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키+' 소비자끼리 제품 경험 입소문…브랜드 파워 커졌다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서울대 최고경영자과정 지상중계 (14)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성공방안 - 이경미 < 서울대 경영대학 교수 >
소비자 절반 이상 TV광고 불신
제품의 속성만 내세우면 안돼…동반자·조력자로 자리매김해야
애플 1976년 창업 때부터 '우린 창의적' 일관된 메시지
개성 강한 브랜드로 인식돼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성공방안 - 이경미 < 서울대 경영대학 교수 >
소비자 절반 이상 TV광고 불신
제품의 속성만 내세우면 안돼…동반자·조력자로 자리매김해야
애플 1976년 창업 때부터 '우린 창의적' 일관된 메시지
개성 강한 브랜드로 인식돼
“마케팅이라고 하면 기존에는 TV 광고를 많이 떠올렸습니다.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은 광고가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메시지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경영의 많은 분야가 바뀌고 있지만 요즘에는 특히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이 많이 바뀌고 있습니다. 저는 브랜드에 목소리를 주는 것이 새로운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이라고 정의합니다.”
서울대 경영대학 최고경영자과정(AMP) 가을학기 열네 번째 시간. ‘변화된 브랜드 역할: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성공방안’ 강의를 맡은 이경미 서울대 경영대학 교수(사진)는 “기업은 소비자에게 왜 새로운 방식으로 이야기해야 하는지, 어떻게 이야기해야 하는지 알아보겠다”며 강의를 시작했다.
○마케팅 방어형 소비자를 공략하는 길은
기존의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모델은 마케터(기업)가 소비자에게 일방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다. 마케터는 브랜드 메시지를 만들고, 그 메시지를 낮은 비용으로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것이 임무다. 소비자는 그 정보를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는 역할을 한다.
“기존 모델에서 기업이 소비자와 할 수 있는 소통은 ‘제품이 좋다’는, 잘 준비된 정보를 주는 겁니다. 그런데 어렸을 때부터 이런 정보에 지속적으로 노출된 소비자일수록 방어 태세가 생깁니다. ‘기업이 나에게 뭘 팔려고 하는구나’ 하면서 경계심이 들죠. 소비자는 TV드라마를 보기 위해 광고가 끼어드는 걸 참아주는 거지 광고 자체를 보려고 하는 건 아닙니다.”
SK마케팅앤컴퍼니는 소비자의 마케팅 저항 정도를 3단계로 나눴다. 정보를 단순하게 받아들이는 ‘오픈형’, 마케팅 자극에 큰 반응을 보이지 않는 ‘무관심형’, 마케팅에 숨어 있는 상업적 의도를 경계하는 ‘방어형’ 등이다.
“상품별로는 증권이나 빵집, 피자 등에 소비자가 오픈형이 되고 디지털카메라나 은행에는 무관심형이 대부분이라고 합니다. 신용카드, 이동통신, 휴대폰, 보험 등에 대해 소비자가 특히 방어형이 된다니까 마케터들의 고민도 더 커지고 있죠. 연령별로는 젊은 세대일수록 더 방어형이 많다고 합니다. 시장조사업체인 닐슨글로벌이 2011년 조사해보니 세계 소비자의 53%가 TV 광고를 전혀 신뢰하지 않는다는 결과도 나왔습니다.”
○소비자에게 ‘경험’을 제공하라
소비자들이 일방적인 마케팅에 방어적으로 변하는 대신 소셜미디어와 정보통신기술(ICT)의 발달에 힘입어 참여형으로 바뀌고 있다는 것이 이 교수의 분석이다. 그 예로 나이키의 ‘나이키+’ 제품군을 들었다.
“나이키+ 시계는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을 달아 착용자가 조깅한 구간을 분석해 줍니다. 전체 뛴 거리부터 구간별 평균 속도까지 기록이 되니 운동 성과 측정 기능만 해도 만보계와는 차원이 다릅니다. 게다가 이 기록을 페이스북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실시간으로 올릴 수 있도록 했습니다. 페이스북 친구들에게 ‘나 오늘 이렇게 운동했다’를 보여줄 수 있게 되는 겁니다. 소비자에게 제품을 사용하면서 새로운 경험을 하게 해 주고, 이 경험을 다른 잠재적인 소비자들과 공유하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제품의 브랜드를 만드는 데 참여하게 됩니다. 특히 소비자와 소비자가 대화를 하면서 제품 사용 경험이 더욱 확대됩니다.”
