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판으로 그린 수묵화 향기, 千里를 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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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환 씨 학고재갤러리서 개인전
송나라 시인 소동파는 “대상을 있는 그대로 그리는 것은 어린아이나 하는 짓”이라고 했다. 어수룩할지언정 꾸미지 않고 자연스럽게 내면의 진면목을 드러내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아름다움이라는 말이다.
조환 성균관대 교수가 8일부터 다음달 9일까지 서울 소격동 학고재갤러리에서 열리는 개인전에 내놓은 ‘철 그림’들은 꾸밈을 절제함으로써 역설적으로 더 많은 느낌을 자아내는 작품이다.
1986년 대한민국 미술대전 대상을 받으며 화려하게 화단에 데뷔한 조 교수는 치열한 실험정신으로 한국화의 현대적 변용을 모색해온 작가다. 한창 성가를 날리던 1992년 조각을 공부하러 미국(뉴욕 아트 스튜던트 리그)에 건너간 것도 고정된 형식과 재료에 얽매이지 않고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들기 위해서였다.
이번 개인전에는 그가 6년 전부터 시작한 철판 작업 20여점과 서예 작품 2점을 선보인다. 전시장의 하얀 벽면을 메운 매화, 난초, 국화, 대나무 등 사군자와 노송은 에어 플라즈마를 사용해 잘라내고 용접한 것들로 단순미와 절제미가 두드러진다. 철판 표면에는 부식을 막기 위해 표면에 투명 우레탄을 입혔고 벽과는 2~3㎝ 정도 틈을 둔 채 부착했다. 그 결과 실내조명에 비친 작품들이 하얀 벽 위에 은은한 그림자를 연출해 예상치 못한 결과를 만들어냈다. 평면, 입체, 설치가 결합된 또 다른 의미의 수묵화다.
작가는 “단단한 철은 표현에 한계가 있지만 역설적으로 그 점이 관객에게 다양한 해석의 가능성을 부여한다”며 “그런 의미에서 내 작품은 완성이 아닌 생성”이라고 말했다. (02)720-1524~6
정석범 문화전문기자 sukbumj@hankyung.com
조환 성균관대 교수가 8일부터 다음달 9일까지 서울 소격동 학고재갤러리에서 열리는 개인전에 내놓은 ‘철 그림’들은 꾸밈을 절제함으로써 역설적으로 더 많은 느낌을 자아내는 작품이다.
1986년 대한민국 미술대전 대상을 받으며 화려하게 화단에 데뷔한 조 교수는 치열한 실험정신으로 한국화의 현대적 변용을 모색해온 작가다. 한창 성가를 날리던 1992년 조각을 공부하러 미국(뉴욕 아트 스튜던트 리그)에 건너간 것도 고정된 형식과 재료에 얽매이지 않고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들기 위해서였다.
이번 개인전에는 그가 6년 전부터 시작한 철판 작업 20여점과 서예 작품 2점을 선보인다. 전시장의 하얀 벽면을 메운 매화, 난초, 국화, 대나무 등 사군자와 노송은 에어 플라즈마를 사용해 잘라내고 용접한 것들로 단순미와 절제미가 두드러진다. 철판 표면에는 부식을 막기 위해 표면에 투명 우레탄을 입혔고 벽과는 2~3㎝ 정도 틈을 둔 채 부착했다. 그 결과 실내조명에 비친 작품들이 하얀 벽 위에 은은한 그림자를 연출해 예상치 못한 결과를 만들어냈다. 평면, 입체, 설치가 결합된 또 다른 의미의 수묵화다.
작가는 “단단한 철은 표현에 한계가 있지만 역설적으로 그 점이 관객에게 다양한 해석의 가능성을 부여한다”며 “그런 의미에서 내 작품은 완성이 아닌 생성”이라고 말했다. (02)720-1524~6
정석범 문화전문기자 sukbum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