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쓰오일, 유화 기반 소재사업 뛰어든다
에쓰오일이 석유화학 기반의 소재사업에 뛰어든다. 8조원 규모의 투자를 통해 파라자일렌(PX) 등 석유화학제품군을 확대하고 연구소를 신설해 자동차와 가전용 소재 생산을 위한 연구개발(R&D)도 강화한다.

나세르 알 마하셔 에쓰오일 사장(사진)은 8일 임직원들에게 전한 신년 메시지에서 이 같은 중장기 경영전략을 밝혔다. 마하셔 사장은 “에쓰오일 역사상 최대 규모의 시설투자 프로젝트를 검토하고 있다”며 “신규 프로젝트는 정유·윤활·유화 사업을 아우르는 가장 수익성 있는 종합 에너지 회사를 달성하기 위한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자동차부터 가전제품, 정보기술(IT), 생명기술(BT) 등 고부가가치 분야에 적용할 수 있는 소재 제조업에 진출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기술서비스 및 개발센터를 건립하겠다”고 말했다. 에쓰오일은 울산 기술연구소 외에 서울 마곡 등 수도권에 소재개발을 전담하는 기술센터를 짓기로 하고 부지를 물색 중이다.

마하셔 사장은 지난해 5월 대통령 주재 무역통상진흥회의에서 8조원의 시설투자 계획을 밝혔다. 에쓰오일은 2016년까지 단계적으로 고도화시설과 PX를 비롯한 유화제품, 소재 생산설비를 증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하셔 사장은 이어 “석유화학 하류부문(다운스트림)은 파생 제품의 종류도 많고 성장 잠재력도 상대적으로 크기 때문에 회사가 안정적이고 지속가능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 데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에쓰오일이 유화와 소재 분야를 중장기 신성장 동력으로 삼은 것은 정유 부문의 수익성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어서다. 에쓰오일은 정유 부문에서 지난해 2, 3분기 연속 영업적자를 냈다. 작년 4분기에도 정유 사업은 1000억원대 영업손실을 낸 것으로 추정된다.

박해영/배석준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