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호체계 오작동…출발 못한 '공항行 KT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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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Story '서울역~인천공항 KTX 운행' 두달 연기한 까닭
3대이상 선로 위에 있으면 전력 부족 '스톱'
직통 공항철도와 시간차 없어 무용지물 논란
3대이상 선로 위에 있으면 전력 부족 '스톱'
직통 공항철도와 시간차 없어 무용지물 논란
“2012년 12월부터는 고속철도(KTX)로 서울역~인천국제공항을 20분 만에 갈 수 있습니다.”
2010년 9월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자회사인 코레일공항철도의 하승열 전 사장은 이처럼 ‘서울역~인천공항 간 KTX 직통열차’ 도입을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이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수색역 인근의 경의선과 공항철도 연결구간 시공이 늦어졌기 때문이다. 그렇게 해서 새로 제시된 개통 날짜는 2013년 12월28일. 하지만 이마저도 공수표로 전락했다. 국비 3100억원이 투입된 이 사업에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개통 1년3개월이나 미뤄져
1일 정부에 따르면 국토교통부와 철도시설공단, 코레일은 지난달 26일 긴급 회의를 열고 서울역~인천공항 간 KTX 직통열차 개통을 내년 2월로 연기하기로 했다.
KTX를 이용하는 승객이 버스 지하철 등의 환승 없이 논스톱으로 바로 인천공항까지 이동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2011년 6월에 착공한 이 사업은 기존 경의선과 공항철도를 연결하는 2.2㎞의 공사와 시속 110㎞로 달리는 기존 전동열차 운행노선에 시속 300㎞의 KTX 열차를 투입하는 두 가지 축을 중심으로 전개돼왔다.
이번 개통 지연의 가장 큰 원인은 시험 주행 중 발생한 신호 시스템 오작동이다. 서울역을 떠난 KTX는 경의선을 거쳐 수색 부근에서 연결선을 통해 공항철도로 접어든다. 충돌 사고를 막기 위해서는 공항철도로 들어서는 시점에서 관제센터와 열차 간 신호 교환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지난달 22일 실시된 시험 운행 중에 임시 시험 열차가 관제센터 지시와 반대로 움직이는 프로그램 오작동이 발생했다. 철도시설공단 관계자는 “단순 접촉 불량 때문에 문제가 생긴 것으로 시스템 오류는 금세 수정됐고, 안전에는 문제가 없다”며 사태 진화에 나섰다.
◆전력 부족으로 중간에 멈춰
이뿐만 아니다. KTX 열차가 서울역~인천공항을 일정 횟수 이상 운행할 경우 전력 부족으로 목적지인 인천공항에 도착하기도 전에 멈춰 버리는 현상이 새로 발견됐다. 철도기술연구원이 최근 실시한 시뮬레이션 결과를 보면 전력 소모량이 일반열차보다 3배 이상 많은 KTX 열차가 한 번에 3대 이상 선로 위에 있으면 전력이 모자라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철도시설공단 측은 그동안 충돌 사고가 우려된다는 이유로 하루 32회 운행(왕복 16회)하겠다는 목표를 18회로 줄이겠다고 밝혔지만 실제로는 이 같은 제약 때문에 운행 횟수를 줄인 것으로 드러났다.
게다가 당초 20분대에 서울역~인천공항을 주파한다던 이 열차는 현재 운영되고 있는 공항철도(43분)에 비해 불과 30초 정도 빠른 것으로 알려졌다. KTX와의 속도 격차를 줄이기 위해 시속 110㎞로 운행하고 있는 기존 열차를 시속 180㎞ 열차로 교체하기로 했지만 국내외에서 열차 도입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세종=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
2010년 9월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자회사인 코레일공항철도의 하승열 전 사장은 이처럼 ‘서울역~인천공항 간 KTX 직통열차’ 도입을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이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수색역 인근의 경의선과 공항철도 연결구간 시공이 늦어졌기 때문이다. 그렇게 해서 새로 제시된 개통 날짜는 2013년 12월28일. 하지만 이마저도 공수표로 전락했다. 국비 3100억원이 투입된 이 사업에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개통 1년3개월이나 미뤄져
1일 정부에 따르면 국토교통부와 철도시설공단, 코레일은 지난달 26일 긴급 회의를 열고 서울역~인천공항 간 KTX 직통열차 개통을 내년 2월로 연기하기로 했다.
KTX를 이용하는 승객이 버스 지하철 등의 환승 없이 논스톱으로 바로 인천공항까지 이동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2011년 6월에 착공한 이 사업은 기존 경의선과 공항철도를 연결하는 2.2㎞의 공사와 시속 110㎞로 달리는 기존 전동열차 운행노선에 시속 300㎞의 KTX 열차를 투입하는 두 가지 축을 중심으로 전개돼왔다.
이번 개통 지연의 가장 큰 원인은 시험 주행 중 발생한 신호 시스템 오작동이다. 서울역을 떠난 KTX는 경의선을 거쳐 수색 부근에서 연결선을 통해 공항철도로 접어든다. 충돌 사고를 막기 위해서는 공항철도로 들어서는 시점에서 관제센터와 열차 간 신호 교환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지난달 22일 실시된 시험 운행 중에 임시 시험 열차가 관제센터 지시와 반대로 움직이는 프로그램 오작동이 발생했다. 철도시설공단 관계자는 “단순 접촉 불량 때문에 문제가 생긴 것으로 시스템 오류는 금세 수정됐고, 안전에는 문제가 없다”며 사태 진화에 나섰다.
◆전력 부족으로 중간에 멈춰
이뿐만 아니다. KTX 열차가 서울역~인천공항을 일정 횟수 이상 운행할 경우 전력 부족으로 목적지인 인천공항에 도착하기도 전에 멈춰 버리는 현상이 새로 발견됐다. 철도기술연구원이 최근 실시한 시뮬레이션 결과를 보면 전력 소모량이 일반열차보다 3배 이상 많은 KTX 열차가 한 번에 3대 이상 선로 위에 있으면 전력이 모자라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철도시설공단 측은 그동안 충돌 사고가 우려된다는 이유로 하루 32회 운행(왕복 16회)하겠다는 목표를 18회로 줄이겠다고 밝혔지만 실제로는 이 같은 제약 때문에 운행 횟수를 줄인 것으로 드러났다.
게다가 당초 20분대에 서울역~인천공항을 주파한다던 이 열차는 현재 운영되고 있는 공항철도(43분)에 비해 불과 30초 정도 빠른 것으로 알려졌다. KTX와의 속도 격차를 줄이기 위해 시속 110㎞로 운행하고 있는 기존 열차를 시속 180㎞ 열차로 교체하기로 했지만 국내외에서 열차 도입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세종=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