소비자가 참여형으로 바뀌면서 마케터의 역할은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에게 체험 기회를 제공하는 것으로 바뀌고 있다. 체험과 참여를 통해 기업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세지의 수용성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브랜드를 동반자·조력자로 설정하라
“브랜드와 소비자의 관계는 점점 사회적 관계와 비슷해지고 있습니다. 친구나 동반자, 조력자가 되는 겁니다. 마케터들이 소비자를 ‘우리 제품을 사는 사람’이 아니라 ‘마음을 얻고 싶은 사람’으로 대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짜고 있습니다. 이렇게 ‘관계’로 접근할 때 얻을 수 있는 결과가 브랜드에 대한 ‘애착’입니다. 제품을 가격과 품질로 비교하는 이성적인 관계가 아니라 감정적이고 정서적으로 대하게 되는 것이 모든 브랜드 관리자들이 바라는 결과죠. 소비자가 우리 브랜드를 사랑하기 때문에 경쟁사 제품을 사지 않는 단계입니다.”
이 교수는 강의실 화면에 작년 2월 출시된 국내 초고화질(풀HD) 스마트폰인 팬택의 ‘베가6’ 광고를 띄웠다. 광고는 ‘보기 위한 폰’, ‘국내 최초 풀HD’, ‘국내 최초 6인치 스마트폰’ 등의 카피를 담았다.
“베가6는 제품의 속성만을 강조했습니다. 고객에게 최초의 풀HD 스마트폰을 사야 하는 이유를 준 겁니다. 그런데 최초의 문제는 뭘까요. 영원하지 않다는 거죠. 몇주 뒤 LG전자가 풀HD 스마트폰을 내놨습니다. 언론과 블로거들이 두 스마트폰의 속성을 샅샅이 비교 분석해 내놓기 시작합니다. 우리 기업이 기술적인 우위를 갖고 있을 때는 최초 마케팅도 괜찮습니다. 그러나 경쟁자도 신제품을 내놓는다는 것이 속성 중심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의 문제입니다. 그러나 ‘관계’ 마케팅은 어떨까요. 친구 관계에서 내 친구가 좀 못한다고 바로 관계를 끊지는 않죠. 내가 좋아하는 브랜드가 한두 달 늦게 제품을 내놓아도 기다려 줄 수 있습니다.”
○일관된 메시지를 제시하라
그렇다면 어떻게 관계를 형성할 것인가. 이 교수는 (1)메시지는 일관돼야 한다 (2)브랜드에 인격(사람)을 부여하라 등 두 가지 전략을 제시했다.
“세계 최대 브랜드 컨설팅 회사 중 하나인 랜더어소시에이츠의 창업자 월터 랜더는 ‘제품은 공장에서 만들어지지만 브랜드는 소비자의 머리에서 창조된다’고 했습니다. 그 말처럼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의 궁극적인 목적은 소비자가 갖고 있는 브랜드에 대한 기억에 접근하는 겁니다. 핵심은 항상 일관된 메시지를 가져야 한다는 겁니다. 사람의 기억에 뭔가를 심는 게 어렵기 때문입니다. 한 사람이 하루 동안 노출되는 브랜드 또는 광고 관련 메시지가 5000개라고 합니다.”
일관된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법은 방법은 무엇일까. 이 교수는 제품이 소비자가 만나는 모든 접점에서 같은 이야기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많은 사람이 애플이라고 하면 창의적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애플 제품이 좋아서일까요? 물론 그렇기도 할 겁니다. 그런데 애플은 1976년 창업할 때부터 ‘애플은 창의적’이라는 메시지를 소비자들에게 일관되게 보내고 있습니다. 광고 모델도 앨프리드 히치콕이나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지미 헨드릭스 등 인류 역사상 가장 창의적인 사람들을 등장시켰습니다. 심지어 애플스토어의 서비스 창구에는 ‘지니어스 바’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서비스센터도 소비자와 만나는 접점이기 때문에 매체로 본 거예요.”
