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스타⑫] "구직자가 甲입니다" '취업의 신', 구직시장 지각변동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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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효진 기자 ] "당신의 성공이 곧 우리의 성공입니다."
국내 채용사이트가 생긴지 약 15년 만에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잡캐스트'가 지각 변동을 예고하고 나섰다. 기업 광고에 의존하는 기존 채용사이트 방식에서 벗어나 실제 채용이 확정됐을 때에만 비용을 지불하게 한 것.
이강민(사진·30) 잡캐스트 대표는 '취업의 신' 애플리케이션을 출시하면서 기업이 채용을 하지 못해도 광고비를 똑같이 내는 기존의 불합리한 구조를 깨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기존 채용사이트는 구인 기업에게 구직자를 추천해주는 형식이지만, '취업의 신'은 구직자를 중심에 두면서 여러모로 변화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취업의 신'은 출시한 지 두 달만에 가입자가 1만5000명에 달하고, 실제 채용도 벌써 10건 이뤄졌다.
◆ "기업광고 중심에서 채용 중심으로"
"아이러니하게도 기존 채용사이트에서는 구직자가 중심이 아니에요. 구인을 원하는 기업들이 광고를 하는 형식이다보니, 광고비를 많이 낸 기업이 빈번히 노출되죠. 실제 채용이 몇 건 이뤄졌느냐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채용이 아니라 광고가 우선되는 본말(本末)이 뒤바뀐 현상 아닐까요"
이 대표는 기존 채용사이트의 문제점을 제기하며 지난해 11월 '취업의 신'을 야심차게 출시했다. '취업의 신'은 구직자가 이력서를 입력하면, 적합한 구인 광고가 등록될 경우 푸시 알람으로 알려준다.
기업은 실제 인력을 채용하기 전까지 어떠한 비용도 내지 않는다. 또 구직자는 실제 채용됐을 때 축하금을 받는다. 기업이 잡캐스트에 지불한 채용 사례비의 일정 비율을 떼내 제공한다.
기업은 하루에 최대 몇 십 만원 하는 광고비를 지불하지 않아도 되고, 구직자는 원하는 정보를 얻으면서도 축하금까지 받을 수 있어 반긴다.
"기존 취업사이트가 일 평균 페이지뷰가 가장 많다는 식의 홍보를 하는 것으로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예를 들면 50페이지뷰 이상 확인하는 방문자가 전체 25%에 달한다는 식이에요. 그런데 구직자들은 빠른 시간내에 직장을 구하는 게 목적이잖아요. '취업의 신'은 이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 "중복 공고는 가라"…매일 푸시로 받는 새로운 정보
이 대표가 '취업의 신'을 모바일 앱으로 출시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잡캐스트는 구직자가 제출한 이력서 내용에 따라 구인 공고가 등록되면 푸시를 보낸다. 매일 새로운 공고만 전해주기 때문에 중복 공고가 없는 것이 큰 강점이다.
"구직자들은 맞춤형 구인 공고를 푸시로 받아보기 때문에 일일이 정보를 찾을 필요가 없습니다. 기업 광고에 의존하다보면 매일 같은 공고만 올라올 수 있는데, 이러한 단점을 없앤 효과도 있죠. 때문에 이직을 원하는 사람도 중요한 잠재 수요자가 될 것으로 봅니다. 현재 직장을 다니면서도 얼마든지 더 좋은 직장에 대한 정보를 받아볼 수 있으니까요"
실제 기업들의 채용 기록이 남는 것도 차별화된 포인트다. 대부분 채용사이트는 기업 광고를 노출하는 식으로 운영하고 있어 실제 채용은 기업과 구직자 간에 이뤄진다. 하지만 '취업의 신'은 채용 축하금 등 장치를 통해 채용 사실을 잡캐스트에 알리도록 유도하고 있다.
