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30개월 이상 소고기 수입 요구 시사
미국이 한국에 월령 30개월 이상 소고기 시장 개방을 요구할 뜻을 내비쳤다. 미국무역대표부(USTR)는 이를 위해 ‘적절한 시점에’ 한국 정부와 소고기 시장 추가 개방을 위한 협의를 요청한다는 입장이다.

웬디 커틀러 USTR 대표보(사진)는 18일 주한 미국대사관 공보원에서 한국 기자들과의 간담회 자리에서 한국의 소고기 시장 추가 개방과 관련, “적절한 시점에 한국 정부에 (수입위생조건) 협의를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과 한국은 2008년 소고기 수입위생조건에 합의하면서 한국이 30개월 미만 미국산 소고기만 수입하되 한국 소비자들의 신뢰가 회복되면 전면 수입개방 문제를 논의하기로 했다. 양국 가운데 한쪽이 수입위생조건의 적용 혹은 해석 문제에 대해 협의를 요청할 경우 상대방은 7일 이내에 응해야 한다는 조항에도 합의했다.

커틀러 대표보는 “기존의 소고기 수입위생조건이 잘 진행되고 있으며, 한국에 대한 미국산 소고기 수출도 만족스럽다”며 “적절한 시점이 언제인지 밝힐 수 없지만 계속 지켜봐달라”고 덧붙였다.

커틀러 대표보의 이 같은 발언은 지난 1일 미국 농무부 산하 동식물검역국의 소고기 수입 최종 규칙 발표가 나온 터여서 더욱 주목된다. 최종 규칙은 국제수역사무국(OIE)이 지정한 광우병 ‘위험 미결정국’을 제외하고 ‘위험 무시국가’와 ‘위험 통제국’으로부터는 월령 30개월 이상의 소고기 수입을 허용하겠다는 내용이다.

미국은 한때 광우병 위험단계인 ‘위험 미결정국’으로 추락했지만 지난 5월 광우병 청정국인 ‘위험무시국가’로 지위가 격상된 상태다. 농무부 동식물검역국의 이런 최종 규칙은 다른 국가들도 미국처럼 OIE 기준에 맞춰 시장을 추가 개방, 소고기를 수입하라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다.

커틀러 대표보 역시 “미국의 교역 상대국들도 미국처럼 과학적인 OIE 기준을 따라 수입을 규제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고 확인했다.

현재 일본과 대만도 광우병 우려 때문에 30개월 이상 미국산 소고기 수입을 금지하고 있다.

김홍열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