○브랜드를 의인화하라
그 다음은 브랜드에 어떤 메시지를 담을 것인가의 문제다. 단순하게 제품의 속성을 강조하는 시대는 지났기 때문에 개성을 부여하는 것이 마케터의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개성이라는 건 사람에게 쓰는 말이죠. 제품에 사람의 성격을 부여하는 게 바로 개성입니다. 여기서 오해하지 말아야 할 부분은 제품의 속성도 중요하다는 겁니다. 제품의 명확한 특징을 바탕으로 브랜드에 일관적인 개성을 만들 때 강한 브랜드가 됩니다. 앞으로 나오는 광고들을 자세히 보시면 그런 추세를 보실 수 있을 겁니다.”
브랜드를 사람처럼 제시할 때 장점은 제품이 소비자의 자아를 표현하는 수단으로 활용된다는 점, 그리고 제품을 쉽게 차별화할 수 있다는 점 등이다. 그리고 궁극적으로 소비자가 브랜드에 애착을 갖게 하는 효과가 있다고 이 교수는 설명했다.
“그렇다면 소비자의 실제 모습을 보여주는 ‘현실적 자아’와 소비자가 바라는 모습을 나타내는 ‘이상적 자아’ 가운데 제품이 어떤 자아를 표현하도록 하는 것이 효과적일까요. 많은 사람이 이상적 자아가 좋다고 믿어왔습니다. 최근 연구는 ‘상황에 따라 다르다’는 결론을 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소비자가 제품에 많이 관여할 수록 브랜드가 현실적 자아를 반영할 때 애착이 커진다는 의견이 유력합니다. 스마트폰은 아침에 스마트폰 알람으로 잠을 깨고 침대에서 스마트폰으로 뉴스를 보면서 잠이 들 정도로 관여도가 높죠. 이런 제품일수록 너무 이상적인 이미지를 보여주면 진정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겁니다.”
LG옵티머스G는 광고 카피로 ‘나는 당신입니다’를 선택했고, 삼성전자 갤럭시는 ‘라이프 컴패니언(삶의 조력자)’을 제시했다.
“이 제품들은 스마트폰에 현재 소비자의 자아를 반영하면서 동시에 이상적인 자아에 도달하는 조력자 내지는 동반자로도 제시했습니다. 이 브랜드가 나를 이끌어주는 것처럼 내가 원하는 삶을 가질 수 있다는 ‘성장성’을 메시지로 담은 것이죠. 앞으로도 마케터들은 브랜드에 차별화된 이미지를 담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할 겁니다. 여러분의 회사도 치열한 고민을 하시기 바랍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
서울대 경영대학 최고경영자과정(AMP) 가을학기 열네 번째 시간. ‘변화된 브랜드 역할: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성공방안’ 강의를 맡은 이경미 서울대 경영대학 교수(사진)는 “기업은 소비자에게 왜 새로운 방식으로 이야기해야 하는지, 어떻게 이야기해야 하는지 알아보겠다”며 강의를 시작했다.
○마케팅 방어형 소비자를 공략하는 길은
기존의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모델은 마케터(기업)가 소비자에게 일방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다. 마케터는 브랜드 메시지를 만들고, 그 메시지를 낮은 비용으로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것이 임무다. 소비자는 그 정보를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는 역할을 한다.
“기존 모델에서 기업이 소비자와 할 수 있는 소통은 ‘제품이 좋다’는, 잘 준비된 정보를 주는 겁니다. 그런데 어렸을 때부터 이런 정보에 지속적으로 노출된 소비자일수록 방어 태세가 생깁니다. ‘기업이 나에게 뭘 팔려고 하는구나’ 하면서 경계심이 들죠. 소비자는 TV드라마를 보기 위해 광고가 끼어드는 걸 참아주는 거지 광고 자체를 보려고 하는 건 아닙니다.”
SK마케팅앤컴퍼니는 소비자의 마케팅 저항 정도를 3단계로 나눴다. 정보를 단순하게 받아들이는 ‘오픈형’, 마케팅 자극에 큰 반응을 보이지 않는 ‘무관심형’, 마케팅에 숨어 있는 상업적 의도를 경계하는 ‘방어형’ 등이다.
