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냐와 탄자니아 등이 속한 동아프리카공동체(EAC) 5개국이 향후 10년 안에 유로화와 유사한 형태의 단일통화체제를 구축하기로 합의했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EAC 5개국(케냐 우간다 탄자니아 르완다 부룬디) 정상들은 우간다 수도 캄팔라의 휴양지 무뇨뇨리조트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하나 된 사람들과 운명 공동체: 통화 단일화를 향하여’란 제목의 공동선언문을 발표했다. EAC는 이 선언문에서 “앞으로 10년 내에 EAC 회원국 간 단일통화 시스템을 만들고 이를 관리하기 위한 중앙은행 시스템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EAC 의장국인 케냐의 우후루 케냐타 대통령은 “동아프리카 지역이 더 이상 빈곤과 갈등의 상징이 아니라 세계 시장에서 각광받는 매력적인 투자처로 성장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또 “단일통화를 사용하면 국가 간 환차손과 화폐 교환에 따른 불필요한 비용을 줄일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EAC는 2000년 7월 케냐와 탄자니아, 우간다 3국이 관세와 시장관리, 정치적 연합을 도모한다는 목적으로 설립했다. 2007년 르완다와 부룬디가 신규 회원국이 됐으며, EAC에 참여하려는 인근 아프리카 국가가 느는 추세다. 2005년 상호 관세동맹을 체결했고, 2010년엔 EAC 간 공동시장을 출범시키는 등 경제 협력을 확대해 왔다.

하지만 2011년 단일통화체제를 구성하자는 주장이 나온 뒤 회원국 간 마찰이 심해지면서 이번 공동선언문이 나오기 전까지 EAC의 경협 논의 또한 지지부진한 상황에 빠졌다. 새 통화 도입에 따른 물가상승률 변동과 같은 자국 내 영향을 염려했기 때문이다. 오스월드 리 동아프리카개발은행 이코노미스트는 “EAC가 단일통화를 만들기엔 각국의 정치와 경제적 불확실성이 너무 크다”며 “성공한다 해도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EAC에 따르면 EAC 역내 인구는 총 1억3500만명이다. 특히 케냐와 우간다는 신흥 산유국으로 떠오르고 있으며, 탄자니아는 천연가스 부국이라는 것이 강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