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총생산 기준 세계 15위(2012년 기준)인 한국의 시간당 노동생산성은 국가 부도 위기를 겪은 그리스보다 낮은 세계 30위에 불과했다. 근로자 1인당 노동생산성 증가율은 3년 연속 세계 평균에도 미치지 못했다.

그리스만도 못한 한국 노동생산성
미국 민간 시장조사기관 콘퍼런스보드가 14일(현지시간) 발표한 세계 생산성 조사 자료(대상국 126개)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시간당 노동생산성은 32.3달러로 미국(67.3달러)의 48%에 그쳤다. 독일(57.4달러) 영국(51.4달러) 일본(43.8달러) 등 선진국은 물론 제조업 경쟁국인 대만(40달러)에도 밀렸다.

한국의 일하는 인구 1인당 노동생산성 증가율은 2011년 1.9%에서 2012년 0.2%로 크게 낮아졌다가 지난해 1.7%로 올랐지만 3년 모두 세계 평균 증가율(2.6%, 1.8%, 1.7%)에 못 미쳤다. 1인당 노동생산성은 미국의 57.8% 수준이었다.

노동과 자본 등 경제 투입 요소를 모두 고려한 총요소생산성 증가율은 2007~2011년에는 매년 평균 2.7%씩 나아졌고 2011년엔 3.8%를 기록했으나 2012년 0.2%로 증가폭이 크게 줄어든 데 이어 지난해에도 0.4%에 그쳤다.

총요소생산성 증가율의 둔화는 세계적 추세다. 세계 평균은 2011년 1.1%에서 이듬해 0.2%로 떨어진 뒤 지난해에는 -0.1%를 기록했다.

압둘 에룸반 콘퍼런스보드 선임이코노미스트는 “경기 침체로 수요가 감소한 탓도 있지만 전반적으로는 각종 규제로 자원이 효율적으로 배분되지 못하고 기술혁신이 이뤄지지 않은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국내경제팀장 은 “한국의 제조업 노동생산성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5개 회원국 중 12위로 괜찮지만 서비스업 생산성은 최하위”라며 “의료 법률 금융 등 고부가가치 서비스산업을 집중 육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윤선/서정환 기자 inkling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