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태격 대표 "통일은 주변국들에 위협 아닌 기회임을 알리고 싶어"
“박근혜 대통령이 연초 기자회견에서 ‘통일은 대박이다’라고 말한 뒤 외신들이 대박을 ‘잭팟’이라고 번역했더군요. 통일은 라스베이거스에서 하는 도박이 아닌데 말이죠. ‘보난자(Bonanza·크게 수지맞는 일)’라는 표현이 더 적합할 것 같아 광고를 제작하게 됐습니다. 박 대통령의 진의를 좀 더 정확한 표현으로 알리고 싶었죠.”

‘통일(統一)은 대박이다’라고 쓰인 광고를 제작, 뉴욕 타임스스퀘어에 설치해 화제를 모은 한태격 가교판촉물 대표(사진)는 5일(현지시간)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통일 독일이 프랑스나 영국에 해를 끼치지 않은 것처럼 한반도 통일도 주변국들에 위협이 아닌 기회가 될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실제 한 대표는 광고판에 ‘한국의 통일은 한반도와 이해관계가 있는 모든 나라에 크게 수지맞는 일이 될 것’이라고 적었다.

한 대표는 광고판, 스티커, 티셔츠 등 각종 판촉물을 제작, 판매하는 재미 사업가다. 고려대를 졸업한 뒤 한일은행에서 근무하다 1984년 미국으로 건너갔다. 도미 후 우연히 알게 된 미국인으로부터 판촉물 사업은 재고가 없어 위험하지 않다는 이야기를 듣고 사업에 뛰어들었다.

그는 그동안 여러 차례 한국 관련 광고를 제작해왔다. 2011년 7월에는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성공을 축하하는 광고를, 2012년 12월에는 박근혜 대통령의 당선을 축하하는 광고를 제작해 맨해튼 한인타운 인근에 설치했다. 독도를 홍보하거나 북한의 천안함 폭침을 규탄하는 스티커를 만들어 배포하기도 했다.

한 대표는 특히 “작년 초 싸이의 강남스타일 티셔츠 5000장을 만들었을 때 고객 반응이 뜨거웠다”고 말했다. 그는 “세일즈맨이 물건 파는 데만 집중하면 시간도 오래 걸리고 인상만 나빠진다”며 “강남스타일 티셔츠 같은 공통의 관심사로 인간적인 관계를 맺으면 비즈니스는 저절로 따라온다”고 말했다.

한 대표가 제작한 이번 광고는 타임스스퀘어에 있는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광고 바로 밑 공중전화 부스에 부착됐다. 한 달 동안 광고를 노출하기 위해 자비 5000달러를 들였다.

뉴욕=유창재 특파원 yoocool@hankyung.com