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일본의 임대주택정책이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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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진 건설부동산부 기자 apple@hankyung.com
“글쎄요, 딱히 정부가 지원해주는 건 없는데요….”
지난 25일 주택임대시장 선진국으로 꼽히는 일본의 도쿄에서 만난 노리아키 시오미 일본임대주택관리협회 전무는 “정부의 어떤 지원 덕분에 시장이 성장할 수 있었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정부 지원이 없는데도 시장에 뛰어드는 업체가 있느냐”고 재차 질문했지만, “아무리 생각해봐도 (정부가) 해주는 것이 떠오르지 않는다”며 고개를 저었다.
협회에 함께 방문한 국내 건설회사 간부가 “그러면 규제는 있느냐”고 바꿔 묻자, 노리아키 전무는 이해하기 어렵다는 표정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정부 역할은 시장이 돌아가도록 틀을 만드는 데 그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정부가 좌지우지하면 시장의 자생력은 생기지 않는다”는 원론적인 이야기를 길게 늘어놨다.
일본에선 2차 세계대전 이후 주택 수요가 급증하자 임대주택을 공급하는 민간업체가 하나둘씩 생겨났다. 업체가 늘어나자 경쟁이 붙어 자연스럽게 서비스의 질도 높아졌다. 이런 과정에서 정부는 ‘관리 수준’의 개입만 했다는 설명이다.
국내 건설업계 대표단이 협회 방문을 마치고 연 간담회는 ‘정부 성토장’을 방불케 했다. S사 관계자는 “우리는 문제가 생기면 관련 제도를 활성화한답시고 떠들지만 결국 공무원 밥그릇인 규제만 늘어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부가 전세난을 잡기 위해 임대주택업을 활성화한다며 내놓은 것이 임대기간을 5~10년으로 제한하고, 표준건축비를 건축비의 75% 수준으로 못박는 등 규제로 귀결된 사실을 비판한 것이다.
D사 관계자는 “자재값은 급등했지만 임대료는 통제받고, 임대료 산정의 기준인 임대주택 표준건축비도 5년째 동결돼 사업성이 거의 없다”며 “건축비라도 현실화해 달라고 건의하니 ‘싸게 지으면 되지 않느냐’는 동문서답만 돌아왔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정부는 치솟는 전셋값을 잡기 위해 ‘민간임대시장 활성화’를 내걸고 각종 정책을 내놨지만 제대로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자유경쟁을 통해 경쟁력을 높인 일본의 사례가 새삼 주목을 받는 이유다.
이현진 건설부동산부 기자 apple@hankyung.com
지난 25일 주택임대시장 선진국으로 꼽히는 일본의 도쿄에서 만난 노리아키 시오미 일본임대주택관리협회 전무는 “정부의 어떤 지원 덕분에 시장이 성장할 수 있었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정부 지원이 없는데도 시장에 뛰어드는 업체가 있느냐”고 재차 질문했지만, “아무리 생각해봐도 (정부가) 해주는 것이 떠오르지 않는다”며 고개를 저었다.
협회에 함께 방문한 국내 건설회사 간부가 “그러면 규제는 있느냐”고 바꿔 묻자, 노리아키 전무는 이해하기 어렵다는 표정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정부 역할은 시장이 돌아가도록 틀을 만드는 데 그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정부가 좌지우지하면 시장의 자생력은 생기지 않는다”는 원론적인 이야기를 길게 늘어놨다.
일본에선 2차 세계대전 이후 주택 수요가 급증하자 임대주택을 공급하는 민간업체가 하나둘씩 생겨났다. 업체가 늘어나자 경쟁이 붙어 자연스럽게 서비스의 질도 높아졌다. 이런 과정에서 정부는 ‘관리 수준’의 개입만 했다는 설명이다.
국내 건설업계 대표단이 협회 방문을 마치고 연 간담회는 ‘정부 성토장’을 방불케 했다. S사 관계자는 “우리는 문제가 생기면 관련 제도를 활성화한답시고 떠들지만 결국 공무원 밥그릇인 규제만 늘어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부가 전세난을 잡기 위해 임대주택업을 활성화한다며 내놓은 것이 임대기간을 5~10년으로 제한하고, 표준건축비를 건축비의 75% 수준으로 못박는 등 규제로 귀결된 사실을 비판한 것이다.
D사 관계자는 “자재값은 급등했지만 임대료는 통제받고, 임대료 산정의 기준인 임대주택 표준건축비도 5년째 동결돼 사업성이 거의 없다”며 “건축비라도 현실화해 달라고 건의하니 ‘싸게 지으면 되지 않느냐’는 동문서답만 돌아왔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정부는 치솟는 전셋값을 잡기 위해 ‘민간임대시장 활성화’를 내걸고 각종 정책을 내놨지만 제대로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자유경쟁을 통해 경쟁력을 높인 일본의 사례가 새삼 주목을 받는 이유다.
이현진 건설부동산부 기자 ap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