“상품별로는 증권이나 빵집, 피자 등에 소비자가 오픈형이 되고 디지털카메라나 은행에는 무관심형이 대부분이라고 합니다. 신용카드, 이동통신, 휴대폰, 보험 등에 대해 소비자가 특히 방어형이 된다니까 마케터들의 고민도 더 커지고 있죠. 연령별로는 젊은 세대일수록 더 방어형이 많다고 합니다. 시장조사업체인 닐슨글로벌이 2011년 조사해보니 세계 소비자의 53%가 TV 광고를 전혀 신뢰하지 않는다는 결과도 나왔습니다.”
○소비자에게 ‘경험’을 제공하라
소비자들이 일방적인 마케팅에 방어적으로 변하는 대신 소셜미디어와 정보통신기술(ICT)의 발달에 힘입어 참여형으로 바뀌고 있다는 것이 이 교수의 분석이다. 그 예로 나이키의 ‘나이키+’ 제품군을 들었다.
“나이키+ 시계는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을 달아 착용자가 조깅한 구간을 분석해 줍니다. 전체 뛴 거리부터 구간별 평균 속도까지 기록이 되니 운동 성과 측정 기능만 해도 만보계와는 차원이 다릅니다. 게다가 이 기록을 페이스북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실시간으로 올릴 수 있도록 했습니다. 페이스북 친구들에게 ‘나 오늘 이렇게 운동했다’를 보여줄 수 있게 되는 겁니다. 소비자에게 제품을 사용하면서 새로운 경험을 하게 해 주고, 이 경험을 다른 잠재적인 소비자들과 공유하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제품의 브랜드를 만드는 데 참여하게 됩니다. 특히 소비자와 소비자가 대화를 하면서 제품 사용 경험이 더욱 확대됩니다.”
소비자가 참여형으로 바뀌면서 마케터의 역할은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에게 체험 기회를 제공하는 것으로 바뀌고 있다. 체험과 참여를 통해 기업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세지의 수용성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브랜드를 동반자·조력자로 설정하라
“브랜드와 소비자의 관계는 점점 사회적 관계와 비슷해지고 있습니다. 친구나 동반자, 조력자가 되는 겁니다. 마케터들이 소비자를 ‘우리 제품을 사는 사람’이 아니라 ‘마음을 얻고 싶은 사람’으로 대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짜고 있습니다. 이렇게 ‘관계’로 접근할 때 얻을 수 있는 결과가 브랜드에 대한 ‘애착’입니다. 제품을 가격과 품질로 비교하는 이성적인 관계가 아니라 감정적이고 정서적으로 대하게 되는 것이 모든 브랜드 관리자들이 바라는 결과죠. 소비자가 우리 브랜드를 사랑하기 때문에 경쟁사 제품을 사지 않는 단계입니다.”
이 교수는 강의실 화면에 작년 2월 출시된 국내 초고화질(풀HD) 스마트폰인 팬택의 ‘베가6’ 광고를 띄웠다. 광고는 ‘보기 위한 폰’, ‘국내 최초 풀HD’, ‘국내 최초 6인치 스마트폰’ 등의 카피를 담았다.
“베가6는 제품의 속성만을 강조했습니다. 고객에게 최초의 풀HD 스마트폰을 사야 하는 이유를 준 겁니다. 그런데 최초의 문제는 뭘까요. 영원하지 않다는 거죠. 몇주 뒤 LG전자가 풀HD 스마트폰을 내놨습니다. 언론과 블로거들이 두 스마트폰의 속성을 샅샅이 비교 분석해 내놓기 시작합니다. 우리 기업이 기술적인 우위를 갖고 있을 때는 최초 마케팅도 괜찮습니다. 그러나 경쟁자도 신제품을 내놓는다는 것이 속성 중심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의 문제입니다. 그러나 ‘관계’ 마케팅은 어떨까요. 친구 관계에서 내 친구가 좀 못한다고 바로 관계를 끊지는 않죠. 내가 좋아하는 브랜드가 한두 달 늦게 제품을 내놓아도 기다려 줄 수 있습니다.”
