의원 등 중견기업법을 발의한 의원 3명이 15일 공동 주최한 ‘중견기업법 도입 방향’ 국회 토론회에서다.

이재광 광명전기 회장은 “굳이 중견기업을 떼어내 지원법을 만드는 게 바람직한지 의문”이라며 “강소기업을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춰야지 중견기업 수를 늘리는 식의 법안 제정에는 동의하지 못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세종 중소기업연구원 연구본부장도 “중소기업과 대기업 사이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지원해야 하는지 사회적 합의가 우선 필요하다”며 완곡하게 반대 입장을 밝혔다.

반면 중견기업법 제정을 지지하는 중견기업계와 의원들은 “중소기업이 우려하는 밥그릇 뺏기는 없다”고 맞섰다. 정구용 인지컨트롤스 회장은 “대기업 협력사여서 지원하면 안 된다는 식의 논리는 현장을 모르고 하는 소리”라며 “대기업이 주는 도면대로만 만들어서는 팔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우오현 삼라마이더스(SM)그룹 회장도 “글로벌 진출은 영세한 중소기업보다는 중견기업이 더 잘할 수 있는 영역”이라며 “기업 규모를 감안해 지원하는 내용을 법안으로 못박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강창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장은 “이 법이 중견기업과 중소기업을 편가르고 밥그릇 싸움을 하는 식이 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