"'취업의 신'에는 구직자들의 이력서가 남게 되고요. 앞으로 채용 사례가 많이 나오면 '빅데이터(big data)'가 만들어질 것으로 봅니다. 예로 한 구직자가 어떤 직장들을 거쳤는지 채용 트래킹도 가능하겠고요. '취업의 신'이 그리는 큰 그림 또한 흥미진진할 겁니다"
◆ 첫 눈에 반한 '취업의 신'…올 7~9월 손익분기점 달성 목표
이 대표가 이끌고 있는 '취업의 신'은 스타트업 투자 전문 회사인 패스트트랙아시아가 인큐베이팅한 회사다. 다만 사업 아이템 선정부터 이 대표의 입김이 누구보다 강했다.
"맨 처음 창업을 결심했을 때에는 미국에서 이동식 세차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체리'와 같은 사업을 권유 받았어요. 그런데 약 한 달 동안 시장을 조사해 본 결과, 변동비가 많이 들고 국내에서 사업을 확장하기에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다른 사업 아이템을 찾는 게 낫다고 생각했죠"
당시 조언을 아끼지 않던 박지웅 패스트트랙아시아 대표도 이 대표의 강단을 인정했다. 그리고 일본에서 성공한 채용서비스 '잡센스'를 모델로 '취업의 신'을 내세웠다.
이 대표가 스톤브릿지캐피탈에서 공연투자 업무를 하면서 익힌 기업분석, 회계, 벤처 생태계에서 살아남기 위한 노하우가 집약됐다.
"기존 한 번의 창업 실패로 사업 리스크를 지고 간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이제는 확실히 알게된 것 같아요. '취업의 신'은 처음부터 와닿았던 사업 아이템입니다. 채용 시장은 직업 카테고리가 600~700개에 달할 정도로 복잡합니다. 하지만 인력 채용을 전문으로 하는 아웃소싱 업체들이 '취업의 신'의 성공이 곧 자신들의 성공이라며 공감해주고 있어요. 약 15년 만에 구인, 구직 시장에 큰 변화가 일어나지 않을까요"
이 대표는 향후 공격적인 성장 계획을 세우고 있다. 그는 "아직 사업 초기 단계라 채용 사례가 많이 나오도록 역점을 둘 생각"이라며 "올 7~9월 안에는 손익분기점(BEP)에는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
국내 채용사이트가 생긴지 약 15년 만에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잡캐스트'가 지각 변동을 예고하고 나섰다. 기업 광고에 의존하는 기존 채용사이트 방식에서 벗어나 실제 채용이 확정됐을 때에만 비용을 지불하게 한 것.
이강민(사진·30) 잡캐스트 대표는 '취업의 신' 애플리케이션을 출시하면서 기업이 채용을 하지 못해도 광고비를 똑같이 내는 기존의 불합리한 구조를 깨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기존 채용사이트는 구인 기업에게 구직자를 추천해주는 형식이지만, '취업의 신'은 구직자를 중심에 두면서 여러모로 변화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취업의 신'은 출시한 지 두 달만에 가입자가 1만5000명에 달하고, 실제 채용도 벌써 10건 이뤄졌다.
◆ "기업광고 중심에서 채용 중심으로"
"아이러니하게도 기존 채용사이트에서는 구직자가 중심이 아니에요. 구인을 원하는 기업들이 광고를 하는 형식이다보니, 광고비를 많이 낸 기업이 빈번히 노출되죠. 실제 채용이 몇 건 이뤄졌느냐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채용이 아니라 광고가 우선되는 본말(本末)이 뒤바뀐 현상 아닐까요"
이 대표는 기존 채용사이트의 문제점을 제기하며 지난해 11월 '취업의 신'을 야심차게 출시했다. '취업의 신'은 구직자가 이력서를 입력하면, 적합한 구인 광고가 등록될 경우 푸시 알람으로 알려준다.
기업은 실제 인력을 채용하기 전까지 어떠한 비용도 내지 않는다. 또 구직자는 실제 채용됐을 때 축하금을 받는다. 기업이 잡캐스트에 지불한 채용 사례비의 일정 비율을 떼내 제공한다.
기업은 하루에 최대 몇 십 만원 하는 광고비를 지불하지 않아도 되고, 구직자는 원하는 정보를 얻으면서도 축하금까지 받을 수 있어 반긴다.
