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중국·일본 3국간 역내 제조업 구도에서 한국의 경쟁력이 약해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현대경제연구원은 26일 '한중일 분업구조, 한국의 몫이 줄어들고 있다'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최근 한중일의 대(對) 세계 수출 비중이 급증하는 가운데 산업별로는 3국간 수출 경쟁이 심화하고 있다.

2012년 기준으로 세계 상품 수출 중 한중일 수출 비중은 약 27%로 2000년 17.6%보다 10%포인트 가까이 상승했다.

3국간 산업별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철강의 경우 2000년 한중일의 대(對) 세계 수출 시장 점유율은 각각 5.2%, 3.1%, 11.2%였지만, 2012년에는 각각 6.3%, 9.2%, 9.8%로 경쟁이 심해졌다.

연구원은 국제투입산출표(WIOD)를 이용해 2000∼2011년 14개 제조업을 대상으로 수출에서 발생하는 부가가치를 비교, 3국간 협력·경쟁 관계를 분석했다.

그 결과 역내에서 중국의 경쟁력이 급속히 확대되는 가운데 한국은 대(對) 중국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상대적 이익은 줄어드는 추세로 나타났다.

한국은 2011년 일본과 중국으로부터 각각 6.8%, 11.5%의 부가가치를 조달, 역내 부가가치 의존도는 18.3%를 기록해 2000년 12.9%보다 역내 협력이 강화됐다.

같은 기간 일본의 역내 조달 부가가치 비중도 2.8%에서 8.8%로 급증했지만, 중국은 7.4%에서 5.6%로 오히려 감소했다.

역내 산업별 경쟁력은 한국이 가장 취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2011년 기준으로 섬유·직물, 석유·화학, 고무플라스틱, 비금속, 금속, 기계, 전기·광학기기, 수송기기 등 8개 핵심 제조업 분야 중 한국과 중국의 역내 부가가치 기여도가 가장 높은 산업은 각각 석유·화학(40.0%), 섬유·직물(73.9%)로 두 나라 모두 한 산업에 그쳤다.

나머지 6개 산업은 일본이 가장 높은 경쟁력을 보였다.

중국은 석유·화학, 금속, 기계, 전기·광학기기 등 4개 분야의 역내 부가가치 기여도가 지난 11년간 각각 10.5%포인트, 6.9%포인트, 7.2%포인트, 10.0%포인트 상승해 한국과 일본을 위협했다.

연구원은 "한국은 역내 제조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자구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3국간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등을 통해 역내 협력을 모색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경닷컴 산업경제팀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