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이 ‘창조성’이란 선택받은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초능력’과 같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창조성’이란 단어와 쉽게 짝지을 수 있는 것으로 조각이나 회화, 음악, 무용과 같은 예술 분야가 떠오를지도 모르겠다. 건축가, 디자이너와 같은 사람들은 변호사, 의사보다 창조적으로 사고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책마을] 창의적이고 싶다면 천둥벌거숭이처럼 행동하라
하지만 《유쾌한 크리에이티브》의 저자들은 이런 통념을 ‘창조성 신화’로 단정지으면서 “누구나 유치원에 다닐 땐 창조적이었다”고 강조한다. 형제인 동시에 세계적 디자인 기업 아이디오(IDEO)를 이끌고 있는 두 저자는 “창조성이란 상상력을 사용해 전혀 새로운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것”이라며 “창조성은 사람들이 ‘예술적’이라고 여기는 것보다 훨씬 더 광범위하고 보편적”이라고 설명한다.

어릴 때 창조적이었던 까닭은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몰랐기 때문이다. 그 시절엔 누구나 다 즐겁게 놀았고, 실험을 했고, 두려움이나 부끄러움 없이 이상한 짓들을 저질렀다. 점차 나이가 들면서 사회적 거부의 두려움을 알게 됐고 창조성도 숨어버렸다. 하지만 수십 년이 지난 뒤에라도 노력을 통해 창조적 능력을 되찾을 수 있다는 것이 저자들의 설명이다.

이들이 말하는 창조성의 원천은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다. 자신에게 세상을 변화시킬 능력이 있다는 사실을 믿는 것이 창조성의 출발점이다. ‘창조성 신화’의 대척점에는 ‘창조적 자신감’이 있다. 누구나 가질 수 있는 능력이다. 이는 근육과 같은 성질을 갖고 있는데 노력과 경험을 통해 강해지고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저자들은 아이디오와 스탠퍼드 디스쿨(하소플래트너 디자인연구소)에서의 경험과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저마다 가진 창조성을 발현해 일상에서 맞닥뜨리는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제시한다. 저개발국 미숙아를 위한 휴대용 인큐베이터 ‘임브레이스 인펀트 워머’, 아이폰용 뉴스 읽기 애플리케이션 ‘펄스 뉴스’ 등 다양한 사례를 소개하고 있다. ‘인간 중심적 디자인’과 ‘감정 이입적 접근법’ 등 인간의 행동 패턴을 관찰하는 방법론도 소개한다.

저자들은 “다양한 문제에 대한 창조적인 해결책을 도출하고 이를 실행할 수 있는 능력이 핵심 경쟁력으로 대두됐다”고 강조한다. 대다수 사람은 창조적이며 스스로 알고 있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능력을 갖고 있다. 이런 능력을 일깨울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읽기, 생각하기, 대화하기가 아니라 ‘행동’이란 것이 책의 결론이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