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프주유, 정전기로 불 난다고?…운전자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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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리포트
지난 4월 청주 주유소 화재
정전기로 발생…60대男 화상
건조한 겨울철 사고위험 높아
주유기 잡기 전 패드 만져야
지난 4월 청주 주유소 화재
정전기로 발생…60대男 화상
건조한 겨울철 사고위험 높아
주유기 잡기 전 패드 만져야
주말인 지난 24일 서울 동작구의 한 셀프주유소. 조금 더 싼 값에 기름을 넣으려는 운전자들로 북적였다. 두터운 옷을 입은 운전자들은 차에서 내려 신용카드로 기름값을 결제한 뒤 주유구에 기름을 넣었다. 셀프주유소에서는 주유구에서 나오는 유증기(기름증기)에 정전기 불꽃이 튀어 화재가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해 주유기 본체에 정전기 방지 패드를 붙여놨다. 주유기 손잡이를 잡기 전에 패드에 손을 대 정전기를 방류시켜야 하지만 패드를 만지는 운전자는 없었다.
◆정전기 방지패드 있으나 마나
겨울철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정전기로 인한 불꽃이 셀프주유소의 화재로 이어질 수 있는 것으로 우려되면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하지만 많은 운전자들은 정전기 불꽃으로 인한 화재를 막기 위해 셀프주유기에 정전기 방지패드가 설치돼 있다는 사실은 물론 사용법도 모르고 있는 실정이다.
소방당국은 지난 4월 충북 청주시의 한 셀프주유소에서 기름을 넣던 60대 남성이 팔과 다리에 2도 화상을 입는 화재 사고를 당한 원인으로 정전기를 지목했다. 건조한 날씨 탓에 주유하던 운전자가 움직이자 옷에서 발생한 정전기의 불꽃이 주유구에서 나오는 유증기로 튀어 불이 났을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었다.
그러나 셀프주유소 이용자들은 정전기에 대한 방비가 전혀 없다. 일반 주유소와 달리 직원들은 사무실 안에 있거나 세차장 관리만 맡고 있어 돌발상황 발생 때 대응도 어렵다. 운전 경력 5년의 김모씨(35·여)는 “셀프주유소에 오면 계산하고 바로 기름만 채웠지 정전기 패드가 어디에 쓰이는지 몰라 만져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한 셀프주유소 직원은 “하루에 수백 대의 차량이 와도 정전기 방지 패드를 만지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화재위험 알리는 경고문 붙여야”
한국주유소협회에 따르면 셀프주유소는 2011년 1월 352개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12월 1000개를 넘겼다. 지난 9월 기준 전국 주유소 1만2684개 중 셀프주유소는 1365개로 10%를 넘어섰다.
전문가들은 셀프주유소 화재 건수는 아직 많지 않지만 일단 불이 나면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각별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종호 원광대 소방행정학과 교수는 “유증기는 더운 여름에 많이 생기지만 습도가 높으면 불꽃이 생기지 않는다”며 “건조한 날씨에 두꺼운 옷이나 폴리에스테르 소재의 옷감은 정전기 불꽃을 쉽게 일으켜 화재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셀프주유소의 화재 위험에 대한 관리나 안내는 개별 사업장에 맡겨져 있다. 그러다 보니 셀프주유소에 정전기 패드를 만지라는 안내문은 있지만 정전기 불꽃이 화재로 이어질 수 있다는 내용의 경고문은 대부분 없다.
서울소방재난본부 관계자는 “정전기 화재에 대한 경각심을 갖도록 주유소에 안전 계도활동을 펼치는 한편 운전자들을 대상으로 홍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손이 건조할수록 정전기가 잘 일어나기 때문에 셀프주유소를 자주 이용한다면 손이 건조하지 않게 관리하는 것도 예방법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박상익 기자 dirn@hankung.com
◆정전기 방지패드 있으나 마나
겨울철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정전기로 인한 불꽃이 셀프주유소의 화재로 이어질 수 있는 것으로 우려되면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하지만 많은 운전자들은 정전기 불꽃으로 인한 화재를 막기 위해 셀프주유기에 정전기 방지패드가 설치돼 있다는 사실은 물론 사용법도 모르고 있는 실정이다.
소방당국은 지난 4월 충북 청주시의 한 셀프주유소에서 기름을 넣던 60대 남성이 팔과 다리에 2도 화상을 입는 화재 사고를 당한 원인으로 정전기를 지목했다. 건조한 날씨 탓에 주유하던 운전자가 움직이자 옷에서 발생한 정전기의 불꽃이 주유구에서 나오는 유증기로 튀어 불이 났을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었다.
그러나 셀프주유소 이용자들은 정전기에 대한 방비가 전혀 없다. 일반 주유소와 달리 직원들은 사무실 안에 있거나 세차장 관리만 맡고 있어 돌발상황 발생 때 대응도 어렵다. 운전 경력 5년의 김모씨(35·여)는 “셀프주유소에 오면 계산하고 바로 기름만 채웠지 정전기 패드가 어디에 쓰이는지 몰라 만져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한 셀프주유소 직원은 “하루에 수백 대의 차량이 와도 정전기 방지 패드를 만지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화재위험 알리는 경고문 붙여야”
한국주유소협회에 따르면 셀프주유소는 2011년 1월 352개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12월 1000개를 넘겼다. 지난 9월 기준 전국 주유소 1만2684개 중 셀프주유소는 1365개로 10%를 넘어섰다.
전문가들은 셀프주유소 화재 건수는 아직 많지 않지만 일단 불이 나면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각별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종호 원광대 소방행정학과 교수는 “유증기는 더운 여름에 많이 생기지만 습도가 높으면 불꽃이 생기지 않는다”며 “건조한 날씨에 두꺼운 옷이나 폴리에스테르 소재의 옷감은 정전기 불꽃을 쉽게 일으켜 화재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셀프주유소의 화재 위험에 대한 관리나 안내는 개별 사업장에 맡겨져 있다. 그러다 보니 셀프주유소에 정전기 패드를 만지라는 안내문은 있지만 정전기 불꽃이 화재로 이어질 수 있다는 내용의 경고문은 대부분 없다.
서울소방재난본부 관계자는 “정전기 화재에 대한 경각심을 갖도록 주유소에 안전 계도활동을 펼치는 한편 운전자들을 대상으로 홍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손이 건조할수록 정전기가 잘 일어나기 때문에 셀프주유소를 자주 이용한다면 손이 건조하지 않게 관리하는 것도 예방법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박상익 기자 dirn@hank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