○일관된 메시지를 제시하라
그렇다면 어떻게 관계를 형성할 것인가. 이 교수는 (1)메시지는 일관돼야 한다 (2)브랜드에 인격(사람)을 부여하라 등 두 가지 전략을 제시했다.
“세계 최대 브랜드 컨설팅 회사 중 하나인 랜더어소시에이츠의 창업자 월터 랜더는 ‘제품은 공장에서 만들어지지만 브랜드는 소비자의 머리에서 창조된다’고 했습니다. 그 말처럼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의 궁극적인 목적은 소비자가 갖고 있는 브랜드에 대한 기억에 접근하는 겁니다. 핵심은 항상 일관된 메시지를 가져야 한다는 겁니다. 사람의 기억에 뭔가를 심는 게 어렵기 때문입니다. 한 사람이 하루 동안 노출되는 브랜드 또는 광고 관련 메시지가 5000개라고 합니다.”
일관된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법은 방법은 무엇일까. 이 교수는 제품이 소비자가 만나는 모든 접점에서 같은 이야기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많은 사람이 애플이라고 하면 창의적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애플 제품이 좋아서일까요? 물론 그렇기도 할 겁니다. 그런데 애플은 1976년 창업할 때부터 ‘애플은 창의적’이라는 메시지를 소비자들에게 일관되게 보내고 있습니다. 광고 모델도 앨프리드 히치콕이나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지미 헨드릭스 등 인류 역사상 가장 창의적인 사람들을 등장시켰습니다. 심지어 애플스토어의 서비스 창구에는 ‘지니어스 바’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서비스센터도 소비자와 만나는 접점이기 때문에 매체로 본 거예요.”
○브랜드를 의인화하라
그 다음은 브랜드에 어떤 메시지를 담을 것인가의 문제다. 단순하게 제품의 속성을 강조하는 시대는 지났기 때문에 개성을 부여하는 것이 마케터의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개성이라는 건 사람에게 쓰는 말이죠. 제품에 사람의 성격을 부여하는 게 바로 개성입니다. 여기서 오해하지 말아야 할 부분은 제품의 속성도 중요하다는 겁니다. 제품의 명확한 특징을 바탕으로 브랜드에 일관적인 개성을 만들 때 강한 브랜드가 됩니다. 앞으로 나오는 광고들을 자세히 보시면 그런 추세를 보실 수 있을 겁니다.”
브랜드를 사람처럼 제시할 때 장점은 제품이 소비자의 자아를 표현하는 수단으로 활용된다는 점, 그리고 제품을 쉽게 차별화할 수 있다는 점 등이다. 그리고 궁극적으로 소비자가 브랜드에 애착을 갖게 하는 효과가 있다고 이 교수는 설명했다.
“그렇다면 소비자의 실제 모습을 보여주는 ‘현실적 자아’와 소비자가 바라는 모습을 나타내는 ‘이상적 자아’ 가운데 제품이 어떤 자아를 표현하도록 하는 것이 효과적일까요. 많은 사람이 이상적 자아가 좋다고 믿어왔습니다. 최근 연구는 ‘상황에 따라 다르다’는 결론을 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소비자가 제품에 많이 관여할 수록 브랜드가 현실적 자아를 반영할 때 애착이 커진다는 의견이 유력합니다. 스마트폰은 아침에 스마트폰 알람으로 잠을 깨고 침대에서 스마트폰으로 뉴스를 보면서 잠이 들 정도로 관여도가 높죠. 이런 제품일수록 너무 이상적인 이미지를 보여주면 진정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겁니다.”
LG옵티머스G는 광고 카피로 ‘나는 당신입니다’를 선택했고, 삼성전자 갤럭시는 ‘라이프 컴패니언(삶의 조력자)’을 제시했다.
“이 제품들은 스마트폰에 현재 소비자의 자아를 반영하면서 동시에 이상적인 자아에 도달하는 조력자 내지는 동반자로도 제시했습니다. 이 브랜드가 나를 이끌어주는 것처럼 내가 원하는 삶을 가질 수 있다는 ‘성장성’을 메시지로 담은 것이죠. 앞으로도 마케터들은 브랜드에 차별화된 이미지를 담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할 겁니다. 여러분의 회사도 치열한 고민을 하시기 바랍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