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한국기술교육대에서 졸업식을 한 포천중 학생들이 학사모를 날리고 있다. 한국기술교육대 제공
9일 한국기술교육대에서 졸업식을 한 포천중 학생들이 학사모를 날리고 있다. 한국기술교육대 제공
9일 오전 충남 천안의 한국기술교육대(한기대) 정문 옆 주차장. 포천중 학생들이 체감온도 영하 10도를 밑도는 칼바람도 아랑곳하지 않고 한기대 자동차 동아리인 ‘자연인’ ‘스타덤’ 소속 대학생들이 직접 만든 자동차를 구경하고 있었다. 포천중 학생들은 자동차가 곡예운전할 때마다 연신 박수를 치며 환호성을 질렀다.

포천중 3학년생과 교직원 등 350명이 버스 10대에 나눠 타고 160㎞ 거리의 한기대를 방문한 것은 지난 8일. 천안·아산 일대와 한기대에서 이틀간 진행된 이색 졸업여행과 졸업식을 하기 위해서다. 교직 30년 동안 진로·진학 상담을 해왔다는 임상범 포천중 교장은 “한기대 출신 제자들이 산업현장에서 장인이나 명장이 된 모습을 보면서 한기대에서 졸업식을 열고 싶었다”며 “이기권 한기대 총장이 흔쾌히 허락해 행사가 성사됐다”고 설명했다.

8일 한기대에 도착한 포천중 예비졸업생들은 저녁식사 후 한기대생들의 춤과 통기타 연주, 노래동아리 공연을 관람했다. 설순옥 한기대 전기전자통신공학부 교수로부터 진로 선택에 대한 특강도 들었다. 한기대는 저녁과 기숙사를 제공했다.

9일 오전 11시 졸업식에 앞서 학생들은 한기대가 마련한 로봇공연을 보고 첨단 실험실습 장비 등을 견학했다. 졸업생 정재민 군은 “이번 체험을 통해 고교에서 이과를 택해 이공계로 진학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졸업식은 한기대 대강당인 담헌관에서 열렸다. 학부형 조영욱 씨(50)는 “대학에서 진행된 국내 첫 중학교 졸업식이라고 들었는데 많이 확산됐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천안=임호범 기자 lh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