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대 국회에서 의원들의 법안 발의 건수는 크게 늘었지만 실제 본회의를 통과한 법안은 10건 중 1건꼴밖에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6대 국회 이래 가장 낮은 수치다.

6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19대 국회가 개원한 2012년 5월30일부터 지난 1일까지 국회에 제출된 법안은 8557건으로 18대 국회 같은 기간의 6946건에 비해 23.2% 증가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19대 국회 본회의에서 가결된 법안은 912건으로, 전체 제출법안의 10.65%에 그쳤다. 그나마 법안 가결률이 간신히 10%대에 턱걸이할 수 있었던 것은 국회가 지난해 12월31일부터 지난 1일까지 98개 법안을 무더기로 통과시켰기 때문이다.

이 같은 법률안 가결률은 18대 국회 때 같은 기간 13.15%보다 낮은 것은 물론이고 17대 국회 같은 기간(25.06%), 16대 국회 같은 기간(40.45%)보다 현저히 떨어진다.

국회 관계자는 “의원들이 주도적으로 입법 활동을 하기 시작하고 입법조사처 등 입법지원기구가 확대되면서 법률안 제출 건수가 크게 늘어나 상대적으로 가결 건수 비율이 낮아진 것으로 집계됐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19대 국회 들어 법안 처리 실적이 가장 낮은 데 대해 여야가 대통령 선거와 각종 정치현안을 놓고 대치하는 바람에 국회가 법률안을 심사할 절대적 시간이 부족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여야는 지난해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논란과 국정원 등 국가기관의 대선개입 의혹 등을 둘러싸고 정쟁을 일삼느라 국회 일정에 차질이 빚어지기 일쑤였다. 일부에서는 의원들이 법안의 질보다 양에 초점을 맞추느라 함량 미달 법안이 무더기로 발의돼 가결률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는 시각도 있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