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 미래 포럼] 30억 심야통화 분석한 서울시…최적의 심야버스 노선 찾아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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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 고객을 집단 아닌 개인 맞춤형 분석
공공서비스·과학 연구도 빅데이터 활용 활발
공공서비스·과학 연구도 빅데이터 활용 활발
#1. 서울시가 지난 9월 선보인 심야버스는 빅데이터 덕분에 최적의 노선을 쉽게 산출할 수 있었다. 서울시는 우선 30억개에 이르는 휴대폰 통화량을 분석해 심야시간(0~5시)에 사람들이 어디에 많이 있는지 파악했다. 여기에 스마트카드를 통한 택시 승하차 정보 1주일분, 기존 버스노선의 시간·요일별 이용량 패턴을 분석해 가장 많은 사람들에게 혜택이 가도록 심야버스 노선을 정했다. 설문조사 결과 서비스 만족도는 90.5%에 달했다.
#2. 현대카드는 지난해 3월 GS25편의점을 통해 아이스컵 음료 15종을 출시했다. 얼음이 든 컵에 커피, 에이드, 식혜 등의 음료를 따라 시원하게 마시는 제품이다. 여기에도 빅데이터가 쓰였다. 현대카드는 900만 가입자의 카드결제 정보를 분석했다. 이를 통해 직장인들이 회사 주변에서 점심 무렵 1000~2000원 내외의 시원한 커피를 많이 사먹는다는 것을 파악했다. 제품을 내놓고 스마트폰을 통해 점심시간에 집중적으로 마케팅을 펼치면서 아이스컵 매출은 전년보다 100% 이상 늘었다. 빅데이터가 정부 정책, 기업 마케팅, 과학 연구 등 사회 전 부문에 걸쳐 필수적인 의사결정 도구가 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과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이 10일 한경 다산홀에서 공동 개최하고 미래창조과학부가 후원한 ‘빅데이터 미래 포럼 2013’에서 박영서 KISTI 원장은 “세계 각국 정부와 주요 민간 기업들에 빅데이터가 새로운 경제적 가치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며 “빅데이터 활용이 국가와 기업의 핵심 경쟁력이자 미래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평균의 종말’ 시대의 기업마케팅
이날 포럼에서 기조 발제를 맡은 백기훈 미래창조과학부 성과평가국장은 "빅데이터 활용은 창조경제의 씨앗이 될 것"이라며 "정부는 인프라 공동활용문화조성과 법제도 정비, 분야별 정보 연계, 사이언스 데이터 맵 구축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주제발표를 맡은 한재선 KT넥스알 최고기술책임자(CTO) 겸 KAIST 정보미디어경영대학원 겸직교수는 “그동안 손을 대지 못했던 비(非)정형 데이터도 빅데이터로 분석할 수 있게 되면서 기업의 마케팅과 제품생산 활동에 새로운 차원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름, 나이, 성별, 주소, 소득 등이 정형화된 데이터라면 비정형 데이터는 어떤 형식을 갖추지 않은 모든 데이터를 말한다. 예컨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나 블로그에 쓴 글이나 인터넷 검색어 등을 말한다. 2015년에는 기업이 축적한 데이터 중 비정형 데이터 비중이 77%에 이를 것으로 전망돼 앞으로 이를 분석해 의미 있는 결과를 뽑아내는 일이 중요해지고 있다.
기업들의 마케팅도 이에 맞춰 변화하고 있다. 이전에는 연령별, 성별, 소득별로 소비자 그룹을 나눴다. 이에 따라 그룹맞춤형 마케팅을 펼쳤다. 빅데이터 시대에는 그룹을 넘어 개인맞춤형 마케팅으로 발전하고 있다. 미국의 일부 대형마트에선 개인의 구매 패턴에 따라 각각 다른 쿠폰을 발행하고 할인 정보를 스마트폰으로 보내주고 있다. 구글과 페이스북은 이용자들이 검색한 단어나 ‘좋아요’를 누른 글을 바탕으로 광고를 노출시키고 있다.
