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 인터뷰] 김주형 본부장 "환율절상 수혜株·에너지 관련株에 주목"
롱쇼트펀드인 ‘트러스톤다이나믹코리아50’은 지난해 제자리걸음을 한 증시에서도 14% 수익을 올려 주목받았다. 오락가락하는 박스권 장세에서도 매달 안정적 수익을 낸 덕분에 한 해 동안 8465억원의 자금이 몰렸다. 올해도 증권사마다 유망 펀드로 추천하고 있다.

이 펀드를 운용하는 김주형 트러스톤자산운용 주식운용 AI본부장(사진)을 지난 2일 새해 첫 장을 마치고 만났다. 환율과 4분기 실적 우려로 이날 코스피지수는 2% 넘게 급락했다. 하지만 김 본부장은 여유를 잃지 않았다. 그는 “연말부터 환율을 걱정해 방어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축해놨다”며 “오늘 같은 날 롱쇼트 전략이 빛을 발한다”고 말했다.

○트러스톤다이나믹 수익률 13.98%


그가 운용하는 ‘트러스톤다이나믹코리아50’은 주식을 50% 이상 편입하는 주식혼합형펀드다. 포트폴리오에 주식을 70~80% 담고 있지만 실질적인 주식 노출도는 30% 수준이다. 30%는 절대 저평가 주식을 찾아 담는 인핸스드(enhanced) 전략을 구사한다. 나머지 40%는 롱쇼트 전략으로 운용한다.

지난해 ‘트러스톤다이나믹코리아50’의 수익률은 연 13.98%였다. 코스피지수가 0.72% 상승하는 데 그친 것에 비하면 월등히 좋은 성과다. 그는 “상반기에는 시장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극도로 낮아 저평가 주식을 선별해 담은 게 수익을 거뒀다”며 “하반기에는 경기 관련주의 롱쇼트 매매로 수익에 크게 기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올해 코스피 1900~2300 전망”

그는 올해 코스피지수가 1900~2300에서 움직일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선진국 주식들은 기업 이익이 크게 나지 않았지만 밸류에이션이 높아지면서 상승했다. 한국 주식은 그렇지 못했다. 김 본부장은 “올해 글로벌 경기가 좋아지는데 한국 기업들의 실적만 저조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올해 기업실적은 10% 가까이 개선될 것”이라며 “올해 한 번은 코스피지수가 2300을 터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 글로벌 경기가 회복되는 시기에 한국 수출주가 주도주로 부상했지만 이번에는 다를 수 있다는 게 김 본부장의 분석이다. 미국 내 자체 생산을 늘리고 있고, 유럽에서는 수출이 개선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도 ‘환율’이란 무기를 장착, 한국 기업을 더 위협할 전망이어서 국내 기업들의 수출이 과거처럼 호황을 누리기 힘들 것이란 이유에서다.

올해 증시에서 주목해볼 주요 변수는 △환율 △재벌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집권 2기를 맞은 정부 정책 등 세 가지를 꼽았다. 이와 관련한 실제 수혜주를 선별해 볼 필요가 있다는 게 김 본부장의 진단이다. 그는 “환율 절상에 따라 수출주들이 부진할 수 있지만 은행·음식료 등 내수주의 수혜를 기대한다”며 “지난해 말부터 대두되고 있는 재벌그룹의 지배구조 개편과 관련, 저평가된 재벌그룹주들이 제자리를 찾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글로벌 신재생에너지 기업들이 주목받고 있지만 국내 관련 기업은 밸류에이션도 비싸고, 실적도 받쳐주지 않아 소외됐다”며 “국내 기업 중에서는 해외자원개발 업체, 가스공사나 한국전력 등 에너지 관련 주식이 유망할 것”이란 진단이다.

○올해 목표 수익률은 ‘7%+α’
올해 목표 수익률은 ‘7%+알파(α)’다. 그는 “롱쇼트펀드는 시장이 2~3개월에 한 번씩 변곡점이 생길 때 롱쇼트 전략을 구사해 수익을 낸다”며 “어느 시점에 가입하든 상관없이 한 달에 1% 정도 수익을 내는 것을 목표로 운용한다”고 말했다.

그는 헤지펀드와 공모형 롱쇼트펀드는 다르다고 강조했다. 롱쇼트 전략을 구사하는 것은 같지만, 목표 수익률을 헤지펀드가 더 높게 잡아 변동성 위험이 더 크다. 헤지펀드는 그만큼 위험을 감내할 수 있는 투자자에게 적합하다면, 공모형 롱쇼트펀드는 안정적 수익을 우선순위로 하는 투자자에게 맞다고 설명했다.

글=안상미/사진=김병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