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시장 불안 고조…3일 보완대책 발표
정부가 3일 경제장관회의를 열어 ‘8·28 부동산 대책’에 대한 보완책을 논의한 뒤 결과를 발표한다. 이번 대책에는 임대주택과 전세대출 확대 등 전·월세시장 추가 안정을 위한 조치들이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조원동 청와대 경제수석은 2일 “국회의 부동산 관련 법안 처리가 지연되면서 전셋값이 치솟고 주택거래가 불안정해지는 등 시장 혼란이 심화되고 있다”며 “8·28 전월세 종합대책에서 발표된 방안들을 보완하는 것이 골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8·28 대책은 정부가 지난 8월 발표한 전·월세 대책으로 치솟는 전셋값을 잡는 데 한계를 보인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전·월세시장 혼란 심화

하반기 들어 전셋집이 갈수록 부족해지면서 전셋값도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다. 반면 월셋집은 남아돌면서 주택임대시장 양극화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2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주택 전세가격은 지난 10월보다 0.52% 올라 15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서울 등 수도권(0.74%)과 지방(0.32%)을 포함해 전국 17개 광역시·도 모두 올랐다. 같은 달 수도권과 부산 등 지방 5대 광역시의 주택 월세가격은 직전달보다 0.1% 떨어져 8개월째 하락했다.

전·월세시장의 불안정한 현상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부동산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집주인은 월세를 선호하는 반면 세입자들은 전셋집을 찾는 수급 불균형 상태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서다. 감정원 집계 결과 전세 주택을 월세로 바꿀 때 전셋값을 기준으로 적용하는 연간 이자율인 월세이율은 이달 기준으로 연 9.72%(월 0.81%) 수준이어서 연 3% 수준인 정기예금 금리보다 3배가량 높다. 집주인이 월세를 선호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국회 부동산대책 처리도 시급

전문가들은 ‘8·28 대책’의 핵심인 전세 수요를 매매로 돌리는 정책과 더불어 세입자의 주거비 부담을 낮출 수 있는 ‘투트랙 전략’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전셋값 급등으로 지난달 주택 전세가율(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은 61.6%에 달했지만 매매 수요는 좀처럼 확산되지 않고 있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취득세 영구 인하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 분양가 상한제 탄력 운영 등 국회에 발목이 잡혀 있는 부동산 시장 활성화 법안 통과가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월세 전환으로 늘어나고 있는 세입자의 주거비 절감 대책도 필요한 상황이다. 전체 주택의 월세 가격은 하락하고 있지만, 주거 여건이 좋은 아파트의 경우 두 달 연속 보합세를 유지했다.

감정원의 ‘월세시장 분석과 정책방향’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월세 주택의 평균 주거비용은 연간 951만원으로 전세(370만원)보다 2.5배 정도 높다. 박기정 감정원 연구위원은 “저소득층의 경우 불경기 상황에서 월세까지 내면 가처분소득이 줄어들어 소비 위축과 내수 경기 침체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