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영화 된 GM…'홀로서기' 하자마자 여성 CEO 발탁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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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환점 맞은 105년 GM
美 정부, 105억弗 손실 감수하며 지분 전량 매각
임원보수 제한 등 풀려…기업경쟁력 제고 '날개'
바라 차기CEO, 구조조정 이끌며 변화 주도할 듯
美 정부, 105억弗 손실 감수하며 지분 전량 매각
임원보수 제한 등 풀려…기업경쟁력 제고 '날개'
바라 차기CEO, 구조조정 이끌며 변화 주도할 듯
미국 정부가 갖고 있던 제너럴모터스(GM) 주식을 모두 처분했다고 발표(현지시간 9일)한 다음날인 10일. 블룸버그통신은 GM의 차기 최고경영자(CEO)에 ‘51세의 여성 수석 부사장’ 메리 바라가 내정됐다고 보도했다. 미국 정부가 GM에 투입된 공적자금 중 105억달러를 회수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신속한 민영화’와 ‘즉각적인 새 CEO 내정’이 이뤄진 셈이다.
잭 루 미국 재무장관은 “(기업 회생에 투입된)공적자금은 이익을 내는 게 목적이 아니다”고 말했다.
○미 정부, GM 지분 매각
미 재무부는 보유 중인 GM 지분 3110만주(2.2%)를 처분했다고 지난 9일 발표했다. 이로써 GM은 구제금융 5년 만에 민영화됐다. 정부의 공적자금 회수 성적은 ‘낙제점’이다.
GM에 쏟아부은 혈세는 495억달러였지만 정부가 주식을 팔아 거머쥔 돈은 총 390억달러에 그쳤다. 단순 계산으로 105억달러의 손실이다. 하지만 루 재무장관은 “수십만 명이 일자리를 되찾았고 자동차산업이 되살아났다”는 점을 강조했다. GM은 지난해 49억달러의 순이익을 거뒀다. 현금보유액은 현재 268억달러에 이른다.
GM은 2008년 금융위기 때 파산위기에 몰렸다. 당시 미국인 4명 중 3명꼴로 반대했음에도 불구하고 버락 오바마 정부는 공적자금을 투입해 GM의 최대주주(지분 60.8%)가 됐다. 그로부터 GM은 ‘거번먼트 모터스(Government Motors·정부 소유 자동차회사)’란 오명을 달고 다녔다. 브랜드 통폐합, 공장 폐쇄, 직원 해고 등 구조조정이 뒤따랐다. 경영진 인사는 물론 임원 보수마저 정부 통제를 받았다. GM이 2010년 1, 2분기 연속 흑자로 돌아서자 정부는 그해 11월 GM을 재상장시켰고 그때부터 주식 매각을 시작했다.
2011년 4월28일 당시 티머시 가이트너 재무장관은 “GM 주식매각 작업에서 손실을 볼 각오가 돼 있다”고 말했다. 민영화를 서두르겠다는 강한 의지 표현이었다. 그는 “정부는 이익 극대화를 추구하는 민간 투자자와 다르다. 경제를 살리고 일자리를 구하는 게 정부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미 재무부는 지난달 초 GM 지분 전량 매각 시점을 내년 초에서 연내로 앞당기겠다고 밝혔다. 그 후 GM 주가는 상승세를 이어갔다. 더 기다리면 더 높은 가격에 팔 수도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재무부는 약속대로 모두 처분했다. GM 주가는 지난 9일 0.70% 오른 40.90달러에 마감하며 재상장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시장이 GM의 민영화를 반긴 것이다.
○공적자금 회수보다 민영화가 우선
미 정부가 손실을 감수하면서 GM 지분을 서둘러 매각한 것은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보다 ‘빠른 민영화’를 더 중시했기 때문이다.
씨티그룹 민영화도 비슷한 사례다. 미 정부는 2008년 8월 씨티그룹에 450억달러의 공적자금을 투입했다. 그 후 2010년 10월 보유 지분을 모두 처분, 2년2개월 만에 손을 뗐다. 정부 간섭에 따른 경영의 비효율을 차단하고 ‘자율경영’을 보장하는 것이 해당 기업뿐만 아니라 국가 경제 전체에 더 이익이라는 판단이 깔려 있다고 볼 수 있다.
칼 브라우어 켈리블루북(KBB) 선임연구원은 “GM은 임원 보수 제한이 풀리게 돼 유능한 인력을 더 이상 경쟁업체에 빼앗기지 않아도 되고 유능한 인재까지 영입할 수 있을 것”이라며 경쟁력이 향상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동안 GM은 여러 차례 임원 보수 인상을 정부에 요구했지만 재무부는 ‘규정’에 따라 거부했다. 마크 로이스 GM 북미사장은 “거번먼트 모터스라는 비아냥을 더 이상 듣지 않아도 된다”며 “차가 앞으로 더 잘 팔릴 것”이라고 자신했다.
GM의 신속한 민영화는 12조원 이상의 공적자금이 투입돼 14년째 한국 정부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우리금융지주의 더딘 민영화 작업과는 대조적이다.
○메리 바라, 시장경쟁 주도할 듯
바라 CEO 내정자는 GM 역사상 첫 여성 CEO다. 바라의 아버지는 GM 폰티악 생산라인에서 엔지니어로 39년간 근속했다.
바라 CEO 내정자는 입사 후 줄곧 생산기술 부문에서 근무해 오다 회사가 위기에 처했던 2009년부터 글로벌 인재관리(HR) 부문을 맡았다. GM의 구조조정을 이끌면서 개발비용을 줄이는 등 회사의 변화를 주도했다. 지난해 부터는 수석 부사장으로 글로벌 신제품 개발과 품질관리 등을 책임졌다.
