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효진 기자 ] 박지영 컴투스 대표가 끝내 자리를 떠나기로 했다. 송병준 게임빌 대표가 컴투스 대표까지 맡아 이끌 예정이다.

박지영 대표, 15년 만에 컴투스 떠난다…송병준 대표가 컴투스·게임빌 경영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컴투스는 송병준 게임빌 대표와 이용국 부사장, 송재준 부사장을 선임하는 안건을 임시주주총회 안건으로 상정한다고 전날 밝혔다.

임시주총은 오는 19일 열리며, 안건이 통과될 경우 송 대표가 컴투스를 이끌게 된다.

이에 따라 박 대표와 남편인 이영일 부사장은 15년 만에 컴투스 경영에서 손을 떼게 된다. 박 대표는 1998년 컴투스를 설립해 이끌며 대표적인 여성 CEO로 주목을 받았다. 컴투스는 지난 2007년에는 모바일 게임 업체 중 처음으로 코스닥 시장에서 상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컴투스는 꾸준한 매출을 발생시켰던 '타이니팜'과 '히어로즈워' 등 기존 게임들의 트래픽이 하락하고, 매출 감소가 급격하게 일어나면서 최근 부진한 실적을 내놓았다. 자체 개발 게임의 출시 수도 감소하고, 신규로 자체 개발하고 있는 또한 부진한 모습을 보여 일각에서는 컴투스 개발 능력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게임빌은 지난 10월 4일 컴투스 최대주주인 이영일 부사장과 박지영 대표 주식 215만5813주(지분 21.37%)를 700억원에 인수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영일 부사장과 그 특수관계인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 경영권을 양수하기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한 것이다.

게임빌 측은 "송 대표가 컴투스 대표로 취임할 경우 게임빌과 함께 두 회사를 이끌게 된다"며 "합병의 개념은 아니고, 양사 업무나 내부 강점들을 분석하면서 효율화를 위한 작업들을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컴투스는 400여명 가량의 게임 개발 역량을 둔 게임사다. 반면 게임빌은 주로 게임을 수급하는 퍼블리싱에 주력하고 있다. 따라서 게임빌은 컴투스 인수를 통해 콘텐츠 수급과 장르 다양화를 이룰 수 있는 개발 역량 강화에 주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게임빌과 컴투스의 국내 모바일 시장 점유율은 각각 5% 수준으로, 두 회사가 합쳐지면 CJ E&M(점유율 30%), NHN엔터테인먼트(점유율 6%) 등과 같은 대형사로 성장할 가능성이 열린다.

한편, 박 대표는 재충전의 시간을 갖고 향후 거취를 고민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