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스타⑦]'차량공유 서비스' 쏘카, 매월 200% 성장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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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효진 기자 ] "안되는 일을 되게 하는데 익숙합니다."
김지만 쏘카(SOCAR) 대표이사(사진)는 부드럽지만 단호한 목소리로 여러 차례 강조했다. 국내 대표적인 카셰어링 업체를 키우고, 매월 200% 성장세를 자랑하는 비결이 여기에 있는 듯 했다.
김 대표는 다음커뮤니케이션에서 항공사진을 활용한 '다음 지도' 등 신사업을 개발하고, 'IB(투자은행)의 명가' 우리투자증권에서 투자 관련 업무를 담당했다. 약 15년 직장 생활에 마침표를 찍고 창업에 뛰어 든 것은 새로운 사업을 보는 눈과 투자에 대한 감(感)이 있었기 때문이다.
김 대표가 분(分) 단위로 차량을 빌려 쓸 수 있는 차량공유 서비스를 국내에 최초 도입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주변 사람들이 "한국인들은 소유욕이 강해 차량 공유 서비스는 성공할 수 없다"며 극구 말렸지만, 그의 신념은 확고했다. 쏘카는 올 3월 서울 서비스를 오픈한 후, 매월 200%씩 성장하며 가치를 스스로 증명하고 있다.
◆ 제주도에 '공유경제' 이슈 띄워
"2006년 다음커뮤니케이션에 몸 담고 있었을 때 본사가 제주도로 이전했습니다. 제주도에 가서 보니 대중교통이 불편해 집집마다 차량 2대 씩은 소유하고 있더라고요. 소득 수준이 그리 높지 않은데도 말이죠. 사회적인 낭비라고 생각했습니다. 또 비수기에는 주차장에 렌터카가 몇 백대 씩 방치돼 있었어요. '쏘카'는 여기서 착안한 서비스입니다."
쏘카는 현재 서울시의 공식 나눔카(카셰어링·자동차 공유 서비스) 사업자다. 차를 직접 소유했을 때 드는 높은 유지비용 없이도 필요한 시점에 쉽고 빠르게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주택가나 업무지구, 대중교통 거점에 마련된 지정 주차장에 쏘카 차량이 배치돼 있으며, 가입한 회원들이 30분 단위로 근처 차량을 예약해 이용할 수 있다.
카셰어링은 국내에서 처음 시도된 사업은 아니다. 미국에서는 '공유 경제'의 대표적인 사례로 손꼽히고 있다. 2011년 4월에는 '집카(Zipcar)'라는 업체가 나스닥 시장 상장에 성공하면서 사업성을 인정받기도 했다.
쏘카는 여기에 IT 기술을 접목했다. 회원카드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차량 문을 제어할 수 있는 방식이다. 차량 이용에 따른 요금은 대여료와 유류비로 구분돼 가입시 등록한 결제카드로 자동 결제된다.
그럼에도 김 대표가 직접 투자제안서를 만들고, 투자자를 찾아다닐 때에는 '안된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한다.
"카셰어링 사업을 한다니까 비싼 차를 사람들이 빌려가서 사고치면 어떡하느냐는 걱정을 가장 많이 하더라고요. 그런데 제주도는 사고를 내고 도망쳐도 1시간~1시간 30분이면 다 잡을 수 있습니다. (웃음) 차량 공유 서비스를 테스트하기 최적의 장소였죠. 또 제주도는 한 해 동안 1000만명이 넘는 관광객이 다녀갑니다. 정 안되면 나중에 렌터카 사업으로라도 버티겠다는 심정으로 시작했습니다"
◆ 서울서 제 2 도약…재이용률 60% 달해
김 대표는 2011년 11월 '쏘카'를 창립하고, 20~30대 차량으로 제주도에서 사업을 '테스트'했다. 초기 성장통은 만만치 않았다. 이용자 수가 적을 때에는 주차장에 놔둔 차가 방전되기 일쑤여서 일일이 차 시동을 걸어주는 일부터 했다.
그러나 그의 예상대로 신제주내 아파트 밀집지역, 대학가 주변을 중심으로 이용자가 급증하기 시작했고, 주말에는 예약이 꽉 찼다. 서울 진출을 꿈 꾼 것도 그 때 부터다.
"서울은 대중교통이 잘 발달됐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 승산이 있다고 봅니다. 차를 평소에는 굳이 소유할 필요가 없고, 1년에 몇 번 차가 꼭 필요한 날에만 '쏘카'를 이용하면 되기 때문이죠. 취업난에 시달리고 있는 젊은 층이나 신혼부부의 반응이 특히 좋습니다"
쏘카는 올 3월 서울시의 공식 카셰어링 업체로 선정되면서 상승가도를 달리고 있다. 서울시는 카셰어링 차량에 공영주차장 비용을 50% 할인하고, 쏘카 홍보 비용을 대주고 있다.
