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銀·신한카드 희망퇴직…금융 구조조정 가속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우리銀 2014년 1분기 계획·신한카드 신청 중
농협·수협 연내 실시…SC銀 노조서 제시
농협·수협 연내 실시…SC銀 노조서 제시
시중은행을 비롯해 카드사, 보험사에도 희망퇴직 바람이 불고 있다. 연말부터 내년 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인력 구조조정 프로그램을 가동할 계획이다. 우리은행 농협은행 SC은행 등은 이미 희망퇴직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보험사와 신용카드사들도 가세하고 있어 금융권의 감원 칼바람이 거세질 전망이다. 저금리에다 ‘소비자 보호’를 우선하는 분위기로 인해 수익성 하락이 지속되고 있어 인력 포트폴리오 재구성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게 금융회사들의 판단이다.
○우리은행 100여명 신청할 듯
우리은행은 만 55세에 이른 전 직원을 대상으로 내년 1분기에 희망퇴직 신청을 받기로 했다. 임금피크제 전환 대상 직원 200여명 중 100여명이 신청할 것으로 우리은행 측은 보고 있다. 농협은행과 수협은행도 희망퇴직에 각각 200여명과 20여명이 신청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노조 측이 먼저 희망퇴직을 제안한 곳도 있다. SC은행 노조는 다음주 시작하는 임단협에서 희망퇴직 실시 안건을 논의하자고 사측에 제시했다. SC은행 측이 영업 확대 전략 등을 강하게 추진할 계획임이 알려지면서 영업에 부담을 느낀 일부 직원들 사이에 퇴직금을 받고 떠나려는 분위기가 형성돼서다. SC은행은 아직 구체적인 내용은 정하지 못하고 있다. 노조가 퇴직금 명목으로 30개월치 임금 지급을 주장했지만 예산상 이를 수용하기 힘들어서다.
국민은행은 노조의 제안이 있을 경우 희망퇴직을 검토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와 별개로 영업점 통폐합, 인력 재배치 등으로 경영 효율화를 추진하고 있다. 실제 국민은행은 최근 영업점 55곳을 폐쇄하겠다고 밝혔다. 이 밖에 신한은행은 내년 초 희망퇴직 실시 여부를 검토 중이다.
○금융권 전체로 확산
희망퇴직 바람은 보험, 카드업계도 예외가 아니다. 신한카드는 4일부터 사흘 동안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 2007년 LG카드와 합병 이후 심해진 인사 적체가 해소되지 않고 있어서다. 2800여명의 정규직원 중 100~150명이 신청할 것으로 전망된다.
저금리 고착화와 계약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보험업계에도 만만찮은 구조조정 바람이 불고 있다. 알리안츠생명은 2003년 이후 10년 만에 희망퇴직을 실시한다. 노동조합과 협의를 거쳐 연내 희망퇴직 규모와 조건 등을 조만간 결정할 예정이다.
업계 선도주자인 삼성생명도 지난달 말 직원들을 대상으로 ‘전직 지원 프로그램’ 신청을 받았다. 이 프로그램은 직원이 보험대리점을 창업하거나 보험 관련 전문 강사로 전직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것이다.
이 밖에 하나생명은 지난 10월까지 전체 직원 중 51명에 대해 희망퇴직을 시행했다. 한화손해보험도 최근 65명을 희망퇴직시켰다.
보험사 한 관계자는 “수익성이 계속 떨어지고 있어 현재 수준의 인력을 유지해서는 중장기적으로 경영 전략을 세우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희망퇴직을 실시했다”고 말했다.
박신영/김은정/임기훈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