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 온실가스 감축 자금·기술 지원하면 대기업에 배출권 추가 허용한다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 시행이 2015년으로 다가온 가운데 중소기업의 온실가스 감축을 도와주는 대기업들은 배출 허용량이 늘어날 전망이다.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 시행 이전에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인 기업에도 마찬가지 혜택이 주어진다.

기획재정부는 19일 이 같은 내용의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 기본계획’을 마련해 환경부 등 관련 부처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는 국가의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 목표에 따라 기업별로 배출 허용량을 정한 뒤 이를 넘어선 기업은 시장에서 탄소배출권을 사도록 하는 제도다.

현재 유럽연합(EU) 뉴질랜드 호주 등 30개국이 이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온실가스는 지구 온난화의 원인이 되는 기체를 의미하는 것으로 주로 이산화탄소()가 해당된다.

정부는 지난해 관련 법률과 시행령을 발표하면서 배출권거래제 적용 대상을 3년 평균 온실가스 배출량이 연간 12만5000t 이상인 업체나 2만5000t 이상인 사업장으로 정했다. 적용 대상 기업은 4만여개로 추산된다.

정부는 시행 초기 기업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각종 지원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기본계획 초안에 따르면 정부는 거래제를 적용받는 대기업이 거래제 미적용 대상인 중소기업에 자금, 기술 등을 지원해 해당 기업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일 경우 감축 실적 일부를 대기업의 배출권으로 인정해주기로 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이미 고도화된 온실가스 감축 기술을 갖고 있는 대기업은 추가로 온실가스를 줄이기 어렵기 때문에 다른 업체의 감축 노력을 도와줄 경우 혜택을 주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구체적인 기준과 배출권 혜택 규모는 내년 상반기 환경부에서 발표할 ‘배출권 할당계획’에 담긴다.

정부는 기업들의 조기 감축 실적도 인정해주기로 했다. 제도 도입 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자율적으로 줄인 기업에 대해서는 2015년부터 할당될 기업 전체 배출권의 3% 범위 내에서 추가로 배출 허용량을 줄 계획이다.

사업장의 에너지 효율을 높이기 위한 지원 방안도 마련했다. 연간 에너지 사용량이 1만TOE(석유환산톤·석유 1t을 연소할 때 발생하는 에너지) 미만인 중소기업에 에너지 사용 진단 비용을 90%까지 지원한다.

또 진단 결과 기존 에너지 사용량의 5% 이상 절감이 가능하도록 시설을 개선할 경우 관련 자금을 제공할 계획이다. 노후 보일러를 교체하고 고효율 발광다이오드(LED)를 사용하는 등 에너지 절약형 시설에 투자하면 소요자금의 80%까지 융자해준다.

세종=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