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아마추어 골프계 '캡틴' 허광수 대한골프협회장 "아시안게임 골프 3연패 안방서 놓칠순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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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올림픽金 목표…지원 아끼지 않을 것
구력 50년·260야드 장타…'에이지 슈팅' 넘보는 실력
구력 50년·260야드 장타…'에이지 슈팅' 넘보는 실력
허광수 대한골프협회 회장(68)은 올해 어깨가 무겁다. 오는 9월 개막하는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남녀 골프종목 3연패를 달성해야 하는 데다 2016년 브라질 올림픽을 앞두고 메달 획득을 위한 준비에 박차를 가해야 하기 때문이다.
14일 서울 종로구 재동에 있는 (주)삼양인터내셔날 회장 집무실에서 허 회장을 만났다. 허 회장은 “인천 아시안게임 골프 종목에서 금메달을 획득하기 위해 모든 역량을 결집하고 있다”며 입을 뗐다.
“금메달 3연패에 도전하는 데다 홈코스에서 대회가 열리다보니 여간 부담스러운 게 아닙니다. 남자보다 오히려 여자 메달 획득이 만만치 않아요. 국내 여자 선수들의 실력이 세계 정상급이지만 아마추어에서는 일본, 태국 등 다크호스가 많아 안심할 수 없습니다.”
2016년 브라질 올림픽 금메달을 위한 노력도 이미 진행 중이라고 했다. 전력 강화를 위해 지난해 말 사상 처음으로 골프 국가대표 코치진을 공개 채용했다. 허 회장은 “그동안 국가대표 코치 선정에 객관성이나 일관성이 결여되다보니 잡음도 많고 선수와 코치 간의 신뢰도 무너지곤 했다”며 “국가대표 출신으로, 누가 봐도 자질을 갖춘 코치들을 영입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울러 “내년 상반기쯤 출전 선수 윤곽이 잡히면 브라질 대회 코스를 여러 번 경험할 수 있도록 경제적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며 “금메달을 따면 인센티브도 많이 줄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허 회장은 올해로 골프 구력 50년째다. 그는 대한골프협회, 한국프로골프협회 회장 등을 지낸 부친 허정구 회장(1911~1999)의 영향으로 초등학교 시절부터 골프를 접했고 고교 때 골프장에서 라운드를 시작했다.
젊은 시절 7언더파 65타를 수차례 기록했던 허 회장은 한국남자프로골프대회에서도 상위권에 오를 정도로 실력파였다. 영원한 아마추어로 남은 보비 존스(아마추어로 1930년 당시 4대 메이저대회를 우승한 선수)를 연상시킨다.
허 회장은 지난해 남서울CC 화이트티에서 이븐파 72타를 쳤다. 그는 “전반에 33타를 치고 난 뒤 내심 ‘에이지 슈팅’(자신의 나이 이하 스코어를 기록하는 것) 욕심이 났지만 백나인에서 39타를 쳤다”며 “실력이 많이 녹슬어 에이지 슈팅은 70대가 넘어야 가능할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골프에서 무엇이 가장 중요한가’라는 질문에 허 회장은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샷을 할 때마다 건방져서는 안 된다”고 답했다.
“아무리 컨디션이 좋은 날에도 샷을 할 때마다 실수가 나오지 않도록 마음을 가다듬어야 해요. 잘 맞는다 싶으면 자신도 모르게 막 치거든요. 퍼팅도 마찬가지고요. 드라이버, 아이언, 어프로치샷, 퍼팅 등 모든 샷을 할 때마다 새로운 기분으로 겸손하게 임해야 합니다.”
허 회장의 드라이버샷 거리는 아직도 250야드를 넘나든다. 그는 “예전에 드라이버샷이 270야드 정도 나갔지만 요즘은 250야드에서 260야드 정도 나간다”며 “거리를 늘리기 위해 남들이 보기에 과다할 정도로 ‘스트롱그립’(손등이 많이 보이도록 왼손을 돌려 잡음)을 해보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쇼트게임 실력을 늘려 이를 보완하려고 노력한다”고 설명했다.
아마추어 골퍼들이 실력을 높이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체력 훈련’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허 회장은 매일 팔굽혀펴기를 오전 50개, 저녁 50개씩 한다. 출근길에는 청와대 근처에서 시작해 경복궁을 돌아 회사까지 1시간 넘게 걸어간다. 1주일에 서너 번 30분씩 유연성을 기르기 위한 요가도 빼놓지 않는다.
그는 샷을 할 때 절대적으로 지키는 원칙이 있다. “드라이버샷이나 롱아이언을 칠 때 ‘인-투-아웃’ 스윙 이미지를 만듭니다. 다른 생각은 하지 않고 안에서 바깥으로 내치기 위해 오른팔이 몸에서 떨어지지 않도록 가장 신경씁니다.”
어프로치샷을 할 때는 다리가 스웨이되지 않도록 머리와 하체를 고정하는 데 신경쓰고 퍼팅할 때는 백스윙이 절대로 바깥쪽으로 나가지 않도록 주의한다.
