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 전성기' 꿈…日시계 반격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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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티즌, 배터리 없애고 GPS 탑재…세이코, 디자인 간결하게
스위스 브랜드에 밀려 주춤…고기능 제품 출시 봇물
스위스 브랜드에 밀려 주춤…고기능 제품 출시 봇물
“값비싼 스위스산 시계와 기능은 똑같은데 가격은 훨씬 합리적입니다. 한국 소비자들은 가치를 알아줄 것이라 믿습니다.”
최근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서 열린 일본 시계 ‘시티즌’ 신제품 출시 기념행사에서 나오토 호소가야 홍콩지사장은 이렇게 말했다. 그는 “‘일본답게’ 기술 혁신에 집중해 동급 브랜드와 차별화한 제품을 개발했다”며 “한국시장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 남성들의 손목을 잡기 위한 일본 시계 브랜드의 구애 작전이 뜨거워지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시티즌’ ‘세이코’ ‘카시오’ 등 일본 시계들은 새해부터 고급 기능을 탑재한 신상품을 한국에 대거 출시한다. 중저가 제품 판매에 주력했던 과거와 달리 고가제품으로 시장 확대에 나서는 것. 이들 제품은 스위스 시계가 좀처럼 활용하지 못하는 GPS, 블루투스 등 전자기기를 이용한 신기술을 과감히 도입한 게 특징이다.
일본 시계들은 고급화를 통해 고가의 기계식 시계와 저가 패션시계 사이의 틈새를 노리고 있다. 웬만한 제품은 1000만원을 넘는 명품 브랜드를 사기엔 부담스럽고, 학생들이 많이 차는 패션시계를 고르기도 곤란한 실속파 성인 남성들을 공략하는 것이다.
시티즌이 다음달부터 판매하는 ‘프로마스터 에코드라이브 새틀라이트 웨이브 에어’(350만~390만원대)는 인공위성 신호를 수신해 전 세계 어디서든 4초 안에 정확한 시간을 스스로 맞춘다. 항공기를 본뜬 매끈한 유선형 디자인이 돋보인다. 이 시계엔 시티즌의 대표적 특허 기술인 ‘에코드라이브’가 적용됐다. 태양이든 전등이든 모든 형태의 빛 에너지를 동력으로 바꾸는 기술로, 배터리가 아예 필요 없다. 박기영 시티즌 한국 브랜드매니저는 “올초 스위스 바젤 박람회에서 선보인 최신 모델이어서 출시 전부터 남성들의 문의가 많다”고 말했다.
올해로 손목시계 생산 100년째를 맞은 세이코도 고급 라인 ‘그랜드 세이코’의 한국 판매를 강화한다. 현재 서울 부티크 한 곳에서 판매 중이지만 내년부터 백화점 입점을 늘린다. 그랜드 세이코는 전자식 시계가 290만~490만원, 기계식 시계가 550만~850만원이고 일부 최고급 제품은 1000만원에 달한다. 일본 문화 특유의 ‘절제의 미학’을 강조해 시계 디자인이 전반적으로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점이 특징이다.
카시오 역시 독특한 기술을 활용한 프리미엄 라인 ‘오셔너스’(187만원)를 선보였다. TV나 라디오 시보에 활용되는 표준시간 전파를 잡아 시간을 자동으로 맞춘다. 이 때문에 시간 오차가 ‘10만년에 1초’에 불과하다는 설명이다.
일본 시계는 1980년대 정확하면서 저렴한 쿼츠(전자식) 시계로 돌풍을 일으키면서 스위스 시계회사들을 줄도산시킨 이른바 ‘쿼츠 쇼크’의 주인공이었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명품 중심으로 재편된 시계시장에서는 유럽 브랜드에 밀려 위상이 예전만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일본 시계만의 독특한 기술을 내세운 최근의 고급화 시도는 스위스 시계에 대한 일종의 ‘설욕전’인 셈이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
최근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서 열린 일본 시계 ‘시티즌’ 신제품 출시 기념행사에서 나오토 호소가야 홍콩지사장은 이렇게 말했다. 그는 “‘일본답게’ 기술 혁신에 집중해 동급 브랜드와 차별화한 제품을 개발했다”며 “한국시장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 남성들의 손목을 잡기 위한 일본 시계 브랜드의 구애 작전이 뜨거워지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시티즌’ ‘세이코’ ‘카시오’ 등 일본 시계들은 새해부터 고급 기능을 탑재한 신상품을 한국에 대거 출시한다. 중저가 제품 판매에 주력했던 과거와 달리 고가제품으로 시장 확대에 나서는 것. 이들 제품은 스위스 시계가 좀처럼 활용하지 못하는 GPS, 블루투스 등 전자기기를 이용한 신기술을 과감히 도입한 게 특징이다.
일본 시계들은 고급화를 통해 고가의 기계식 시계와 저가 패션시계 사이의 틈새를 노리고 있다. 웬만한 제품은 1000만원을 넘는 명품 브랜드를 사기엔 부담스럽고, 학생들이 많이 차는 패션시계를 고르기도 곤란한 실속파 성인 남성들을 공략하는 것이다.
시티즌이 다음달부터 판매하는 ‘프로마스터 에코드라이브 새틀라이트 웨이브 에어’(350만~390만원대)는 인공위성 신호를 수신해 전 세계 어디서든 4초 안에 정확한 시간을 스스로 맞춘다. 항공기를 본뜬 매끈한 유선형 디자인이 돋보인다. 이 시계엔 시티즌의 대표적 특허 기술인 ‘에코드라이브’가 적용됐다. 태양이든 전등이든 모든 형태의 빛 에너지를 동력으로 바꾸는 기술로, 배터리가 아예 필요 없다. 박기영 시티즌 한국 브랜드매니저는 “올초 스위스 바젤 박람회에서 선보인 최신 모델이어서 출시 전부터 남성들의 문의가 많다”고 말했다.
올해로 손목시계 생산 100년째를 맞은 세이코도 고급 라인 ‘그랜드 세이코’의 한국 판매를 강화한다. 현재 서울 부티크 한 곳에서 판매 중이지만 내년부터 백화점 입점을 늘린다. 그랜드 세이코는 전자식 시계가 290만~490만원, 기계식 시계가 550만~850만원이고 일부 최고급 제품은 1000만원에 달한다. 일본 문화 특유의 ‘절제의 미학’을 강조해 시계 디자인이 전반적으로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점이 특징이다.
카시오 역시 독특한 기술을 활용한 프리미엄 라인 ‘오셔너스’(187만원)를 선보였다. TV나 라디오 시보에 활용되는 표준시간 전파를 잡아 시간을 자동으로 맞춘다. 이 때문에 시간 오차가 ‘10만년에 1초’에 불과하다는 설명이다.
일본 시계는 1980년대 정확하면서 저렴한 쿼츠(전자식) 시계로 돌풍을 일으키면서 스위스 시계회사들을 줄도산시킨 이른바 ‘쿼츠 쇼크’의 주인공이었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명품 중심으로 재편된 시계시장에서는 유럽 브랜드에 밀려 위상이 예전만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일본 시계만의 독특한 기술을 내세운 최근의 고급화 시도는 스위스 시계에 대한 일종의 ‘설욕전’인 셈이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