"기존 취업사이트가 일 평균 페이지뷰가 가장 많다는 식의 홍보를 하는 것으로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예를 들면 50페이지뷰 이상 확인하는 방문자가 전체 25%에 달한다는 식이에요. 그런데 구직자들은 빠른 시간내에 직장을 구하는 게 목적이잖아요. '취업의 신'은 이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 "중복 공고는 가라"…매일 푸시로 받는 새로운 정보
이 대표가 '취업의 신'을 모바일 앱으로 출시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잡캐스트는 구직자가 제출한 이력서 내용에 따라 구인 공고가 등록되면 푸시를 보낸다. 매일 새로운 공고만 전해주기 때문에 중복 공고가 없는 것이 큰 강점이다.
"구직자들은 맞춤형 구인 공고를 푸시로 받아보기 때문에 일일이 정보를 찾을 필요가 없습니다. 기업 광고에 의존하다보면 매일 같은 공고만 올라올 수 있는데, 이러한 단점을 없앤 효과도 있죠. 때문에 이직을 원하는 사람도 중요한 잠재 수요자가 될 것으로 봅니다. 현재 직장을 다니면서도 얼마든지 더 좋은 직장에 대한 정보를 받아볼 수 있으니까요"
실제 기업들의 채용 기록이 남는 것도 차별화된 포인트다. 대부분 채용사이트는 기업 광고를 노출하는 식으로 운영하고 있어 실제 채용은 기업과 구직자 간에 이뤄진다. 하지만 '취업의 신'은 채용 축하금 등 장치를 통해 채용 사실을 잡캐스트에 알리도록 유도하고 있다.
"'취업의 신'에는 구직자들의 이력서가 남게 되고요. 앞으로 채용 사례가 많이 나오면 '빅데이터(big data)'가 만들어질 것으로 봅니다. 예로 한 구직자가 어떤 직장들을 거쳤는지 채용 트래킹도 가능하겠고요. '취업의 신'이 그리는 큰 그림 또한 흥미진진할 겁니다"
◆ 첫 눈에 반한 '취업의 신'…올 7~9월 손익분기점 달성 목표
이 대표가 이끌고 있는 '취업의 신'은 스타트업 투자 전문 회사인 패스트트랙아시아가 인큐베이팅한 회사다. 다만 사업 아이템 선정부터 이 대표의 입김이 누구보다 강했다.
"맨 처음 창업을 결심했을 때에는 미국에서 이동식 세차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체리'와 같은 사업을 권유 받았어요. 그런데 약 한 달 동안 시장을 조사해 본 결과, 변동비가 많이 들고 국내에서 사업을 확장하기에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다른 사업 아이템을 찾는 게 낫다고 생각했죠"
당시 조언을 아끼지 않던 박지웅 패스트트랙아시아 대표도 이 대표의 강단을 인정했다. 그리고 일본에서 성공한 채용서비스 '잡센스'를 모델로 '취업의 신'을 내세웠다.
이 대표가 스톤브릿지캐피탈에서 공연투자 업무를 하면서 익힌 기업분석, 회계, 벤처 생태계에서 살아남기 위한 노하우가 집약됐다.
"기존 한 번의 창업 실패로 사업 리스크를 지고 간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이제는 확실히 알게된 것 같아요. '취업의 신'은 처음부터 와닿았던 사업 아이템입니다. 채용 시장은 직업 카테고리가 600~700개에 달할 정도로 복잡합니다. 하지만 인력 채용을 전문으로 하는 아웃소싱 업체들이 '취업의 신'의 성공이 곧 자신들의 성공이라며 공감해주고 있어요. 약 15년 만에 구인, 구직 시장에 큰 변화가 일어나지 않을까요"
이 대표는 향후 공격적인 성장 계획을 세우고 있다. 그는 "아직 사업 초기 단계라 채용 사례가 많이 나오도록 역점을 둘 생각"이라며 "올 7~9월 안에는 손익분기점(BEP)에는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