쏘카가 운행하는 차량은 현재 300대, 올해 말 400대까지 늘어날 예정이다. 내년에는 1000대가 목표다. 쏘카를 이용하는 회원 수도 서울에 진출한 후 급격히 늘어 현재 6만명에 달한다. 다시 이용하는 비율이 60%다. 내년 회원 수는 20만명이 넘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개발, 인프라 등 간접비를 제외한 카셰어링 사업 자체는 손익분기점(BEP)에 거의 도달했다. 사업을 시작한 지 약 2년 만이다.
◆ '모빌리티 커뮤니티' 만드는 게 목표
다만 편도 이용이 안 된다는 단점은 극복해 내야 할 사안이다. 현재 쏘카는 차를 빌린 장소에 다시 반납해야만 한다.
"쏘카 커뮤니티를 운영한 결과 실제 이용자들 대부분이 편도 서비스를 원하더라고요. 사실 현재로서는 주차장을 확보하는데 어려움이 있습니다. 영업소는 현행법상 반드시 사무실과 손님을 응대할 수 있는 직원을 둬야만 하거든요. 쏘카는 무인으로 운영되는데도 말이죠. 다만 '공유 경제'와 관련된 낡은 법이 개정될 것이란 기대감에 향후 서비스는 계속 준비하고 있습니다."
김 대표가 궁극적으로 목표하고 있는 것은 개인과 개인을 연결하는 서비스다. 집에서 노는 차량을 필요한 사람에게 잠시 빌려줄 수 있도록 징검다리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관련 법규가 보완될 것으로 보고 커뮤니티 활성화에 중점을 두고 있다.
"실제 쏘카 앱에서 커뮤니티를 운영하다 보니 차를 공유하는 사람끼리 탄탄한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차량 안에 음악을 넣은 USB를 남겨 음악을 같이 듣자고도 하고, 이용 날짜가 임박한 상품권을 남겨두는 경우도 봤습니다. 이동 수단을 기반으로 한 '모빌리티 커뮤니티'가 형성되고 있는 것이죠. 좀더 발전한다면 차를 같이 나눠쓰자는 커뮤니티도 활성화되지 않을까요"
쏘카는 지난 8월 '콜라보레이티브 펀드'(Collaborative Fund)로 부터 성장성을 인정 받아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이 펀드는 유튜브 최고기술책임자(CTO)인 채드 헐레이 등이 투자자로 활동하고 있다.
김 대표는 "앞으로는 쏘카의 카셰어링 회원증을 갖고 있는 것을 자부심으로 느낄 수 있을 만큼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만들어가는 브랜드가 되겠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
김지만 쏘카(SOCAR) 대표이사(사진)는 부드럽지만 단호한 목소리로 여러 차례 강조했다. 국내 대표적인 카셰어링 업체를 키우고, 매월 200% 성장세를 자랑하는 비결이 여기에 있는 듯 했다.
김 대표는 다음커뮤니케이션에서 항공사진을 활용한 '다음 지도' 등 신사업을 개발하고, 'IB(투자은행)의 명가' 우리투자증권에서 투자 관련 업무를 담당했다. 약 15년 직장 생활에 마침표를 찍고 창업에 뛰어 든 것은 새로운 사업을 보는 눈과 투자에 대한 감(感)이 있었기 때문이다.
김 대표가 분(分) 단위로 차량을 빌려 쓸 수 있는 차량공유 서비스를 국내에 최초 도입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주변 사람들이 "한국인들은 소유욕이 강해 차량 공유 서비스는 성공할 수 없다"며 극구 말렸지만, 그의 신념은 확고했다. 쏘카는 올 3월 서울 서비스를 오픈한 후, 매월 200%씩 성장하며 가치를 스스로 증명하고 있다.
◆ 제주도에 '공유경제' 이슈 띄워
"2006년 다음커뮤니케이션에 몸 담고 있었을 때 본사가 제주도로 이전했습니다. 제주도에 가서 보니 대중교통이 불편해 집집마다 차량 2대 씩은 소유하고 있더라고요. 소득 수준이 그리 높지 않은데도 말이죠. 사회적인 낭비라고 생각했습니다. 또 비수기에는 주차장에 렌터카가 몇 백대 씩 방치돼 있었어요. '쏘카'는 여기서 착안한 서비스입니다."
쏘카는 현재 서울시의 공식 나눔카(카셰어링·자동차 공유 서비스) 사업자다. 차를 직접 소유했을 때 드는 높은 유지비용 없이도 필요한 시점에 쉽고 빠르게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주택가나 업무지구, 대중교통 거점에 마련된 지정 주차장에 쏘카 차량이 배치돼 있으며, 가입한 회원들이 30분 단위로 근처 차량을 예약해 이용할 수 있다.
카셰어링은 국내에서 처음 시도된 사업은 아니다. 미국에서는 '공유 경제'의 대표적인 사례로 손꼽히고 있다. 2011년 4월에는 '집카(Zipcar)'라는 업체가 나스닥 시장 상장에 성공하면서 사업성을 인정받기도 했다.
