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 송전탑 갈등 해소를 위한 5개면 주민대표 등 30여명이 26일 경남도청에서 외부단체의 밀양 방문 자제를 호소하고 있다. 창원=강종효 기자
밀양 송전탑 갈등 해소를 위한 5개면 주민대표 등 30여명이 26일 경남도청에서 외부단체의 밀양 방문 자제를 호소하고 있다. 창원=강종효 기자
“11만명의 밀양시민 가운데 0.1%도 안되는 송전탑 건설 반대 목소리가 마치 밀양 전체인 것처럼 호도하는 외부 단체 때문에 주민 갈등은 물론 국론까지 분열되는 모습을 더 이상 지켜볼 수 없습니다.”

26일 오전 11시 경남도청 프레스센터. 박상문 밀양송전탑 갈등 해소를 위한 5개면 주민대표위원장, 김태호 밀양시 사회·봉사단체협의회 회장 등 30여명은 외부 단체의 밀양 방문을 자제해달라는 대국민 호소문을 낭독했다. 이들은 “외부세력 물러가라, 주민갈등 증폭된다. 대안없는 외부개입, 밀양주민 반대한다”라는 구호도 외쳤다. 밀양 765㎸ 송전탑 공사는 지난달 2일 재개돼 단장면 고례리 84번 송전탑 철탑 조립공사가 최근 완료되는 등 전체 52기 중 16기의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주민들 “제발 오지 마세요”

밀양 765㎸ 송전탑 공사를 반대하는 희망버스 방문 등 대규모 한국전력 규탄집회가 오는 30일로 예정된 가운데 밀양 주민들이 외부 단체의 밀양 방문 자제를 촉구하고 나섰다.

주민들은 “희망버스라는 이름으로 송전탑과 무관하게 국론만 분열시키는 불순 세력이 밀양으로 집결한다”며 “지역을 혼란의 도가니로 몰고가려는 것에 대해 시민들이 분노를 넘어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주민들은 “외부 단체를 원하지 않는다”며 “밀양을 진정 위한다면 주민 간, 지역 간 분열시키는 행위를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주민들은 “희망버스는 지역민들에게 ‘절망버스’고 암흑과 분열을 가져다주는 세력”이라며 “외부 단체가 밀양에서 물리적 행동을 한다면 시민의 이름으로 고발 조치하겠다”고 경고했다.

주민들은 정부와 공권력에 대해서도 “외부 세력, 불순 단체들이 밀양시를 혼란에 빠뜨린다면 엄중한 법 집행으로 지역민의 불신을 잠재우고 국가 질서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전국 25곳서 70여대 집결 예정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의 문규현 신부가 이끄는 ‘밀양 희망버스’는 30일 밀양 송전탑 건설 반대 주민 지원을 위해 밀양에 집결할 예정이다. 30~31일 이틀간 전국 25곳에서 희망버스 70여대로 참가하는 2000여명은 공사 중단 집회를 할 계획이다. 주민들의 반발 속에 집회가 열리면 크고 작은 마찰이 우려된다.

이번 희망버스를 준비하는 ‘11·30 희망버스기획단’은 지난 25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핵 발전 위주의 에너지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성찰하며 우리 모두의 삶과 공동체를 지키기 위한 첫걸음이 바로 송전탑 건설계획 백지화”라며 “송전탑 건설계획이 백지화되지 않는다면 우리 스스로 송전탑 공사를 중단시키겠다”고 밝혔다.

희망버스 참가자들은 30일 송전탑이 지나는 밀양시 산외면 보라마을에서 ‘희망문화제’를 열고 이후 마을마다 주민간담회, 마을잔치 등을 열 예정이다.

창원=강종효 기자 k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