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진 미래'를 위하여…정유사 R&D 경쟁
'기름진 미래'를 위하여…정유사 R&D 경쟁
정유사들이 연초부터 연구개발(R&D) 경쟁을 치열하게 벌이고 있다. 정유업계는 원유정제 사업이 수익성 하락으로 부진에 빠지자 석유를 기반으로 한 소재부문을 미래 먹거리 사업으로 키우기 위해 R&D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15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GS칼텍스는 자체 개발한 활성탄소섬유 기술을 상업화하기 위해 전북 전주시와 시험생산 부지 선정 작업에 들어갔다. 이 회사는 지난해 4월 원유 정제 과정에서 나오는 찌꺼기인 피치를 원료로 활성탄소섬유를 만드는 공정을 개발했다.

GS칼텍스 관계자는 “대전에 있는 중앙기술연구소가 개발한 공정을 바탕으로 올해 연산 60t 규모의 시험설비를 전주에 지을 계획”이라며 “내년에는 상업생산도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회사 측은 활성탄소섬유가 흡착력이 우수해 공기청정기와 정수기 등 각종 정화용품에 사용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GS칼텍스는 또 친환경 연료인 바이오부탄올 생산을 위해 올해 전남에 시험공장을 짓기로 하고 최근 부지 두 곳을 후보로 선정했다. 폐목재, 볏짚, 해조류 등에서 추출한 포도당과 박테리아를 이용해 만드는 바이오부탄올은 휘발유용 차량도 엔진 개조없이 연료로 쓸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2016년부터 상업생산을 준비한다는 목표다.

SK이노베이션은 차세대 태양광전지인 CIGS 박막형 태양전지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이 회사는 7660만달러(약 813억원)를 들여 지분 40%를 인수한 미국 헬리오볼트를 통해 박막형 태양전지의 상업화를 추진하고 있다. 박막형 전지는 값이 싼 유리나 알루미늄 등을 이용하기 때문에 폴리실리콘을 원료로 한 기존 제품보다 단가가 30% 이상 저렴하고 두께도 얇아 차세대 태양전지로 주목받고 있다.

일본 코스모석유와 2012년부터 경유탈황 촉매를 공동 개발해온 현대오일뱅크는 상업화를 눈앞에 두고 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