때문에 빅데이터 시대에는 기업들이 ‘평균의 종말’이란 개념에 유념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버지니아 로메티 IBM 회장은 최근 출간된 ‘이코노미스트 2014 세계경제대전망’(한경BP)에서 “고객을 집단이나 고객층이 아닌 하나하나의 인간으로 분석해야 한다”며 “고객의 평균적 특성이 아닌 한 명의 개인이 가진 특징과 욕구를 찾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빅데이터로 정부·과학연구 혁신
임 성우 서울시 정보기획단 정보시스템 담당관은 ‘공공데이터 개방과 빅데이터 활용이 도시행정에 가져온 변화’를 주제로 발표했다. 그는 “빅데이터는 시민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창구”라며 “심야버스를 만들어야겠다는 정책 결정이 내려질 수 있었던 것도 한 해 60만건이 걸려오는 다산콜센터의 민원 전화를 빅데이터로 분석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산콜센터에 걸려오는 전화 중 상당수가 새벽에 택시를 잡기가 너무 어렵다는 내용이었다는 설명이다. 내년 상반기 빅데이터센터를 설립할 서울시는 앞으로 모든 시정에 빅데이터를 활용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과학계에서도 빅데이터가 필수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데이터 전송 속도와 저장 비용이 획기적으로 개선되면서 전 세계에서 쏟아지는 자료를 기반으로 연구를 진행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한선화 KISTI 첨단정보연구소장은 “부처 간 이기주의로 인해 정보의 공유가 가로막히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며 “미국의 6개 연방 부처가 참여하는 ‘빅데이터 R&D 이니셔티브’와 같은 협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 빅데이터
복잡하고 양이 방대해 기존의 기술로는 분석하기 어려웠던 데이터. 휴대폰 통화량, 카드결제, 기상정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메시지, 인터넷 검색내역, 도로 교통량 등이 모두 빅데이터에 해당된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후원 : 미래창조과학부 기초기술연구회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2. 현대카드는 지난해 3월 GS25편의점을 통해 아이스컵 음료 15종을 출시했다. 얼음이 든 컵에 커피, 에이드, 식혜 등의 음료를 따라 시원하게 마시는 제품이다. 여기에도 빅데이터가 쓰였다. 현대카드는 900만 가입자의 카드결제 정보를 분석했다. 이를 통해 직장인들이 회사 주변에서 점심 무렵 1000~2000원 내외의 시원한 커피를 많이 사먹는다는 것을 파악했다. 제품을 내놓고 스마트폰을 통해 점심시간에 집중적으로 마케팅을 펼치면서 아이스컵 매출은 전년보다 100% 이상 늘었다. 빅데이터가 정부 정책, 기업 마케팅, 과학 연구 등 사회 전 부문에 걸쳐 필수적인 의사결정 도구가 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과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이 10일 한경 다산홀에서 공동 개최하고 미래창조과학부가 후원한 ‘빅데이터 미래 포럼 2013’에서 박영서 KISTI 원장은 “세계 각국 정부와 주요 민간 기업들에 빅데이터가 새로운 경제적 가치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며 “빅데이터 활용이 국가와 기업의 핵심 경쟁력이자 미래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평균의 종말’ 시대의 기업마케팅
이날 포럼에서 기조 발제를 맡은 백기훈 미래창조과학부 성과평가국장은 "빅데이터 활용은 창조경제의 씨앗이 될 것"이라며 "정부는 인프라 공동활용문화조성과 법제도 정비, 분야별 정보 연계, 사이언스 데이터 맵 구축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주제발표를 맡은 한재선 KT넥스알 최고기술책임자(CTO) 겸 KAIST 정보미디어경영대학원 겸직교수는 “그동안 손을 대지 못했던 비(非)정형 데이터도 빅데이터로 분석할 수 있게 되면서 기업의 마케팅과 제품생산 활동에 새로운 차원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름, 나이, 성별, 주소, 소득 등이 정형화된 데이터라면 비정형 데이터는 어떤 형식을 갖추지 않은 모든 데이터를 말한다. 예컨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나 블로그에 쓴 글이나 인터넷 검색어 등을 말한다. 2015년에는 기업이 축적한 데이터 중 비정형 데이터 비중이 77%에 이를 것으로 전망돼 앞으로 이를 분석해 의미 있는 결과를 뽑아내는 일이 중요해지고 있다.
기업들의 마케팅도 이에 맞춰 변화하고 있다. 이전에는 연령별, 성별, 소득별로 소비자 그룹을 나눴다. 이에 따라 그룹맞춤형 마케팅을 펼쳤다. 빅데이터 시대에는 그룹을 넘어 개인맞춤형 마케팅으로 발전하고 있다. 미국의 일부 대형마트에선 개인의 구매 패턴에 따라 각각 다른 쿠폰을 발행하고 할인 정보를 스마트폰으로 보내주고 있다. 구글과 페이스북은 이용자들이 검색한 단어나 ‘좋아요’를 누른 글을 바탕으로 광고를 노출시키고 있다.
때문에 빅데이터 시대에는 기업들이 ‘평균의 종말’이란 개념에 유념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버지니아 로메티 IBM 회장은 최근 출간된 ‘이코노미스트 2014 세계경제대전망’(한경BP)에서 “고객을 집단이나 고객층이 아닌 하나하나의 인간으로 분석해야 한다”며 “고객의 평균적 특성이 아닌 한 명의 개인이 가진 특징과 욕구를 찾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빅데이터로 정부·과학연구 혁신
임 성우 서울시 정보기획단 정보시스템 담당관은 ‘공공데이터 개방과 빅데이터 활용이 도시행정에 가져온 변화’를 주제로 발표했다. 그는 “빅데이터는 시민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창구”라며 “심야버스를 만들어야겠다는 정책 결정이 내려질 수 있었던 것도 한 해 60만건이 걸려오는 다산콜센터의 민원 전화를 빅데이터로 분석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산콜센터에 걸려오는 전화 중 상당수가 새벽에 택시를 잡기가 너무 어렵다는 내용이었다는 설명이다. 내년 상반기 빅데이터센터를 설립할 서울시는 앞으로 모든 시정에 빅데이터를 활용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과학계에서도 빅데이터가 필수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데이터 전송 속도와 저장 비용이 획기적으로 개선되면서 전 세계에서 쏟아지는 자료를 기반으로 연구를 진행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한선화 KISTI 첨단정보연구소장은 “부처 간 이기주의로 인해 정보의 공유가 가로막히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며 “미국의 6개 연방 부처가 참여하는 ‘빅데이터 R&D 이니셔티브’와 같은 협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 빅데이터
복잡하고 양이 방대해 기존의 기술로는 분석하기 어려웠던 데이터. 휴대폰 통화량, 카드결제, 기상정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메시지, 인터넷 검색내역, 도로 교통량 등이 모두 빅데이터에 해당된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후원 : 미래창조과학부 기초기술연구회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