쏘카는 여기에 IT 기술을 접목했다. 회원카드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차량 문을 제어할 수 있는 방식이다. 차량 이용에 따른 요금은 대여료와 유류비로 구분돼 가입시 등록한 결제카드로 자동 결제된다.
그럼에도 김 대표가 직접 투자제안서를 만들고, 투자자를 찾아다닐 때에는 '안된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한다.
"카셰어링 사업을 한다니까 비싼 차를 사람들이 빌려가서 사고치면 어떡하느냐는 걱정을 가장 많이 하더라고요. 그런데 제주도는 사고를 내고 도망쳐도 1시간~1시간 30분이면 다 잡을 수 있습니다. (웃음) 차량 공유 서비스를 테스트하기 최적의 장소였죠. 또 제주도는 한 해 동안 1000만명이 넘는 관광객이 다녀갑니다. 정 안되면 나중에 렌터카 사업으로라도 버티겠다는 심정으로 시작했습니다"
◆ 서울서 제 2 도약…재이용률 60% 달해
김 대표는 2011년 11월 '쏘카'를 창립하고, 20~30대 차량으로 제주도에서 사업을 '테스트'했다. 초기 성장통은 만만치 않았다. 이용자 수가 적을 때에는 주차장에 놔둔 차가 방전되기 일쑤여서 일일이 차 시동을 걸어주는 일부터 했다.
그러나 그의 예상대로 신제주내 아파트 밀집지역, 대학가 주변을 중심으로 이용자가 급증하기 시작했고, 주말에는 예약이 꽉 찼다. 서울 진출을 꿈 꾼 것도 그 때 부터다.
"서울은 대중교통이 잘 발달됐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 승산이 있다고 봅니다. 차를 평소에는 굳이 소유할 필요가 없고, 1년에 몇 번 차가 꼭 필요한 날에만 '쏘카'를 이용하면 되기 때문이죠. 취업난에 시달리고 있는 젊은 층이나 신혼부부의 반응이 특히 좋습니다"
쏘카는 올 3월 서울시의 공식 카셰어링 업체로 선정되면서 상승가도를 달리고 있다. 서울시는 카셰어링 차량에 공영주차장 비용을 50% 할인하고, 쏘카 홍보 비용을 대주고 있다.
쏘카가 운행하는 차량은 현재 300대, 올해 말 400대까지 늘어날 예정이다. 내년에는 1000대가 목표다. 쏘카를 이용하는 회원 수도 서울에 진출한 후 급격히 늘어 현재 6만명에 달한다. 다시 이용하는 비율이 60%다. 내년 회원 수는 20만명이 넘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개발, 인프라 등 간접비를 제외한 카셰어링 사업 자체는 손익분기점(BEP)에 거의 도달했다. 사업을 시작한 지 약 2년 만이다.
◆ '모빌리티 커뮤니티' 만드는 게 목표
다만 편도 이용이 안 된다는 단점은 극복해 내야 할 사안이다. 현재 쏘카는 차를 빌린 장소에 다시 반납해야만 한다.
"쏘카 커뮤니티를 운영한 결과 실제 이용자들 대부분이 편도 서비스를 원하더라고요. 사실 현재로서는 주차장을 확보하는데 어려움이 있습니다. 영업소는 현행법상 반드시 사무실과 손님을 응대할 수 있는 직원을 둬야만 하거든요. 쏘카는 무인으로 운영되는데도 말이죠. 다만 '공유 경제'와 관련된 낡은 법이 개정될 것이란 기대감에 향후 서비스는 계속 준비하고 있습니다."
김 대표가 궁극적으로 목표하고 있는 것은 개인과 개인을 연결하는 서비스다. 집에서 노는 차량을 필요한 사람에게 잠시 빌려줄 수 있도록 징검다리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관련 법규가 보완될 것으로 보고 커뮤니티 활성화에 중점을 두고 있다.
"실제 쏘카 앱에서 커뮤니티를 운영하다 보니 차를 공유하는 사람끼리 탄탄한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차량 안에 음악을 넣은 USB를 남겨 음악을 같이 듣자고도 하고, 이용 날짜가 임박한 상품권을 남겨두는 경우도 봤습니다. 이동 수단을 기반으로 한 '모빌리티 커뮤니티'가 형성되고 있는 것이죠. 좀더 발전한다면 차를 같이 나눠쓰자는 커뮤니티도 활성화되지 않을까요"
쏘카는 지난 8월 '콜라보레이티브 펀드'(Collaborative Fund)로 부터 성장성을 인정 받아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이 펀드는 유튜브 최고기술책임자(CTO)인 채드 헐레이 등이 투자자로 활동하고 있다.
김 대표는 "앞으로는 쏘카의 카셰어링 회원증을 갖고 있는 것을 자부심으로 느낄 수 있을 만큼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만들어가는 브랜드가 되겠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