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에 회계학 열풍이 불고 있다. 회계를 알아야 기업을 파악할 수 있는 데다 취업에 도움이 된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상경계가 아닌 인문·이공계 대학생들도 회계학 공부에 열중하고 있다.

올 겨울학기에 개설된 회계학 관련 과목에도 비(非)상경계 학생의 수강이 잇따르고 있다. 연세대 관계자는 14일 “겨울학기 과목인 ‘회계원리’ 2개 강좌에 등록한 수강생 107명 가운데 3분의 1 정도가 비상경계”라며 “경영학 전공자 강의임에도 경영대가 아닌 학생들의 참여가 많은 편”이라고 말했다.

앞서 중앙대는 2010년부터 이공계와 예체능계 등을 포함해 전교생이 회계학 2학점을 필수로 듣도록 의무화했다. 대학법인 이사장인 박용성 두산중공업 회장이 “사회생활을 하는 데 유용하고 필요한 과목”이라고 강조한 때문이다.

경희대와 서울시립대 등은 경영학과와 별도로 회계학과를 두고 회계학 전공자를 배출하고 있다.

최종학 서울대 경영대 교수는 “‘회계의 원리’ 등 회계학 전공과목 수강생은 1년에 800명 정도 되는데 한 학년 경영대 학생이 130명임에 비춰 수강생 절반 정도는 비상경계 학생들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최관 성균관대 경영대 교수(한국회계학회 회장)는 “재무관리사나 IFRS(국제회계기준)관리사 등 자격증을 취득하면 취업에 유리할 것으로 인식되면서 경영학을 전공하지 않는 학생들도 회계학 강의를 많이 듣는다”고 소개했다.

올해부터 금융·제조업 직원들을 대상으로 실무 위주의 인터넷 강의인 ‘IFRS 회계 박사’를 개설한 리스크컨설팅코리아의 이정조 사장은 “파산 위기에 빠진 일본항공(JAL)을 1년 만에 흑자로 돌아서게 해 ‘살아 있는 경영의 신’으로 불리는 이나모리 가즈오 교세라그룹 명예회장도 ‘회계를 모르면 승진 자격도 없다’고 틈만 나면 강조했다”며 “직장인과 취업을 준비하는 대학생에게 회계는 필수로 배워야 할 학습분야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