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 타고 줄줄이 빌딩부자…이수만 1위·전지현 7위
연예인들의 부동산 투자가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회장이 연예인 중 ‘최고 빌딩부자’에 올랐다. 연예인들은 아파트 등 주거용 부동산보다는 안정적인 임대수익을 거둘 수 있는 빌딩 상가 등 ‘수익형 부동산’에 관심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선호하는 지역과 건물 규모는 서울 강남권 중소형 빌딩이 꼽혔다.

○매매호가 300억원 이상 빌딩 7명

2일 재벌닷컴에 따르면 국세청 기준시가 산정 방법에 따라 국내 유명 연예인 36명이 본인 명의로 소유한 42개 빌딩 기준시가를 평가한 결과 지난해 100억원(거래가 300억원) 이상 빌딩을 소유한 연예인은 이 회장 등 총 7명으로 집계됐다.

이 중 이 회장이 소유한 압구정동 소재 빌딩이 190억8000만원으로 1위에 올랐다. 국세청 기준시가는 건축비와 건물 위치, 건물 노후도 등을 고려해 산출하는 것으로 양도세 등 과세 기준으로 쓰인다. 실제 거래액은 국세청 기준시가보다 평균 3배가량 높다. 부동산업계는 이 회장이 소유한 압구정동 빌딩의 실거래가는 기준시가보다 3배가량 높은 540억~560억원대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서태지와 아이들’ 출신 서태지(본명 정현철)와 양현석 YG엔터테인먼트 대표도 보유 빌딩의 기준시가 순위 2·3위에 올랐다. 서태지는 논현동 소재 빌딩(102억1000만원), 묘동 소재 빌딩(58억3000만원) 등 총 160억4000만원가량의 빌딩을 갖고 있다. 양 대표는 합정동 소재 빌딩(34억8000만원)과 서교동 소재 빌딩(118억7000만원) 등 총 153억5000만원 규모 빌딩을 갖고 있다.

가수 비(정지훈)가 청담동 소재 빌딩(87억4000만원)과 강남구 신사동 소재 빌딩(34억1000만원)을 합쳐 121억5000만원으로 4위를 차지했다. 이어 권상우(114억4000만원), 송승헌(112억2000만원), 전지현(102억3000만원) 등이 100억원 이상 빌딩을 갖고 있다.

이 밖에 △차인표·신애라 부부(76억9000만원) △박중훈(65억원) △유인촌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56억1000만원) △이재룡·유호정 부부(55억7000만원) △최란(55억1000만원) △장근석(53억5000만원) 등도 빌딩 부자로 꼽힌다.

○빌딩 등 ‘임대수익형 부동산’ 선호

부동산업계에서는 최근 ‘한류바람’으로 연예계에 고소득자가 증가하면서 이들의 부동산 투자도 크게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연예인들의 부동산 투자는 아파트 빌라 등 주거용 건물보다는 월세 수익이 비교적 안정적인 빌딩 투자에 관심이 높다. 조사대상 연예인 36명이 소유한 42개 빌딩을 매입 시점별로 보면 2006~2010년 매입 빌딩이 32개로, 2000년 이전(14개)보다 2배 이상 많았다. 특히 연예인 소유 빌딩은 전체의 73.8%(31개)가 청담·신사동 등 강남에 있고, 대부분 임대를 하고 있다.

권강수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는 “연예인들은 대부분 수입이 일정치 않아 노후대책에 불안감을 느낀 나머지 상당수가 자영업에 뛰어들고 있지만 전문지식과 노하우가 없어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며 “최근에는 빌딩 오피스텔 등 수익형부동산 투자에 나서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연예인들의 빌딩투자도 모두 성공하기는 힘들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공실률이 늘어 월세 수입이 줄어들 수도 있고, 임대수익이 떨어지면 빌딩값도 하락하게 된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연예인들의 경우 지속적인 빌딩 관리가 힘들고, 자칫 세입자나 주변 건물과 분쟁이 생기면 이미지가 실추될 수도 있다는 점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현진 기자 ap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