개장한 지 43년된 경기 성남 남서울CC의 오너이기도 한 허 회장은 “정부의 골프에 대한 이미지 변신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골프가 돈 있는 사람만 치는 것이라고 보는 시대는 지났죠. 골프를 직접 플레이하는 사람이 400만명이고 가족까지 합치면 1000만명에 달합니다. 아직도 골프를 사치 운동으로 취급해 중과세하는 것은 바뀔 때가 됐습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함께 영국 왕립골프협회(R&A) 회원인 허 회장은 “2015년에 세인트앤드루스 올드코스에서 ‘디 오픈’이 열릴 때 골프장을 방문할 계획”이라며 “세계 골프계의 주요 인사들을 만날 때마다 ‘한국 여자 골프는 왜 그리 강하냐’는 질문을 받는 등 한국 골프의 높아진 위상을 실감한다”는 말로 인터뷰를 맺었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
14일 서울 종로구 재동에 있는 (주)삼양인터내셔날 회장 집무실에서 허 회장을 만났다. 허 회장은 “인천 아시안게임 골프 종목에서 금메달을 획득하기 위해 모든 역량을 결집하고 있다”며 입을 뗐다.
“금메달 3연패에 도전하는 데다 홈코스에서 대회가 열리다보니 여간 부담스러운 게 아닙니다. 남자보다 오히려 여자 메달 획득이 만만치 않아요. 국내 여자 선수들의 실력이 세계 정상급이지만 아마추어에서는 일본, 태국 등 다크호스가 많아 안심할 수 없습니다.”
2016년 브라질 올림픽 금메달을 위한 노력도 이미 진행 중이라고 했다. 전력 강화를 위해 지난해 말 사상 처음으로 골프 국가대표 코치진을 공개 채용했다. 허 회장은 “그동안 국가대표 코치 선정에 객관성이나 일관성이 결여되다보니 잡음도 많고 선수와 코치 간의 신뢰도 무너지곤 했다”며 “국가대표 출신으로, 누가 봐도 자질을 갖춘 코치들을 영입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울러 “내년 상반기쯤 출전 선수 윤곽이 잡히면 브라질 대회 코스를 여러 번 경험할 수 있도록 경제적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며 “금메달을 따면 인센티브도 많이 줄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허 회장은 올해로 골프 구력 50년째다. 그는 대한골프협회, 한국프로골프협회 회장 등을 지낸 부친 허정구 회장(1911~1999)의 영향으로 초등학교 시절부터 골프를 접했고 고교 때 골프장에서 라운드를 시작했다.
젊은 시절 7언더파 65타를 수차례 기록했던 허 회장은 한국남자프로골프대회에서도 상위권에 오를 정도로 실력파였다. 영원한 아마추어로 남은 보비 존스(아마추어로 1930년 당시 4대 메이저대회를 우승한 선수)를 연상시킨다.
허 회장은 지난해 남서울CC 화이트티에서 이븐파 72타를 쳤다. 그는 “전반에 33타를 치고 난 뒤 내심 ‘에이지 슈팅’(자신의 나이 이하 스코어를 기록하는 것) 욕심이 났지만 백나인에서 39타를 쳤다”며 “실력이 많이 녹슬어 에이지 슈팅은 70대가 넘어야 가능할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골프에서 무엇이 가장 중요한가’라는 질문에 허 회장은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샷을 할 때마다 건방져서는 안 된다”고 답했다.
“아무리 컨디션이 좋은 날에도 샷을 할 때마다 실수가 나오지 않도록 마음을 가다듬어야 해요. 잘 맞는다 싶으면 자신도 모르게 막 치거든요. 퍼팅도 마찬가지고요. 드라이버, 아이언, 어프로치샷, 퍼팅 등 모든 샷을 할 때마다 새로운 기분으로 겸손하게 임해야 합니다.”
허 회장의 드라이버샷 거리는 아직도 250야드를 넘나든다. 그는 “예전에 드라이버샷이 270야드 정도 나갔지만 요즘은 250야드에서 260야드 정도 나간다”며 “거리를 늘리기 위해 남들이 보기에 과다할 정도로 ‘스트롱그립’(손등이 많이 보이도록 왼손을 돌려 잡음)을 해보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쇼트게임 실력을 늘려 이를 보완하려고 노력한다”고 설명했다.
아마추어 골퍼들이 실력을 높이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체력 훈련’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허 회장은 매일 팔굽혀펴기를 오전 50개, 저녁 50개씩 한다. 출근길에는 청와대 근처에서 시작해 경복궁을 돌아 회사까지 1시간 넘게 걸어간다. 1주일에 서너 번 30분씩 유연성을 기르기 위한 요가도 빼놓지 않는다.
그는 샷을 할 때 절대적으로 지키는 원칙이 있다. “드라이버샷이나 롱아이언을 칠 때 ‘인-투-아웃’ 스윙 이미지를 만듭니다. 다른 생각은 하지 않고 안에서 바깥으로 내치기 위해 오른팔이 몸에서 떨어지지 않도록 가장 신경씁니다.”
어프로치샷을 할 때는 다리가 스웨이되지 않도록 머리와 하체를 고정하는 데 신경쓰고 퍼팅할 때는 백스윙이 절대로 바깥쪽으로 나가지 않도록 주의한다.
개장한 지 43년된 경기 성남 남서울CC의 오너이기도 한 허 회장은 “정부의 골프에 대한 이미지 변신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골프가 돈 있는 사람만 치는 것이라고 보는 시대는 지났죠. 골프를 직접 플레이하는 사람이 400만명이고 가족까지 합치면 1000만명에 달합니다. 아직도 골프를 사치 운동으로 취급해 중과세하는 것은 바뀔 때가 됐습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함께 영국 왕립골프협회(R&A) 회원인 허 회장은 “2015년에 세인트앤드루스 올드코스에서 ‘디 오픈’이 열릴 때 골프장을 방문할 계획”이라며 “세계 골프계의 주요 인사들을 만날 때마다 ‘한국 여자 골프는 왜 그리 강하냐’는 질문을 받는 등 한국 골프의 높아진 위상을 실감한다”는 말로 인터뷰를 맺었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