바라 내정자는 앞으로 정부 간섭 없이 전권을 쥐고 일본 및 미국 주요 업체들과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됐다.
댄 애커슨 CEO는 2015년 초 사임할 것으로 알려졌으나 최근 보상 계약이 변경되면서 장기 스톡옵션을 전혀 받지 못했다.
워싱턴=장진모 특파원 jang@hankyung.com
잭 루 미국 재무장관은 “(기업 회생에 투입된)공적자금은 이익을 내는 게 목적이 아니다”고 말했다.
○미 정부, GM 지분 매각
미 재무부는 보유 중인 GM 지분 3110만주(2.2%)를 처분했다고 지난 9일 발표했다. 이로써 GM은 구제금융 5년 만에 민영화됐다. 정부의 공적자금 회수 성적은 ‘낙제점’이다.
GM에 쏟아부은 혈세는 495억달러였지만 정부가 주식을 팔아 거머쥔 돈은 총 390억달러에 그쳤다. 단순 계산으로 105억달러의 손실이다. 하지만 루 재무장관은 “수십만 명이 일자리를 되찾았고 자동차산업이 되살아났다”는 점을 강조했다. GM은 지난해 49억달러의 순이익을 거뒀다. 현금보유액은 현재 268억달러에 이른다.
GM은 2008년 금융위기 때 파산위기에 몰렸다. 당시 미국인 4명 중 3명꼴로 반대했음에도 불구하고 버락 오바마 정부는 공적자금을 투입해 GM의 최대주주(지분 60.8%)가 됐다. 그로부터 GM은 ‘거번먼트 모터스(Government Motors·정부 소유 자동차회사)’란 오명을 달고 다녔다. 브랜드 통폐합, 공장 폐쇄, 직원 해고 등 구조조정이 뒤따랐다. 경영진 인사는 물론 임원 보수마저 정부 통제를 받았다. GM이 2010년 1, 2분기 연속 흑자로 돌아서자 정부는 그해 11월 GM을 재상장시켰고 그때부터 주식 매각을 시작했다.
2011년 4월28일 당시 티머시 가이트너 재무장관은 “GM 주식매각 작업에서 손실을 볼 각오가 돼 있다”고 말했다. 민영화를 서두르겠다는 강한 의지 표현이었다. 그는 “정부는 이익 극대화를 추구하는 민간 투자자와 다르다. 경제를 살리고 일자리를 구하는 게 정부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미 재무부는 지난달 초 GM 지분 전량 매각 시점을 내년 초에서 연내로 앞당기겠다고 밝혔다. 그 후 GM 주가는 상승세를 이어갔다. 더 기다리면 더 높은 가격에 팔 수도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재무부는 약속대로 모두 처분했다. GM 주가는 지난 9일 0.70% 오른 40.90달러에 마감하며 재상장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시장이 GM의 민영화를 반긴 것이다.
○공적자금 회수보다 민영화가 우선
미 정부가 손실을 감수하면서 GM 지분을 서둘러 매각한 것은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보다 ‘빠른 민영화’를 더 중시했기 때문이다.
씨티그룹 민영화도 비슷한 사례다. 미 정부는 2008년 8월 씨티그룹에 450억달러의 공적자금을 투입했다. 그 후 2010년 10월 보유 지분을 모두 처분, 2년2개월 만에 손을 뗐다. 정부 간섭에 따른 경영의 비효율을 차단하고 ‘자율경영’을 보장하는 것이 해당 기업뿐만 아니라 국가 경제 전체에 더 이익이라는 판단이 깔려 있다고 볼 수 있다.
칼 브라우어 켈리블루북(KBB) 선임연구원은 “GM은 임원 보수 제한이 풀리게 돼 유능한 인력을 더 이상 경쟁업체에 빼앗기지 않아도 되고 유능한 인재까지 영입할 수 있을 것”이라며 경쟁력이 향상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동안 GM은 여러 차례 임원 보수 인상을 정부에 요구했지만 재무부는 ‘규정’에 따라 거부했다. 마크 로이스 GM 북미사장은 “거번먼트 모터스라는 비아냥을 더 이상 듣지 않아도 된다”며 “차가 앞으로 더 잘 팔릴 것”이라고 자신했다.
GM의 신속한 민영화는 12조원 이상의 공적자금이 투입돼 14년째 한국 정부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우리금융지주의 더딘 민영화 작업과는 대조적이다.
○메리 바라, 시장경쟁 주도할 듯
바라 CEO 내정자는 GM 역사상 첫 여성 CEO다. 바라의 아버지는 GM 폰티악 생산라인에서 엔지니어로 39년간 근속했다.
바라 CEO 내정자는 입사 후 줄곧 생산기술 부문에서 근무해 오다 회사가 위기에 처했던 2009년부터 글로벌 인재관리(HR) 부문을 맡았다. GM의 구조조정을 이끌면서 개발비용을 줄이는 등 회사의 변화를 주도했다. 지난해 부터는 수석 부사장으로 글로벌 신제품 개발과 품질관리 등을 책임졌다.
바라 내정자는 앞으로 정부 간섭 없이 전권을 쥐고 일본 및 미국 주요 업체들과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됐다.
댄 애커슨 CEO는 2015년 초 사임할 것으로 알려졌으나 최근 보상 계약이 변경되면서 장기 스톡옵션을 전혀 받지 못했다.
워싱턴=장진모 특파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