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시장에 ‘훈풍’이 불고 있다. 전년 동기 대비 지난달 취업자가 14개월 만에 가장 많이 늘었다. 특히 20대 취업자는 11년7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정부의 복지 지출이 급증하면서 보건업 및 사회복지 서비스업에서 취업자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복지 일자리'가 끌어올린 고용률, 지난달 취업자 58만명 늘어…보건·사회복지 분야 두드러져

○복지 부문이 증가세 이끌어

11일 통계청이 발표한 ‘11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는 전년 동월에 비해 58만8000명 늘었다. 취업자 증가폭이 50만명대를 돌파한 것은 올 들어 처음이다. 지난해 9월(68만5000명) 이후 1년2개월 만에 최대치다.

이에 따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인 15~64세 고용률은 65.3%로 전년 동월 대비 0.8%포인트 상승, 정부 목표치인 70%에 한걸음 더 다가섰다. 지난 7월까지 20만~30만명대에서 오락가락하던 취업자 증가폭은 8월 43만2000명, 9월 46만3000명, 10월 47만6000명으로 6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취업자 증가세는 보건업 및 사회복지 서비스업(전년 대비 15.6% 증가)과 공공행정·국방 및 사회보장 행정(7.7%), 숙박 및 음식점업(7.0%)이 이끌었다. 특히 보건업 및 사회복지 서비스업에선 취업자가 21만8000명이나 늘어 전체 취업 증가 규모의 40%에 육박했다.

정부가 복지 지출을 늘린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무상보육 정책으로 인해 유치원 교사가 늘고, 장기요양보험 확대로 노인 돌봄 서비스 관련 일자리가 생기는 식이다. 정부 주도의 일자리 정책이 본격화하면서 공공부문 임시직도 증가했다. 빈현준 통계청 서기관은 “경기 개선 흐름에 더해 복지 수요가 늘어난 것이 일자리를 증가시켰다”며 “국내 관광객이 늘어나고 프랜차이즈 등 음식점이 대형화한 것도 숙박 및 음식점업 부문 고용을 늘리는 데 일조했다”고 설명했다.

○20대 취업도 모처럼 훈풍

그동안 부진을 면치 못했던 20대 취업자도 5만4000명 증가해 2002년 4월(5만7000명) 이후 11년여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고용률도 57.3%로 전년보다 0.2%포인트 올랐다. 지난해 4월 이후 줄곧 감소한 20대 취업자는 올 2월(-15만9000명)과 3월(-12만3000명)에는 전년보다 10만명 이상 줄기도 했지만 9월 증가세로 돌아선 이후 조금씩 개선 추세를 보이고 있다.

공미숙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특히 신규 진입 연령인 20대 후반 취업자가 늘어나면서 청년 취업난이 조금씩 해소될 기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취업 준비나 가사, 육아 등의 이유로 경제활동을 하지 않은 비경제활동인구도 전년보다 10만8000명 줄었다. 비경제활동인구가 감소한 것은 지난해 9월 이후 14개월 만에 처음이다. 비경제활동인구 중에서도 청년층 중심의 ‘쉬었음’ 증가폭이 지난달 6만명에서 3만명대로 줄었고 ‘재학·수강’도 5만8000명 감소했다. 가사나 육아 때문에 취업시장에 나서지 않는다는 사람도 각각 10만명과 1만2000명 줄었다. 취업준비자도 4만8000명 줄었고 구직단념자도 4만명 감소했다.

그러나 청년층이 직접 고용 경기의 개선을 체감하기까지는 시일이 더 걸릴 예정이다. 20대 취업자가 주로 청년층의 선호도가 떨어지는 음식·숙박업이나 보건업 및 사회복지 서비스업에서 늘었기 때문이다. 청년층이 상대적으로 선호하는 전문·과학 및 기술 서비스업의 20대 취업자는 오히려 줄었다. 임금 수준이 가장 높은 업종인 금융 및 보험업 취업자도 증가세가 미미했다.

세종=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